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4호]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사회주의 사회를 향한 해방의 6월을 만들자

5월의 정신, 6월의 환희는 어디에 있는가?

한때는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5월의 햇살도 피하고 싶게 만들었던 너무나 영웅적인, 그러나 현실에서는 철저히 패배했던 5월의 영령들이 묻혀 있는 망월동에 대선주자들이 앞다투어 참배를 하러 갔다. 한때 열사를 향해 폭도니, 빨갱이하며 송곳니를 드러냈던 자들조차 고개 숙이는 그날의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니 죽어간 사람들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만한 가치가 무엇이었든가?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듯이 계엄군을 몰아내고 며칠 동안 맛보았던 대동세상이다. 사회하층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이 그 동안의 모욕감을 털어내고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존중하게 했던 그 경험이 그들을 투사로, 열사로 떨쳐나게 했던 것이다.
가혹했던 5월을 견디고 살아온 지 27년이 지난 오늘, 상위소득자와 하위소득자간의 소득격차가 사상최고를 기록하고, 절대빈곤층이 비정규직 혹은 실업자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모부자가정이란 이름으로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 참혹한 현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목숨은 아닐지라도 땀과 정성을 무엇을 위해 내놓아야 하는지 묻게 하고 있다. 대동세상의 기억은커녕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최저 살림살이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모욕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되묻게 하는 가혹한 현실은 인간다운 삶이라는 간단한 명제조차 먼 이상처럼 여기게 한다.
2007년 6월 대한민국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나가기에 모질고 척박하다. 6월 초입부터 87년 6월 대투쟁 20주년이라고 이제는 마른자리로 둥지를 튼 사람들이 요란을 떨지만 용기와 영웅담으로 전염되어 환희로 나섰던 투쟁의 거리에는 20년이 흐른 지금 고용불안의 짜증만이 자리 잡고 있다. 빈곤에 대한 공포가 전염되고, 좌절과 비겁이 뒤덮고 있다. 희망은 오직 하나, 빈곤과 비정규직에 맞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빈곤의 최전선에 서 있는 노동자들

6월 들어 노동자들이 싸워야 할 과제들을 들자면 나열하기에 숨이 벅찰 지경이다. 6월 19일에는 비정규직 악법 시행령을 국무회의에서 결정한다하고, 6월 30일에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국회에서는 의료법, 연금법 관련 법안이 걸려 있고, 특고노동자 노동3권문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무기계약 전환 등이 걸려 있다. 2007년 6월은 노동자들의 삶과 아울러 우리사회의 빈곤을 두고 야만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판이 열려 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강남구 학동에서 해마다 한여름의 뙤약볕에 수천 명이 생고생을 하지만, 이 생고생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파견, 하청직 비정규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을 결정짓는데 최저임금이 결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가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누구든 마구잡이로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고 팔을 걷어 부치고 있는 비정규직법 시행령에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나이 들어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퇴직자에게 월 9만원의 용돈을 기초노령연금이라고 생색내며 집어주면서 정부는 세금을 걷어가고 있다. 분노로 시퍼렇게 변해가는 노동자의 눈빛이 있는 한 6월은 뜨거운 계절이 아니라 등골이 오싹한 계절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방자한 졸부들의 행태를 봐서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우리시대의 정신, 사회주의를 향해

박정희 정권시절에 8공자니 7공자니 해서 엉덩이에 뿔이 서너 개 솟은 막 되먹은 재벌2세로 행세하던 김승연이가 이제는 깡패들을 동원해 아들 복수를 해주는 무법천지에는 재벌 회사 고문으로 여생을 편히 보내는 경찰간부의 줄과 백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개판에도 군소리 없이 백성노릇하라고 그 잘난 대선에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대한민국에 정치자금을 주고받는 검은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 규제와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자본은 이제 자신의 손에 모든 권력을 모으고 있고 그 권력은 갈수록 혐오스럽다.
자본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는 것이 자본주의라지만 소위 신자유주의는 그 자유가 민중에 대한 가혹행위를 정당화하는 수준이다. 그러면 신자유주의 시대에 빈곤으로 몰리고 사람대접 받기에 애초에 글러먹은 이 땅의 힘없는 민중이 택할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에게 몰리는 부와 권력을 세상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개인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닌 사회전체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 개인의 불행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배려하고 함께 책임지는 사회, 바로 사회주의인 것이다.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는 기도와의 투쟁, 빈곤과의 투쟁, 사회적 배려를 확대하려는 투쟁, 6월의 투쟁은 우리가 어떤 사회와 가치를 위해 살아갈 것인가를 되묻게 하는 투쟁의 달이다. 우리시대의 정신, 사회주의를 향해 가는 해방의 6월을 만들어 가자.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광수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