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하중근 동지가 운명하셨다. 경찰 폭력에 의해 뇌사 상태에 빠진 지 17일만이다. 피맺힌 한을 품은 채 한 마디 말씀도 남기지 못하고 열사는 돌아가셨다.
더러운 자본과 국가권력이 하중근을 죽였다.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소박한 요구에 폭력탄압과 불법 매도, 노조말살 공작으로 화답한 경찰․ 검찰, 언론, 포스코 자본이 하중근을 죽인 살인공모자들이다. ‘법과 질서’를 내세워 “불법파업 엄정대처”, “불법점거 엄단” 운운하며 공권력을 휘두른 정부가 하중근을 죽였다. 건설노동자를 폭도로 매도하고 강경대응, 공권력 투입을 조장하고 경찰의 폭력을 부추긴 자본가 언론들이 하중근을 죽였다.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살
가증스럽게도 노무현 정권과 자본, 경찰은 하중근 동지가 중태에 빠진 것이 경찰 폭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호도해 왔다. 16일 당시 경찰은 포스코 점거 조합원들의 가족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던 평화로운 집회장을 기습 침탈하여 가족들이 짓밟히고 쓰러져 뒤엉키는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집회 대오를 휘저으며 난입한 경찰은 살인적인 폭력진압을 서슴없이 자행하였고, 평화적인 집회장은 피가 튀는 살육장이 되었다. 열사는 이 과정에서 뒷머리를 방패에 맞아 쓰러지셨다. 당시 수많은 조합원과 가족들이 부상을 당했는데, 한 임산부는 배를 걷어차여 하혈을 하며 실신하기까지 했다.
경찰 폭력에 의해 홍덕표, 전용철 열사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당시에도 경찰은 사인을 은폐하기 위해서 농민대회 후 집에 돌아와 넘어져서 죽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폈었다. 결국 경찰청장이 경질되고 시위 진압에 대한 안전이 제기되었지만 모두 눈속임, 말장난에 불과했다. 경찰청장 한 놈 옷 벗는 걸로 열사의 한이 풀릴 걸로 생각하는 동지들은 아무도 없다. 이 미쳐 날뛰는 노동탄압, 더러운 착취 체제를 갈아엎지 않고서는 편히 눈을 감지 못하실 것이다. 살아남은 우리들이 싸워서 열사의 한을 풀자.
더욱 활개치는 노동탄압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 실제 사용주는 아무런 책임이 없고, 다단계 하도급, 하청 고리에 묶여 임금을 삭감당하는 이 개 같은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제2, 제3의 하중근 열사는 또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 노동탄압의 기제들이 온전하게 유지되는 한 경찰청장이 바뀌고 정부가 사과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기억한다. 03년도 열사들의 투쟁을 기억한다. 손배, 가압류로, 노조파괴에 맞서 목을 매고 몸에 불을 붙여야 했던 열사들의 피맺힌 한을 기억한다. 그러나 여전히 손배, 가압류, 노동탄압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활개치고 있다. 갈수록 악랄하고 교활한 탄압이 판을 치고 있다. 정부는 포항건설노조에 대해 노조간부 58명 전원 구속과 농성에 참여한 2500명 조합원 전원 형사처벌 방침 등 초유의 탄압을 가했다. 그리고 뒤를 이어 악질 중의 악질 포스코 자본은 점거농성에 대해 18억원을 손배청구 하였다.
이번 포스코 점거농성 과정에서 보여준 경찰 폭력, 정부의 강경진압과 언론의 노동자 매도와 강경대응 주문, 자본가들의 노조말살 책동은 적들에 대해 우리가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살인자들을 향해 전면투쟁을 선포하자!
눈을 감지 못하고 떠도실 열사의 원혼을 생각한다면 지금 휴가기간이라고 우리가 투쟁을 미룰 수 없다. 살인자들을 향해 노동탄압 분쇄를 위한 전면적인 투쟁을 선포해야 한다. 열사의 염원이고, 열사가 17일 동안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며 바랐던 것이다. 민주노총은 즉각 열사투쟁 기간을 선포하고 산하 전 조직을 가동시켜 열사투쟁에 나서야 한다.
지금도 수많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과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오늘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겠다며 목숨을 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야 한다.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떨쳐 나와 이 투쟁들을 확대시켜야 한다.
살아남은 자들이여, 싸우자! 살인자들에게 투쟁으로 화답하자!
열사를 죽인 자본의 세상 갈아엎을 때까지 우리의 투쟁, 멈출 수 없다!
동지들! 노동탄압 박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 전면적인 투쟁을 선포하자!
인간답게 사는 세상 쟁취하여 열사의 한을 풀자!
2006. 8. 1
노동자해방 당 건설 투쟁단 (당/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