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8호/정세(5)]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를 내걸고 대선투쟁에 나서자!

날로 가중되는 노동자 민중의 고통은 ‘빈곤’과 ‘일자리’ 문제로 압축된다. 그러나 빈곤과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이 이 체제 하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굳이 복잡한 근거를 들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는 삶 속에서 충분히 실감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그것은 반자본주의 기치를 내걸고 투쟁에 나서는 것, 그 기조로 대선투쟁에 임하는 것이다. 현 체제 하에서는 해결이 요원한 일자리와 빈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 자본주의 작동원리를 거부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우려했던 대로 민주노동당은 ‘반자본주의 기조’를 분명히 하지 않는 태도로 대선에 임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를 앞세운 민주노동당은 이 땅에 존재하는 고통의 근원이 자본주의에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 진보정당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을 회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이미 민주노동당이 ‘범여권’의 일개 분파 정도의 보잘 것 없는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런 태도는 기성정당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지도 못한 채 급속한 당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다.

경선 과정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민주노동당에서 제시된 대선정책 중에서 비교적 급진적인 게 ‘택지 국유화’ 정도이다. 좁은 땅덩어리, 인구과밀 등으로 끊이지 않는 주택대란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요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개선의 여지조차 조금도 없는 절박한 현실은 체제에 대하여 근본적이고 급진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 질서의 근간이 되는 ‘소유’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최소한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를 주장하는 것으로 가능해진다.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이런 기조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일자리, 빈곤의 문제가 가중되는 근본적 이유는 자본이 착취를 강화하여 이윤을 높이려는데 있다. 그것은 자본가가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도록 하는 토대 위에서 관철되고 있다. 한편 자본주의 생산양식에서 사회적 생산은 진전되어 생산력은 계속 발전해온 반면, 생산수단은 여전히 ‘사적 소유’에 머물러 있으면서 양자 간의 모순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미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정도의 물질적 재화를 줄 수 있는 생산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우리는 낡은 ‘사적 소유’의 굴레 속에 허덕이고 있다. 때문에 낡은 사적 소유의 굴레를 깨고 새로운 소유관계, ‘사회적 소유’를 확립해야 한다. 생산수단을 자본가들과 같은 개인들이 아닌 ‘사회’가 소유하도록 하는 것, ‘생산수단의 사회화’가 그 해결의 관건이다. 그 동안 자본의 집적과 집중이 진행된 결과, 생산수단이 집중된 극소수 독점자본과 은행이 한국경제를 좌우하는 형국에서, 생산수단의 사회화 조치는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은행과 기간산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물론 사회적 소유가 되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기업에 대한 국유화를 한 사례도 많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국유화 조치는 파산 직전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회생되면 곧 헐값에 자본가에게 넘어가 그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었다. 우리가 요구하는 사회화는 이런 국유화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사회화된 기업을 어떻게 운영해 가느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그것은 ‘노동자 통제’로 요약된다. 정확히 얘기하면, 사회화된 기업은 노동자들의 민주적 통제 하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기업을 운영해가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통제 경험과 능력은 축적될 것이다. 그리고 축적되는 노동자계급의 역량은 사회와 국가의 운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도탄에 빠진 노동자 민중에 대하여 문제의 근원이 자본주의에 있음을 낱낱이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과 가능성을 얘기해야 한다. 사적 소유에 뿌리를 둔 자본주의 소유관계를 극복하고 사회적 소유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를 자신 있게 밝혀야 한다. 대선에서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자!


→ 민주노동당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권영길후보의 우경화행보
→ 짝퉁 통일방안 “코리아 연방제”는 노동자 정당의 통일방안인가?
→ 동반몰락을 앞당길뿐인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을 버리자!
→ 진보적 성장론은 폐기해야 한다
태그

민주노동당 , 사회화 , 대선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방기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