[47호]"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의 한계와 의의(07년 2월호)
공공부문 사업평가를 중심으로
박준형 ⎟ 공공노조 서울본부(준) 조직부장
1. 공공연맹 서울지역본부 미조직비정규직사업 개요
(1) 서울지역전략조직화 사업단
공공연맹의 미조직비정규직전략조직화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지역 공공부문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진행. 서울지역의 주요 전략조직화 대상으로 공공시설업종과 사회복지업종을 설정하고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였다.
공공연맹 차원의 “서울지역 공공부문 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단”을 구성하여 활동하기 위해서 “서울지역 공공부문 미조직비정규직노동자 전략조직화 관련노조 연석회의”를 4월 28일 1차회의와 함께 3차례 전체회의와 업종별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업종별로 독자적인 사업을 집행할 만한 자기계획과 역량이 부족하고, 서울전역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전체 서울지역 전략조직화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평가 속에서 이후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가 주관하는 “서울지역 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단”을 통해서 사업을 주로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단” 사업에 결합하고 정책선전팀, 교육팀, 중부지역전략조직화사업단 등의 사업단위를 구성하고 활동을 전개하였다.
o 서울지역 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단 내 유관사업
- 중부지역 전략조직화 사업단 : 공공시설관리업종을 중심으로 현장조사·조직화 사업 진행
- 전략조직화 사업단 교육팀 : 비정규직, 신규조직화 사업장 용 교안작성작업, 비정규직조직화를 위한 현장활동가 교육 (10월14일~ 4주간)
- 전략조직화 사업단 정책팀 : 지역운동과 비정규직 운동 의제 관련한 정책 워크샵, 전략조직화 사업 해설소책자, 조직화를 위한 현장선전물 등 제작
(2) 서울지역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팀
서울지역 공공부문 비정규 대책팀을 구성하였는데 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따른 서울지역 지자체(및 지방공기업) 관련 비정규직 공동 대응 사업을 위한 것으로서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공공연맹, 여성연맹,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비정규노동센터 등과 함께 구성하였다.
- 활동내역(개요)
- 10/9 ‘대책팀’ 제안 초동회의
- 10/26 서울지역 공공부문 비정규직 결의대회
- 11/9 서울시의 실질적 비정규직 대책 요구 기자회견
- 11/23~28 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화, 차별철폐를 위한 노동자·시민 릴레이 단식
- 11/27 민주노동당 이수정 시의원 시정 질의
- 11/29 서울시·산하기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공동투쟁 결의대회 (FTA 반대투쟁 관련으로 경찰 원천봉쇄, 무산)
※ [참고] 2007년 후속사업 (진행 중)
-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및 이수정 의원실)과 함께 “서울시·산하기관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음.
- 1차적으로 2월14일 “서울시의원과 함께 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설명회”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사업의 형태로 진행. (현장 조사사업을 겸한 비정규직노동자 접촉과 조직화로 연결하는 사업)
- 조직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각 지역(각 지구협) 사업단위를 조직하고 있음. (서울의 6개 지구협별로 1~2개 자치구를 선정. 민주노총 서울본부 지구협, 공공연맹 조직활동가,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 공무원노조 각 지부, 공공노조 상용직지부 각 지회가 결합하는 사업단위를 조직하고 공동사업으로 진행)
- 이 사업을 통해 2월14일 “설명회” 이후의 지속적인 조직화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지역적 연계망 형성
(3)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활동가 배치
민주노총의 비정규직기금 모금 이후 공공연맹에 배정된 6명의 조직활동가 중 3명이 서울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배치되었다. 3명의 현장실습 기간(1주차 5/15~20부터 8주차 7/3~7/8까지) 동안 사업장 방문, 조사사업,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책교육 등을 진행하였다. 3명에 대해서는 공공시설분야 1명, 사회복지분야 2명을 배치하여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이후 공공시설분야 2명, 사회복지분야 1명으로 역할을 조정하였다.
