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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에게 기회를

12월 1일 평화수감자의 날 특집






특집 12월 1일 평화수감자의 날


평화에게 기회를!



[편집자주]
올해 평화수감자의 날 초점은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에리트리아입니다. 아래 글들은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의 소식지인 부러진총 특별판의 관련 내용을 번역해 놓은 것으로, 요하네스 키다네의 글은 에리트리아 상황의 전반적인 배경에 관한 것이고 비스라트 하브테 미카엘, 사에드 이브라힘의 글은 병역거부자로서 고통의 기록입니다. 이어 올 61차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발표했던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의 구두진술과 국제앰네스티의 2편의 보고서가 실려 있습니다. 한국에도 현재 1,000명 이상의 병역거부자들이 차가운 감옥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올 연말에는 평화수감자들에게 조그만 엽서라도 한 통 써야겠습니다.
특집글 번역에는 가람, 나동, 날맹, 뎅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peace at withoutwar.org) 돕헤드 (피자매연대 활동가, zo at dopehead.net) 오리 (평화인권연대 활동가, duck52 at jinbo.net)가 수고해주셨습니다.



에리트리아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요하네스 키다네(Yohnnes Kidane)*




배경


아프리카 지도의 뿔 부분에 위치한 에리트리아는 이웃나라 에티오피아의 통치에 대항하여 30년간의 혈흔으로 얼룩진 고통스러운 무장투쟁이라는 값비싼 희생을 치루고 1991년 5월 24일 사실상의 독립을 이루어냈다. 이후 UN의 감독 하에 이루어진 국민투표에서 독보적인 동의표를 얻어 1993년 5월 24일 정식으로 독립을 선언했다.


에리트리아의 주된 두 민족계열은 티그리냐족(Tigrigna, 50%)과 티그레족(Tigre, 40%)이다. 아파르(Afar)족이 4%, 그리고 쿠나마(Kunama)족, 나라(Nara)족, 비엘렌(Bielen)족, 라샤이다(Rashaida)족, 히다브(Hidarb)족, 사호(Saho)족이 섞여 나머지 6%를 구성하고 있다. 종교는 콥트와 가톨릭 및 다른 개신교 종파들을 포함한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지배적이다. 사용하는 공식 언어는 티그리냐어와 영어, 그리고 아라비아어지만 다양한 민족언어들이 존속하고 있다.


에리트리아는 1890년 이탈리아에 의해 식민지가 되고 현재의 이름이 붙여졌다. 세계 2차 대전에서 이탈리아가 패전한 뒤, 아프리카대륙 식민지였던 에리트리아, 소말리아와 리비아는 10년간 영국의 보호정치로 들어갔다. 1945년부터 50년까지 UN에서 이들 세 나라의 미래는 중요한 이슈였는데, 이는 에리트리아와 에티오피아가 경솔하게 10년간(1952~1962)의 계획적 동맹을 맺음으로서 끝이 났다. 그러나 1961년, 에티오피아는 동맹기간을 어기고 에리트리아를 자신들의 14번째 주로 선언하게 된다. 같은 해 ‘에리트리아해방전선(ELF, 이하 해방전선)’이 하미드 이드리스 아와테(Hamid Idris Awate)의 지도 아래 무장 투쟁을 개시하였다.


1970년 해방전선에서 ‘에리트리아민중의힘(PEF, 이하 민중의 힘)’이라고 알려진 분파가 이탈하였다. 이는 젊은 세대들이 일으킨 혁명적 움직임이었다. 1977년 첫 번째 회합을 가진 후 민중의힘은 에리트리아민중자유전선(EPLF, 이하 민중자유전선)이라고 명칭을 바꾸고 해방전선의 명성을 넘어섰다. 민중자유전선은 긴 전쟁 끝에 에티오피아로부터의 독립을 성취해냈다.


