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이 본격적인 생산타격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3년 7월8일 노동조합 결성 이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파업투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몇몇 업체 또는 업체 간의 공동파업투쟁을 빼고는 생산라인 가동을 완전히 중단시키지 못해왔다. 2005년 불법파견 철폐투쟁 역시 전공장 차원의 파업동참을 이끌기는 했지만, 적극적인 생산타격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한 채 마감되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지난 7월 28일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사간의 잠정합의가 나오고 10여 일 간의 긴 여름휴가가 끝난 직후부터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본격화되었다. 8월11일부터 시작한 비정규직노동조합의 전공장 집중파업투쟁이 그것이다.

공정사수투쟁

먼저 파업대오는 각 사업부별로 적극적인 공정사수투쟁과 대체인력 저지투쟁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원청 관리자들의 폭력적인 침탈이 이어졌지만, 파업대오는 물리력 대결을 마다하지 않고 이들 구사대 집단을 모두 물리쳤다.

이렇게 파업투쟁은 불법대체인력 저지와 원청 구사대의 침탈에 대한 방어를 기초로 생산공정을 사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습파업투쟁

노동조합은 1공장, 2공장, 3공장, 시트2부를 중심으로 파업투쟁을 벌여왔다. 8월 11일 이후부터 8월25일까지 거의 매일 2시간 이상씩 라인가동을 전면 중단시키거나 가동률을 50% 이상씩 뚝 떨어뜨렸다.

노동조합 쟁대위 지침에 따라 각 공장별로 벌어진 사업부별, 근무조별 기습파업투쟁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2주 이상 높은 긴장 상태로 몰아갔다. 또 기습파업은 실제 기습적인 생산타격의 효과를 발휘했다.

전공장 집중파업투쟁

라인을 중단시키는 파업투쟁이 본격화 되자 회사도 반응을 해왔다. 현대자동차 회사측은 8월18일 11차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노조쪽 제안사항인 4자교섭(현대자동차 원청 노사, 하청 노사)에 대해 3자교섭(원청사, 원하청 노조)을 수정 제안해왔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쟁대위 회의에서 ‘3자교섭이 임단협 요구의 축소와 파업중단을 전제로 한다면 응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원청회사는 8월 23일부로 일방적인 임금인상(예년 수준의 시급 인상과 성과금 일시금 지급)을 단행했다. 파업투쟁은 이날도 완강하게 이어졌다.
8월25일은 사내하청노동자 전국 공동총파업에 맞추어 사업부별 주야간 집중파업투쟁을 벌였다. 회사는 2공장에서 폭력도발을 해와 단 2시간 만에 8명의 조합원이 병원에 실려 갔다. 이때를 기점으로 회사는 파업대오 60여명 상대의 고소고발, 30여명에게 손해배상 청구, 4명 징계위 회부 및 핵심업체 폐업예고 등 본격적인 탄압으로 치고 들어왔다.

노동조합은 이 같은 공격에 대해 8월 30일 주간조 전공장 집결 파업투쟁으로 맞섰다. 파업대오 300여 명은 2공장에 집결하여 원청 관리자들의 폭력침탈을 막아냈고, 2공장 22라인을 총 6시간 가까이 전면 중단시켰다.

3자교섭과 총파업 예고

8월 31일 제12차 원하청 특별교섭에서 노동조합은 3자교섭을 재개키로 하고, 쟁대위에서 이에 따른 투쟁방침을 새롭게 정했다.
쟁대위 결정사항은 ‘9월8일까지 3자교섭을 하고, 회사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9월 1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이 일정은 이후 변경됨 → 15일까지 교섭하고, 결렬시 18일에 총파업 돌입하는 것으로.]

노동조합의 요구는 ▲ 임금인상(시급 625원인상, 성과금․일시금 정규직과 동일적용 등) ▲ 노조활동보장 ▲ 고용안정 ▲ 해고자 복직 등이다.
지난 6월 29일 3공장에서 시작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은 8월 한 달간 생산을 중단시키는 위력을 보여주면서, 9월 들어 본격적인 교섭과 투쟁으로 파고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 9월 총파업투쟁의 성공 여부에 따라 노동조합의 앞길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김형기 (현자 비정규노조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