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연대(준)은 올해 있을 대선일정을 앞두고 사회주의 대선강령에 입각한 대선투쟁을 실천해가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어느 선거투쟁이 그러하듯 대선투쟁 역시 선거강령을 마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거기에 걸맞는 후보를 세우는 것 역시 선거투쟁을 치르는데 빼놓을 수 없는 관건적 요소이다. 특히 대선투쟁은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사회주의 대선후보를 내세우는 것이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 소위 진보진영의 간판을 걸고 대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 내용에서, 응당 사회주의를 제기해야 하는 현실의 요구에 조금도 부응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사회주의 요구를 적극 표방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현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중심에 있어야 하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경선은 끝났지만 일찍이 민주노동당 내부 경선주자였던 3인은 모두 이 경우에 해당된다 해도 무방하다.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며 우리가 사회주의 대선후보를 세워내기까지 보냈던 시간, 고민과 노력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차례의 토론을 통해 대선강령을 마련하는 것과 별개로 진행된 지지후보 추대의 과정은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감수하며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후보등록을 앞두고 5일 동안에 전국에 걸쳐 1600여 당권자들의 오프라인 추천을 받아내는 저력을 과시하면서. 사회주의 대선후보로 이갑용 동지가 민주노동당 경선 출마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오히려 본격적인 선거투쟁에 돌입하는 길목에서 또다른 커다란 장벽과 부딪쳐야 했다. 당의 관료주의적 기구들에 의해 출마자체가 봉쇄된 것이었다. 당 방침을 앞장서 실천한 당원이 국가의 사법기관에 의해 참정권을 박탈당하고, 그것을 이유로 정당한 선거투쟁이 당기구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가로막히는 어이없는 일이 소위 진보정당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당 선관위와 최고위, 경선 후보자들, 그리고 당 중앙위까지 당기구들의 한결같은 태도는 이갑용 동지에 대한 후보자격 인정 거부를 넘어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무참히 유린하고 있었다. 이렇게 민주노동당은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갑용 동지의 출마가 봉쇄됨으로써 사회주의 대선투쟁도 사실상 봉쇄되었다. 그러나 관료주의적 당기구도, 혼탁한 선거운동을 동반한 ‘그들만의 리그’도, 이갑용 동지의 발걸음을, 사회주의 대선투쟁의 흐름을 잡아놓지는 못했다. 서울을 시작으로 마창을 거쳐 경기 평택지역을 다니며, 이갑용 동지는 지역 순회 강연회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갑용 동지는 정체성의 위기에 처한 민주노동당의 현실를 토로하며 노동자정당이 견지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삶의 파탄의 주범은 자본주의이고 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유일한 길임을 밝히며, 자본주의를 타파할 동력이 노동자 민중의 투쟁에 있음을 강조하는 이갑용 동지의 주장은 갈수록 단호하다. 그리고 그 대안이 사회주의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갑용 동지의 기백은, 사회주의를 향한 노동자들의 거침없는 발걸음을 연상시키며 그것이 그리 멀지만은 않았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