민중자유전선은 즉시 과도정부를 설립했다. 독립투쟁을 성공으로 이끌어낸 지도자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Issayas Afewerki)가 그 선두에 있었으며, 민중자유전선의 구성원들이 관리직을 비롯한 각종 요직을 차지했다. 1994년 세 번째 회합에서 그 명칭을 민주주의와정의를위한민중전선(PFDJ, 이하 민중전선)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그 명칭과는 다르게, 과도정부는 비민주적이고 비정의적이었다. 심지어 헌법까지도 위반했다. 1994년 구성된 에리트리아 헌법 위원회는 에리트리아인들의 비준을 거쳐 1997년 헌법을 제정했지만, 정권은 이를 무시하고 2001년 9월 국민의 비준을 거친 헌법의 민주적 집행을 요구하는 반대파의 주요 구성원 11명을 투옥했다.


오늘날, 민중전선은 가혹한 독재 하에서 독단적으로 법을 만들어내고 있다. 에리트리아인들은 기본적인 시민권과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모든 형태의 저항들을 언제나 독단적인 체포와 구금, 고문으로 끝이 난다. 평화와 안정, 번영이 있는 미래의 국가를 꿈꾸는 국민들에게 있어서 독립 후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무력충돌의 규모와 부패, 권력 남용들은 믿을 수 없는 일일 뿐이다. 독립한지 11년, 자유를 쟁취한지 13년인 지금 에리트리아는 빈곤과 억압이 지배하는 국가가 되었다.


지난 3년간, 보편적 국가 복무의 사령부로서 군사훈련캠프인 사와(Sawa)가 설립되었다.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고등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사와 안에 있는 학교에서 12년간의 학업을 끝마쳐야 한다. 국가복무를 끝낸 이후에도 이후의 교육이나 대학 진학을 위해 돌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에리트리아의 유일한 대학인 아스마라 대학은 징병제가 실시되기 이전에 입학한 3,4학년 학생들만이 현재 다니고 있다.


현 정권은 에리트리아 전체를 철저히 군사화 시켰다. 젊은이들과 미성년자, 50세 이하 성인들의 강제징집이 매일같이 일어난다. 징병된 사람들은 혹독하게 다루어지고,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이 일어난다는 증거도 있다. 군대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양심적으로 병역을 거부할 권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3년 반 동안, 에리트리아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 또한 보장받지 못했다. 독립적인 신문이나 TV, 라디오 방송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방송매체는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 정부의 선전일색이 아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은 인터넷뿐이다.


현 정권의 대외정책은 인권기구들과 조력단체, 세계 공동체로부터 에리트리아를 고립시켰다. 현 독재정권은 반체제 세력을 위협하고 그들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해 국가적 단결성을 내세운다. 종교적 소수자들은 감옥과 고문으로 박해받고 있다. 컴파스 다이렉트(Compass Direct) 통신사에 따르면, 올해까지 187명의 에리트리아 기독교인들이 체포되었으며, 이는 기도회, 결혼식장, 집에서 하는 성경공부모임, 지식인들과 전문인들의 모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종종 아이들과 노인들도 체포되어 갔다.


2005년 2월 24일자 기독교 소식지인 크리스챤 포스트(Christian Post)에 따르면 2002년 5월 이래로 에리트리아 정부는 개신교회를 불법이라 명명하며 그 수를 줄여왔고 집에서 갖는 모임도 금지했다. 공식적으로 그리스 정교회, 가톨릭, 루터교와 이슬람 이 네 가지 종교만이 허가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금기다. 병역거부자들은 정권에 의해 겁쟁이, 비애국자로 낙인찍힌다.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시민대체복무도 없고, 기댈 수 있는 법조항도 없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나 탈영의 결과는 오로지 혹독한 고문과 장기 수감, 혹은 죽음이다.


