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2)로 천막농성이 170일을 넘기고 있다. 지난 해 말 노조 대교지부장인 최근한 동지가 계약해지통보를 받고 1월 13일 대교본사 앞에 천막농성을 시작하고 봄을 지나 한여름의 장마와 무더위 속에도 꿋꿋하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년간의 투쟁으로 학습지교사가 어떤 조건에서 일을 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해 시민사회와 노동계에도 많이 알려져 있어 간단하게 얘기하겠다. 노조의 대다수를 이루는 학습지 교사는 회사와 민법상 위탁계약을 맺고 회원의 학습을 지도/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회사는 관계상 힘의 지위를 이용하여 일을 부릴 때는 노동자로서 일을 시키지만 정작 책임져야 할 때는 자신의 책임을 모른 척 한다. 바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 하나로 말이다. 회사는 회원 관리에서 영업에 대한 감독을 넘어 부당한 영업을 지시하고 그 비용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하고 있다. 결국 그 와중에 그 부담을 못 이기고 구몬학습의 이정연 교사가 2004년 4월에 돌연사로 사망하였고, 2005년 2월에는 재능교육의 서 아무 교사가 아파트에서 몸을 던지는 사고도 있었다. 회원을 가르치다가 뇌출혈로 쓰러져도 돌아오는 건 산재보상이 아니라 ‘일할 수 없으면 계약해지하라’는 통보뿐이다.
여기에 대해 옳지 않다고 저항했던 교사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부당해고를 날리고 있다. 눈높이대교에서만 지난 6년 동안 20명을 공식적으로 부당해고했고, 이번에는 단위 대표자인 최근한 동지마저 해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노조에서는 즉각 대책회의를 열고 천막농성투쟁으로 맞서면서 현장을 순회하는 선전전을 통해 조직에 힘을 쏟고 있다. 대교는 노조의 투쟁에 대해 용역깡패를 동원해 천막농성장을 철거하고 조합원을 폭행하는가 하면, 서훈배 위원장을 포함한 핵심간부 6인에 대해 고소고발하여 현재 위원장이 구속 중이다. 노조는 부정영업 철폐와 해고자 복직에 대해 대화를 요구하였으나 회사는 부당해고를 인정하지도 않은 채 “계약해지와 관련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최근한 지부장에 대해서는 지노위 결정을 따르자는 소리로 대화를 애써 무시하고 있다. 또한! 대교는 용역깡패를 동원할 때 일당 17만원에 두 달간 고용했던 비용을 포함하여 3억5백만원을 다시 노조와 간부들에게 손해배상청구하고, 간부들 급여와 전세보증금에까지 가압류를 신청한 상태이다.
노조에서는 이미 투쟁 시작할 때 몇은 구속되고 또 몇몇은 손배가압류로 고난의 시절이 올 수 있음을 여러 번 확인하면서 투쟁을 결의했었다. 엊그제 6월 30일에는 “부정영업 철폐/해고자 원직복직 촉구와 해고/구속/손배가압류 대교자본 규탄 결의대회”를 열어 힘찬 투쟁을 결의하고 실천투쟁을 통해 원래 천막농성을 시작했었던 대교 앞마당의 정원을 뒤집고 우리의 요구를 담은 풀팅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언제든지 이 자리를 장악할 수 있고 이건 맛만 보여줄 뿐이다’는 부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앞으로도 대교는 더한 고소고발과 연이은 손배가압류를 날릴 것이다. 대교가 할 수 있는 건 그게 다일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제 시작이다. 정녕 대교가 피를 원한다면 그 피를 나눠주마. 하지만 대교는 그보다 몇 배 더한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농성투쟁을 하반기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으로 이어 다시 한번 투쟁의 포문을 열고 그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