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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과감한 투쟁으로 승리를 만들자!

대구경북 건설노동자 파업



대구·경북 건설노동자들의 파업이 보름을 넘기며 힘차게 진행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의 많은 건설현장은 작업이 전면 중단되어 파업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서로 뿔뿔이 흩어져 일하는 건설노동자,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건설노동자들이 과연 단결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괜한 걱정이었음이 확인되었다. 팔뚝질 한 번 못해보고 집회 한 번 못가본 늙은 노동자들이 이제 경찰도 안 무서워하는 투사들로 바뀌었다.

파업의 힘

대구·경북 건설노동자들은 5월 21일 대규모 집회를 통해서 힘을 확인했으며, 6월 1일 총파업으로 건설노동자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파업과 함께 대구·경북지역 80곳의 건설현장이 멈추어 버렸고, 파업의 힘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비조합원의 파업 참여와 조합원 가입으로 나타났다. 매일 새벽 노동조합의 지침으로 집결하는 건설노동자는 1500여을 넘어서고 있으며, 노조가 준비한 실천단보다 훨씬 많은 노동자들이 지구별로 선봉대에 편재되었다. 건설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건설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와 처지,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의 평균연령은 40대 후반으로 돈이 많이 지출되는 연령이다. 원청 자본이 짓는 아파트 분양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지만 건설 노동자들의 삶은 IMF때보다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고등학생, 대학생 자녀들의 학비를 걱정해야 하고, 자녀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니게 하고 싶은 소박한 요구를 가지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은 무엇보다도 “애비노릇을 하고 싶다.” 건설노동자들을 하나로 묶은 제일 큰 동력이다. 적정임금인 일당 17만원 보장, 다단계 하도급 근절, 시공참여자 철폐, 유보임금(쓰메끼리) 근절, 조합원 우선 고용 5대 요구는 건설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며, 이를 쟁취하기 위해서 우리도 한번 싸워보자는 것이 이번 파업의 도화선이었다. 이 힘이 주변의 동료를 모아내고, 이제는 자본에 맞서 싸우는 동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자본의 두려움

이번 파업은 대구·경북 지역 건설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며, 전국의 건설 노동자들에게 ‘노가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다주는 투쟁이다. 작년 울산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지만 이번 투쟁은 아파트를 짓는 건설 노동자들이 직종을 떠나 모두 하나로 단결하여 대중적으로 전개하는 투쟁인 것이다. 원청 건설자본은 이 투쟁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대구·경북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에 자본이 무릎을 꿇는다면,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악랄하게 탄압을 가해 오는 것이다. 공기를 맞추고 분양을 마무리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지만 건설자본이든 제조업 자본이든 모든 자본은 대가를 치루더라도 노동자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속성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대가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당당히 승리를 움켜쥐어야 한다. 이번 파업은 대구·경북 지역의 건설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국의 건설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와 자존심을 건 투쟁이다.

경찰의 악랄한 탄압

이번 파업이 전국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자본의 탄압은 특히 악랄하다. 파업 초기 대구지방경찰청은 112 신고를 할 것과 타워크레인 점거에 대비하라 등의 내용을 건설 현장 사무소에 보내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앞장서서 탄압했다. 지도부 5인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12일 수성경찰서 앞 집회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늙은 건설 노동자들의 머리통이 깨지고, 연행된 조합원 7인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건설 현장에서의 집회를 불허하겠다고 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방송 등 지역 언론은 건설노동자들을 폭력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지도부와 조합원들을 갈라놓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번 투쟁은 지도부를 묶어 놓는다고 잠잠해질 투쟁이 아니다. 건설현장의 집회 불허와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로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지금까지 파업의 위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공사재개, 대체인력 투입을 투쟁으로 저지시켰던 건설노동자들의 실천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보름간의 투쟁은 조합원의 분노와 자발성이 표출된 대중적인 힘을 바탕으로 했다. 그래서 지도부에게 집중되는 탄압만으로는 이 투쟁을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 강고하게 투쟁을 전개하자!

이번 투쟁을 조합원 누구도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원청 자본은 다른 지역으로 투쟁이 확산되고 건설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이 악랄하게 탄압을 가한다 하더라도 투쟁의 자신감이 붙은 노동자들 역시 ‘한판 붙어보자!’는 오기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승리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내고, 전국적인 관심을 연대투쟁의 조직화로 연결시켜낸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전국적 관심과 투쟁의 연결고리

지난 12일 수성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야만적인 탄압은 대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 티브이로 방영되었다. 그리고 보름간의 건설노동자들의 힘찬 투쟁으로 전국의 노동자들이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노동자들의 본격적인 임투가 진행된다. 6월 16일 대구지역의 금속노동자들과 건설노동자들이 함께 집회를 하고, 21일에는 지역 하루 총파업이 예정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건설 노동자들인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이 공동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 포항, 여수, 전남동부경남서부 등 4개 지역의 노동자들이 다단계 하도급 근절과 임금인상을 위해서 공동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은 다르더라도 전국의 건설노동자들이 투쟁을 준비 중에 있다. 대구·경북 건설노동자들만 고립되어 싸우는 있는 것이 아니다. 대구·경북 건설노동자 투쟁에 대한 전국적 관심과 전국 노동자들의 투쟁이 실질적인 연대로 모아지기 위해서 더욱 강고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 건설노동자들이 보여준 분노와 자발적인 투쟁을 보다 조직적으로 체계화하여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소조의 강화

지구별로 조직되어 있는 소조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건설자본과 경찰은 무차별적인 소환장 발부와 탄압으로 지도부의 발을 묶으려 할 것이다. 지구장의 발을 묶으면 조직력을 와해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저들은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구장만이 아니라 지구에 편재되어 있는 소조장이 조합원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간 허리가 강해야 끈질기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수 있다. 철근분회와 같이 너무 덩치가 크게 소조가 구성되어 있는 단위는 더욱 다른 직종처럼 20명 단위로 소조체계를 구성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소조별로 이번 투쟁을 승리하기 위해서 우리 소조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토론하고 먼저 실천을 전개하는 모범을 만들고 이를 확대하자!

현장투쟁 강화

장마가 지나고 나면 건설현장의 특성상 여러 가지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장기간 작업을 중단하면 나타날 수 있는 타격을 자본으로서는 줄이고 싶을 것이다. 둔치나 공원에서의 집회 외에 모든 집회를 불허한 경찰의 움직임은 단지 집회 불허만이 아니라 건설 현장으로부터 투쟁의 대오를 분리시키려는 책동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파업의 위력을 없애려는 현장 작업재개를 투쟁으로 분쇄하자!

가족대책위 구성

토목건축협회의 인터넷 자유게시판에는 ‘가족들이 함께 하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늙은 건설노동자의 삶, 빠듯한 월급과 생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분노 등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글들이다. 이제 이 투쟁은 건설노동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가족들도 같이 힘을 보태는 싸움으로 나아가야 한다. 가족들의 참여는 우리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자신감이 될 것이다. 가족대책위를 구성하고, 가족들이 투쟁의 정당성을 알려내는 역할을 하도록 하자!
자본과 경찰의 탄압이 강하면 강할수록 투쟁도 더욱 완강하게 진행될 것이다.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끝까지 투쟁하자! 전국의 동지들도 빠르게 연대를 조직해서 이 싸움 반드시 승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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