1998년부터 2000까지 있었던 에티오피아와의 끔찍한 국경전쟁 이후, 군대 안에서의 병역거부 수가 증가했다. 현재 군복무와 군대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수천 명에 달하며, 그들은 모두 강제 추방된다. 그들은 정치적 망명수단을 찾아 유럽, 리비아, 에티오피아, 수단 등지를 헤매고 있다. 독일에서는 에리트리아에서 도망친 사람들이 ‘에리트리아반군사주의주도자들(EAI)’이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이들은 에리트리아 군대로부터 도망쳐 나와서 에리트리아의 평화와 반군사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전쟁의 결과


길고 긴 독립전쟁과 그 이후의 사회적/경제적 분쟁들이 에리트리아 사회에 미친 영향력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로 인해 징병제가 확대되었고, 이는 에리트리아 전 지역의 사람들이 고통스럽고 생존을 위해 외부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도록 만들었다. 죽음, 기아, 인간소외, 지뢰의 위험, 약탈, 사유재산 몰수, 국외추방, 정신적 장애 등 이러한 분쟁의 결과는 참혹하다.


국제·국내 비정부기구


국내·외적 비정부기구 활동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오로지 정권의 감독 하에서만 그 존재가 가능하다. 인권을 외치거나 강제징집의 잔혹성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박해를 증언할 국제 비정부기구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현 정권이 독립적 국내 비정부기구나 인권단체, 국제 감시기구나 해외 기자들을 묵인할리도 없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여러 기구들로부터의 조사요청 역시 무시되었다. 모든 국제 저널리스트들은 공식적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평화를 향한 한걸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에리트리아 사람들은 현재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헌법에 의거하여 선출된 지도자와 다당제 체계의 건전한 민주사회를 설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치적 수감자들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역시 하루빨리 석방시켜야 한다. 따라서 ‘에리트리아반군사주의주도자들’은 위에서 언급한 군 복무 거부행위를 주장, 지지한다.


우리는 군복무와 군사주의, 전쟁을 거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평화와 인본주의, 도덕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개념이다. 우리는 이것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도발하는 ‘국가단결’, ‘국가주권’이라는 이념에 저항하기 위한 해답이라고 믿는다.


2. 더 많은 에리트리아인들이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이웃 나라, 세계 곳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반대한다고 외칠 때 비로소 더 많은 정부들이 평화적 해결책을 고민하고 인간의 삶에 대한 존중과 다음 세대를 위한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건설을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3.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전쟁과 군사주의를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다. 병역거부자들은 군사 지도자와는 정 반대 끝에 서있다. 우리는 이러한 병역거부자들이 군사적 목적에 맞서서 이를 견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영원한 평화를 위한 한걸음


‘에리트리아반군사주의주도자들’은 기본적 인권, 시민권, 정치적 권리에 관한 영원한 평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아래와 같은 방식들이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거부자들을 위한 시민대체복무제도를 소개하고 이를 존중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 공존의 문화, 교양의 문화, 존중의 문화, 관용의 문화를 이루어간다.

- 민주주의에 의거한 정치적 지도권과 원칙들을 개발한다.

- 비폭력 투쟁방식을 채택한다.

- 대화, 중재, 타협을 통한 평화적 분쟁 해결책을 찾는다.

- 국제법을 준수한다.


출처 : 에리트리아민주당(Eritrean Democratic Parties, EDP) 선언문





* 요하네스 키다네(Yohannes Kidane) : 에리트리아반군사주의주도자들 활동가, 에리트리아 병역거부자

주소: Bahnstrasse 51, D-61449 Steinbach

메일: yohannesk2000@yahoo.com

요하네스 키다네는 에리트리아에서 망명하여 현재 독일에서 ‘에리트리아반군사주의주도자들’ 활동을 하고 있다.
덧붙이는 말

번역자들은 이번 평화수감자의 날 행사를 준비했던 평화활동가들입니다.

태그

평화 , 대체복무 , 병역거부자 , 평화수감자 , 에리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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