2. 2006년 사업 평가
서울지역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조직화는 민주노총 조직활동가 배치와 함께 본격적으로 인적, 재정적 역량을 투입하여 전략영역에 대한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에 따라 사업초반기에 관련노조를 중심으로 한 연맹 내 전략업종(공공시설, 사회복지로 설정)을 조직하고 있는 서울지역 소재 노조를 중심으로 하여 “서울지역공공부문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단” 구성을 위한 조직사업을 진행하였고, 이후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서울지역 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단” 사업(정책 및 교육사업) △미조직비정규직 신규조직상담 및 조직화 △비정규직 투쟁사업장 투쟁지원 △공공연맹 서울지역본부 건설 사업지원 등을 서울지역 공공부문 전략조직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조직활동가들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조직·투쟁 사업 결합을 통하여 활동력을 제고하였다. 또한 각 사업단위와 공동사업을 진행하면서 전략조직화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지 수개월이 지난 상황에서도 조직활동가 역할에 혼란이 여전히 존재하며, 각종 사업결합단위의 사업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이고, 공공부문의 전략조직화를 위한 사업이 특화되지 않는 가운데 서울지역 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에 결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맹 내 서울지역 전략조직화 연관노조와 공동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체계 구성에 실패하는 등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전략조직화 사업의 실행단위인 공공연맹 서울지역본부의 설치가 늦어지고, 출범 이후에도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많은 역량이 소요됨에 따라 서울지역의 공공부문 전략조직화 사업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애초 서울지역 공공부문 전략조직화 사업 계획에 추상적인 측면이 있었고, 서울지역 공공부문 전략조직화 사업을 중심에 서서 진행할 주체 형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계획된 사업에 대한 책임 있는 집행이 부족했다는 것 등이 원인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가장 중요하게는, 전국공공서비스노조(및 노조 내 서울지역 비정규직 단위) 전환 단위를 중심으로 서울지역 미조직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의 주체를 형성하고, 이 단위의 논의를 거쳐 전략조직화 사업이 힘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직활동가 활동 평가>
o 조직활동가 활동영역이 불분명하고 책임영역도 명확하지 않아 실제 사업을 책임 있게 집행할 수 없었고 각종 사업에 결합하는 데 있어서도 난점으로 작용함.
o 전반적으로 △조직활동가의 역할이 스스로 활동계획을 짜고 사업을 진행하는 데 이르지는 못하였으며 △조직활동가 활동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못하였음. 이에 따라 전략조직화 사업 전반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
o 조직활동가가 자기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산별전환시기와 맞물려서, 산별노조에 적합한 방식의 조직 활동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
3. 한계와 의의
(1) ‘조직확대’ 자체를 목적으로 한 전략조직화 사업은 기존 운동의 한계를 반복
민주노총과 각 산별연맹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주로 ‘조직확대’를 위한 사업으로 사고하고 있다. 이는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조직률의 위기로 파악하는 관점과 연관된다. 특히 민주노총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주로 영미계 노조(영국TUC, 미국SEIU, 호주ACTU 등)에서 비즈니스노조주의의 위기를 조직 확대로 돌파하려고한 시도를 모방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실천의 한계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
조직확대만을 목적으로 할 경우, 기존의 노조운동이 가진 한계를 새로 조직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조직 안에서도 반복할 우려가 있다. 이는 이미 많은 비정규직 노조가 정규직노조와 다를 바 없는 사업장별 조직과 투쟁, 현장주의·경제주의에 제한되는 것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조직화 대상의 선정에 있어서도 조직확대를 중심으로 할 경우, 급격한 조직확대가 가능한 부분만 선호하게 된다. 그러나 불안정노동의 양상, 노동시장의 변화, 전략적 의미 등에 따라서 조직화 대상이 선정되어야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직 확대가 어려운 사회서비스 부문(이른바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에 대해서는 전자의 관점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다.
새롭게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할 경우 투쟁, 조직운영은 불안정노동을 철폐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하고 이는 기존 노조운동의 관행을 반복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운동방식은 여전히 개발·모색되고 실험되는 중이지만, 이러한 시도를 해나가면서 새로운 전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불안정노동 철폐를 위한 운동과제와 결합하는 운동>
o 전략조직화사업은 대상 노동자의 조직화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유의미한 운동적 과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함. 예를 들어 비정규직 운동의 과제로 제기되는 원청사용자성 인정과 같은 과제, 혹은 정부의 사회서비스부문 비정규직 확대전략(‘사회적 일자리’)에 맞선 사회서비스부문 조직화와 투쟁 같은 것들이 결합되어야 함.
o 이를 위해서는 ‘전략조직화 사업’은 독립적인 별도의 조직확대 사업이라기보다는 전체 비정규직 운동의 과제, 이에 따른 전략 하에서 배치되어야함.
