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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속 2교대, 양보는 있을 수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2009년 주간연속 2교대를 실시하기 위한 노사전문위원회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직권조인으로 주야맞교대(버스부)로 전환한 전주공장에 시범 실시하기 위해서 6월 21일에 열릴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에서 요구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주간연속 2교대 전환은 노동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노사전문위원회는 근무형태/노동시간 단축(1분과), 임금/월급제(2분과), 생산량 /작업조직(3분과), 후생복지/협력업체(4분과)를 다뤄 노동자의 임금 및 노동조건 전반을 다룬다.

노사협력을 위한 논의기구인가?

임금 및 노동조건은 노사간의 단체협상의 대상이기 때문에 노사전문위원회는 자신의 성격을 ‘연구와 토론을 통한 노사 합의를 지원하는 기구이지 의사결정기구는 아니’라고 하지만 의의를 교대제 변경과 관련한 노사분쟁의 사전적인 예방 및 조정→주간연속 2교대제 연착륙, 기업 차원의 사회적 대화 또는 대안적 분쟁해결방식, 노사간의 상설적인 정책협의체 또는 문제해결을 지향하는 협의 채널로 밝혀 노사 협상의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불을 보듯 훤하다.

있을 수 없는 ‘자본과 노동자의 노동조건 윈(win), 윈(win)’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은 맞교대 노동자들의 심야노동을 없애기 위한 방안으로 제출된 것이다. 심야노동을 없애는 과정은 노동시간 단축을 수반함에 따라서 줄어드는 노동시간의 임금보전, 줄어든 노동시간만큼의 생산량 문제 등 많은 쟁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본의 입장과 노동자의 입장이 대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주간연속 2교대제 전환을 위한 각 사업장의 노조는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서 임금삭감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주간연속 2교대 전환원칙을 정한 바 있다. 노동자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다. 이 원칙이 관철될 때만 야간노동을 없애고 실질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노동자 건강권은 확보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원칙을 훼손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노사가 윈(win), 윈(win)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지부는 지난 4월 24일 ‘주간연속 2교대 노사 윈(win), 윈(win)전략으로 진행되어야’라는 타이틀로 고용특보를 발간하기도 했다. 조합원이 보기에 마치 지부의 입장처럼 읽힐 수 있는 고용특보에서 줄어드는 노동시간의 임금보전 문제에 대해서 “단순히 임금보전만 놓고 보면, 극단적인 비교이기는 하지만 조합원의 입장에서는 100% 보전을, 회사의 입장에서는 100% 삭감을 최선으로 생각할 수 있음 ... 결국 이러한 양자의 입장 사이에서 노사가 부담가능한 선을 찾는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함 ... 역으로 말하면 어느 정도의 임금 삭감되는 것을 조합원이 허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임”이라고 밝혀 임금삭감 없는 주간연속 2교대 전환은 불가능한 것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성과 능력위주의 임금체계로 가자는 건가?

더욱 심각한 것은 임금의 보전 여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줄어드는 노동시간과 임금보전, 생산량 문제를 고민하다보니 자본의 주장과 흡사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전문위 2분과(임금체계/월급제)는 주요 연구과제로 임금체계의 연구와 임금보전방안 연구를 다룬다. 임금보전방안에서는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임금삭감 규모의 파악, 임금삭감 수용 정도는 다룬다. 자칫 잘못하면 임금삭감의 수용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임금체계의 문제에 있어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고 있지만 숙련유인적 임금체계의 도입을 개편방안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기도 하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이 분야에 있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현대차 강신준 노사전문위원은 산별노조 하의 임금체계는 생활급+노동급+성과급+능률급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활급과 노동급은 산별노조의 교섭영역이며, 성과급과 능률급은 기업단위의 교섭영역이라고 말한다. 생활급과 노동급을 통해서 안정적인 생활급을 보장받고, 기업 단위 성과급과 개별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능률급을 통해서 임금을 보충하되 이 영역은 성과에 따라서 지급받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미 자본은 성과위주의 임금체계로 가자고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그럴 때만 노동자들을 경쟁의식을 주입함으로서 착취를 강화할 수 있으며, 경쟁의 도입은 노조를 무력화시키는 가장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과연 현대차나 기아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안정적이고 충분한 임금을 받고 있는가? 야간노동, 잔업, 특근 등 자신의 목숨을 갉아먹으며 일해 왔다. 현대자동차의 평균 노동시간은 2517시간이다. 생산성이나 능력위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할 경우, 노동자들은 경쟁에 뛰어들게 되고, 잔업, 특근에 얽매이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회사가 어렵다고 자본은 설레발을 치지만 결국 자신들이 챙겨갈 것은 여지없이 챙겨간다. 정부의 통계만 보더라도 이는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난 5년간 10대 대기업의 임원보수 인상률은 20%다. 반면 노동자들의 임금은 고작 한 자리 수 올랐을 뿐이다. 경쟁을 도입하는 임금체계가 아니라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노동(8시간 노동)으로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싸워야 한다.

