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오후 가산디지털단지 기륭전자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기륭분회 조합원을 비롯한 금속노조 조합원, 그리고 기타 연대단위의 뜨거운 연대가, 600일 넘게 닫혀 있던 기륭전자의 문을 부수어버린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노동자계급의 철의 무기인 연대투쟁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노동자계급의 철의 무기, 연대투쟁
사실 노학연대를 만들어감에 있어 무기력함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고는 있지만, 나의 연대가 노동자 동지들의 투쟁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 건지 혹시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을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기륭투쟁에의 연대를 통해 어리석은 고민 대신 힘찬 투쟁에 대한 결의와 연대에 대한 열정을 얻을 수 있었다. 기륭동지들을 600일 넘게 싸울 수 있도록 만들었던 건 미약하나마 끊이지 않았던 연대의 힘이었던 것이다.
장기투쟁의 생명수, 연대투쟁
오늘날 장기투쟁사업장들의 투쟁은 연대대오가 없이는 제대로 된 실천투쟁 하나 기획할 수 없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장기투쟁사업장들이 대부분 중소․영세 사업장이거나 노동조합이 취약한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끈질기게 투쟁을 진행하는 속에서도 사측으로부터의 무시와 탄압을 인내로 버틸 수밖에 없는 것이 장기투쟁사업장 투쟁주체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강한 연대투쟁이 있었을 때 이야기는 달라진다. 언제나 피억압자의 힘은 단결로부터 나왔듯이, 함께 있을 때 우리는 강해지고 또한 자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당당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다시금 투쟁에의 결의가 가능하기에 우리는 항상 연대투쟁을 강조하는 것이다.
기륭투쟁에 연대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강한 실천투쟁을 보이고 그렇게나 즐거워하던 기륭동지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그렇게 별 거 아닌 연대에 너무나도 고마워해주시던 수많은 사업장의 동지들을 생각할 때면 나 역시 투쟁의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
연대의 힘으로, 6월 총파업 반드시 승리하자!!
이제 며칠 후면 금속노조의 파업이다. 산별의 첫 파업이니만큼 힘찬 투쟁의 기세를 선배노동자들이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더불어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이 있다. 강한 힘을 지닌 (산별)금속노조인 만큼 더 큰 연대와 투쟁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12일 기륭투쟁문화제에서는 뮤지컬이 하나 공연되었는데, 거기에는 같은 사업장 비정규직의 투쟁에도 함께 하지 않는 정규직의 모습을 풍자하는 장면이 있었다. 또 15일자 한겨레신문은 기륭투쟁을 보도하며, 이날 상경한 금속노조 대오에는 주요 대공장 간부들이 없었다며 비꼬았다. 그리고 같은 기사에는 정갑득 위원장 등 지도부가 원치 않는 파업이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금속노조의 파업이 결코 자본의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정말 위협적인, 파괴적인 힘을 보여주기 바란다. 산별교섭 성사를 위해 수준을 낮춘 투쟁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존과 더 나은 노동조건을 위한 총파업이 되길 바란다.
결코 금속노조 혼자만 총대 매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자신의 자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의 동지들이 있고, 그리고 자신의 힘만으론 모자라 누가 먼저 동을 떠주길 기다리는 동지들이 있다.
학생들도 결코 동지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파업에서 나름의 역할을 찾아 수행하려고 노력중이며, 이에 몇몇 동지들은 투쟁의 현장에서 밀접하게 만나 뵐 수 있을 듯하다.
12일 기륭투쟁의 교훈, 연대의 힘을 잊지 말자. 하나 된 노동자의 힘이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주영남 (학사정연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