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0호/단병호의원 로드맵야합 진상조사책임규명(1)]
패배를 더욱더 굴욕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린 단병호 의원



11월 30일 비정규직개악법의 국회본회의 통과에 이어 12월 22일 노사관계로드맵이 국회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이로써 노동법개악을 위한 자본과 정권의 집요한 공세는 승리하였고 노동법개악을 저지하려는 노동측의 투쟁은 실패로 끝났다.

이번 투쟁은 실패하였다. 그것도 철저히 실패하였다. 우리가 철저히 실패하였다고 말하는 이유는 일련의 투쟁실패로 노동자계급이 자본가계급과의 역관계에서 극히 수세적인 위치에 내몰려 있었기 때문에 패배했을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의 상층 관료주의세력들이, 취약한 투쟁태세마저 무장해제시켜 더욱더 굴욕적으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9.11야합은 이미 오래전에 확인된 사실-자본과 정권은 비정규직개악법과 로드맵 통과를 하반기에 반드시 강행처리할 것이다라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해주는 것이었다. 9.11야합으로 ‘노동계(한국노총을 포함한)의 비정규직법개정안단일안’을 만들어 열린우리당과 재논의를 하겠다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의 계획과 노사정대표자회의참가를 통해 ‘민주적 노사관계로드맵’을 관철시키겠다는 민주노총 집행부의 주장 모두가 극히 허구적인 것이었음이 입증되었고 이후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은 노동법개악저지를 투쟁의 과제로 분명히 하고 애매한 태도로 투쟁전선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행위로 규정하고 투쟁했어야 했다.

그러나 노동운동의 상층관료주의세력들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며 11월 30일 비정규직개악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애매한 태도를 반복하였다. 이 과정에서 결국에는 로드맵야합이라는 있을 수 없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아직도 당사자들이 로드맵야합 사태의 전말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분명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기만적인 수정안을 받은 단병호 의원과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이를 단호히 배격하지 않고 민주노총 집행부에게 넘겨 이를 토론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점, 로드맵분쇄 투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를 넘겨받은 민주노총 집행부 역시, 이를 단호히 배격하지 않고 이를 토론에 부쳤는데 전반적으로 반대의견이 우세했음에도 단병호 의원은 이를 무시하고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민주노총 집행부의 양해 아래 협상을 계속했다는 점, 단병호 의원이 홍준표 환노위위원장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최종법안에 반대는 하되 법안통과자체에는 반대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환노위에서 표결없이 최종법안이 통과됐다는 점이다.

이번 투쟁의 패배가 철저한 패배인 것은 노동운동 상층관료주의세력들이, 이미 자본과 정권은 어떠한 실질적인 재논의나 절충의 의사도 없이 상황을 종료시킬 생각뿐이었음에도, 자본과 정권에게 구걸하는 노예의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패배과정에서 노동자계급에게 이중의 패배와 굴욕을 안겼기 때문이다.

이번 로드맵야합은 단병호 의원을 선두로 하여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민주노총 집행부가 공모한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노동자계급은 투쟁하다 패배하는 것은 감내할 수 있을지언정 비굴하게 자본과 정권에게 구차하게 구걸이나 하다 노동자계급에게 치욕스런 굴욕감을 안기는 관료주의세력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 다음의 새로운 투쟁과 반격을 위해서도 이들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상황전개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단병호 의원은 이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가장 먼저 사태의 실상을 밝히고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단병호 의원이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차지해온 위치와 이에 따른 노동자계급의 기대가 큰 만큼 그에 걸맞는 자기비판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단병호 의원뿐만 아니라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노동운동이 살 길이다.

문성현 대표를 포함한 민주노동당 지도부, 의원단, 그리고 민주노총 집행부 역시 사태의 전말을 밝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어느 누가, 이번 사태가 단병호 의원 개인의 판단하에 발생했다고 하면 믿겠는가? 단병호 의원을 방패막이로 책임을 모면할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어느 동지가 민주노동당 당원게시판에서 말했듯이 이번 사태는 노동운동의 현재와 미래를 위하여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책임을 규명하고 나아가야 한다. 자율적으로가 아니면 타율적으로라도 반드시 이를 실천해야 한다. 이것을 비켜가는 운동은 더 이상 운동이 아니며 이미 타도의 대상으로 전락한 죽은 운동일 뿐이다.

→ 왜 단병호 의원은 로드맵 법안 반대‘표결’을 하지 않았나
→ 민주노동당, 노동자 배신 정당으로 전락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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