유연한 생산체계의 도입

주간연속 2교대 전환과 관련하여 자본의 관심은 줄어드는 노동시간만큼의 생산량 보전이다. 이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자본으로서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노동강도 강화로 귀결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간 연속 2교대제가 노사의 윈(win) 윈(win)으로 가기 어려운 또 다른 측면이다. 3분과(생산량/작업조직)는 이 문제를 다룬다. 문제는 3분과의 목표가 ‘유연안정적인 생산체계의 구축 및 노동시간에 따른 생산물량 확보방안의 마련’이라는 점이다. 노사전문위는 노조로서는 생산시설의 확충을 요구할 것인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약점으로 보고 있다. 자본은 UPH 상승을 통한 생산량의 보전을 주장할 것인데 현실적으로 상승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기아차 노사전문위는 주간연속 2교대의 도입→노동시간 단축(생산량 감소/임금감소)→교육훈련체계, 숙련향상→자동화 설비투자→생산성 향상(기아차지부 고용특보 1호)으로 나아가야 하며,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는 UPH 상승으로 해결해야 하며, 혼류생산 등으로 생산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감소는 노사합의로 숙련을 측정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다기능노동자가 노동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감당해야 할 희망의 메시지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성장전략은 해외공장의 확충, 국내 공장의 생산성 향상이다. 국내 공장의 생산성 향상은 경쟁의 도입과 유연한 생산체계의 구축이다. 이 과정에서 노사관계를 협력적 노사관계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고용특보 1호에서 밝힌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의 방안은 정확하게 타협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제출되고 있다.

타협인가? 투쟁인가?

주간연속 2교대의 도입은 야간노동 철폐,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노동자의 요구로 제기되었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쟁점을 안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노동자의 양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의 도입은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자본이 이윤의 감소를 인정할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이 노사 윈(win), 윈(win)으로 가기 어렵다. 자동차산업의 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경쟁으로 인하여 외국 자동차 공장의 노동자들은 해고당하고, 노동시간이 역으로 늘어나는 합의를 하기도 한다. 현대차나 기아차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 해외공장 생산을 77%가 반대하고 80%가 넘는 조합원들이 고용불안을 말한다. 이유는 간단한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해외공장을 짓고 있고,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되고 있다. 2005년말 105만대 수준인 해외생산능력은 167만대(2007년말)→286만대(2010년)으로 확대된다고 한다. 반면 국내공장은 더 이상 늘어나지도 않는다. 이것이 현대-기아차 그룹의 전략이다. 조합원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 불안감이 때로는 타협에 굴종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직까지 주간연속 2교대제의 노동자의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임금 삭감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주간연속 2교대의 도입이다. 다행히도 기아차 지부는 고용특보 2호에서 근무형태 변경을 위해서 실노동시간 단축과 노동강도 강화를 맞바꿀 수 없다며 UPH 상승반대, 노동자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전환배치를 허용하면 일자리의 안정성이 훼손된다며 유연생산 반대의 입장을 천명했다. 노사전문위원회는 노동자의 요구를 온전히 반영할 수 없는 기구다. 노동자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지긋지긋한 야간노동, 잔업·특근에 얽매인 장시간 노동, 잔업·특근을 통한 생계유지, 장시간 노동에 따른 일자리 창출 부족과 고용불안을 없애겠다는 전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는 2500시간대의 노동을 한다. 그러나 저들이 그렇게 떠들어대는 일본도 1,659시간, 미국도 1,713시간 일할 뿐이다. 미래의 삶을 현재의 잔업·특근으로, 자신의 목숨을 당겨서 쓰는 이 지긋지긋한 현실에 맞서 투쟁을 준비하자!

박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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