(2) ‘전략’이 부재한 ‘전략조직화’
조직화 사업은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영역을 선정하였으나, 각 부문에 대한 조직화 전략은 현장의 경험을 단순히 정리한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비정규센터)은 이를 연구과제로 채택하여 연구용역을 진행하였으나 의미있는 결론(조직화 전략)을 얻지 못하고 현재 상황에 대한 단순한 요약과 진단에 그치고 있다.(『비정규노동자 조직화 방안 연구―민주노총 총서010』,2006)
5대 전략부문에서 공히 그러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공공부문의 경우에도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적합한 조직화 사업의 경로와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혼란이 존재하고 있다. 조직화 사업의 ‘전략’은 대상 노동자들의 구체적인 노동과정, 정서를 분석하는 가운데 기존의 조직화 경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수립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모든 부문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이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화의 전략은 무엇인지, 또한 단순히 조직을 확대하는 것 이상의 불안정노동 철폐를 위한 투쟁에서 ‘전략조직화 사업’이 어떠한 전략적 지위를 차지하는 지 등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 현장 조직활동가 양성의 난점 + 현장노동 경험에 기반하지 않은 외부적 조직화의 난점
현재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직업적 조직활동가가 직접 현장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을 기본적인 상으로 하고 있으나, 이는 현장 활동가 조직화와 연동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힘을 갖기 어려운 상태이다.
실제로 외부로부터 진행되는 조직화는 “① 상담을 통한 현장 거점 마련 => ② 최초 상담자를 중심으로 한 해당 사업장 노동자 조직”이라는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초 조직화에 있어서 외부적인 조직화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 같은 노동경험을 가지는 노동자의 조직화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동시에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사업장 내 조직화 방식만이 의미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현장에서 양성된 활동가들이 사업장을 넘어선 조직활동에 투신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민주노총 조직활동가들의 활동을 평가해볼 때, 현장 활동가와 먼저 결합하지 않는 한 신규 조직활동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민주노총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주로 민주노총 비정규직 기금으로 채용한 조직활동가들의 사업―혹은 이들을 관리하는 사업까지―인 것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양성된 직업적 조직활동가도 필요하지만, 현장노동의 경험을 가지는 현장 조직활동가가 조직활동을 함께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직업적 조직활동가의 조직활동보다 오히려 핵심적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조직화’가 수동적인 조합원 조직화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기 조직을 확대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현장 조직활동가를 조직하는 것이 동시에 되어야 하며, 기존 정규직·비정규직 노조의 조합원들이 현장 조직활동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조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후자는 전략조직화 사업의 주체들 뿐 아니라 기존 노동조합의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4) 산별노조건설 사업과 결합
비정규직노동자 조직화 사업은 이후 산별노조 건설 사업과 밀접하게 결합해야 한다. 특히 산별노조의 지역본부/지부가 비정규직 조직화의 중심단위로 활동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공노조의 경우 많은 문제가 있으나 산별노조 건설 이후 내부의 조직재편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비정규직 조직을 중심으로 업종을 넘어선 지역조직이 각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지역본부의 사업도 비정규직 조직화, 투쟁 사업을 핵심에 놓는 방향으로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따라서 건설과정의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산별노조 건설 과정에서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뿐 아니라, 전략조직화가 새로운 조직적 틀 속에서 수행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5) 새로운 운동주체 형성의 가능성
전략조직화 사업을 통해서 우리는 기존의 노동조합운동의 관행을 넘어서는 새로운 주체를 형성하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새롭게 조직되는 노조의 조합원들을 의미할 뿐 아니라, 이 사업을 통해서 기존 노조(와 그 활동가들)의 활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운동주체를 형성하는 데 의미있는 실천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운동주체의 형성을 위한 과정은 단지 전략조직화 사업만이 아니라, 노동자운동을 혁신하기 위한 여러 방향의 실천(지역 노동자 사회운동의 창출과 같은), 노동자운동의 이념 혁신(신자유주의 반대와 체제 변혁, 페미니즘·대안세계화 사회운동의 일부로 노동자운동 등)과 반드시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이념적·실천적 혁신이 동반되지 않은 새로운 주체 형성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공허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노동자운동의 이념적·실천적·조직적 차원에서 새로운 주체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