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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는 민주노동당에겐 대선에서 정치적 파산만이 있을 뿐이다

민주노동당은 대선을 맞이하여 자신의 역사적 가능성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안되는 집안에서 나오는 소리는 하나하나가 한심하기 마련이다. 한국노총이 각 당을 모아놓고 정책연대를 하겠다고 시건방을 떨자 표가 아쉬운 민주노동당 대표는 사과파문까지 일으키며 여기에 장단을 맞추었다. 그런데 막상 후보지지율 1위 이명박이는 어차피 찍을 놈들이라는 계산에 후보토론도 거부했다. 아직도 얼치기 정치가들께서는 한국노총 조합원이 어쩌고 하면서 정책연대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냉철함에서는 이명박이를 본받아야 한다. 한국노총 내에 민주노동당 당원들도 있는 마당에 당의 인지도가 모자라서 찍을 사람이 못 찍는 것이 아니다.
표가 아쉽기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대선투표를 코앞에 앞둔 민주노동당 당지지율이 4,5%대이고 후보는 그보다도 못하다. 안 돼는 것이 너무 많은 후보를 내세운 민주노동당은 후보지지율 2%대에서 아직 헤매고 있다. 후보들이 정리되고 막판이 되면 5,6% 이상의 득표는 얻을 수 있겠지만 당원들로서는 실망스럽고 분통터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 와중에 민주노동당 선대위는 이번 대선에서 코리아 연방을 국가비전이라고 내세웠다. 대중의 절박한 요구와 거리가 멀어 관심조차 끌지 못하는 국가비전에 대해 당내에서는 왈가왈부는 있지만 이를 시정하려는 진지한 노력은 없다. 사태는 오히려 종파적인 다툼으로만 전개되고 있다. 게으르고 오만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민주노동당에 세상은 딱 2%의 지지를 보내고 있다.

우리시대가 민주노동당에게 요구하는 청구서는 사회주의다

20세기 후반 대한민국에서는 민중을 학살한 군사독재에 대한 분노로 시작해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를 외쳤다. 그러나 민주화가 되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은 사실 뚜렷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87년 6월항쟁이 끝나고 민주화에 대해 청구서를 처음 내민 사람들은 노동자였다. 민주화가 되었으니 자신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전염병처럼 노동자 계급을 휩쓸었다. 그리고 7,8월 노동대투쟁이 있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노동자 정당이 생겼고, 그리고 국회의원을 10명이나 배출했으나 누구도 이에 대해 청구서를 내밀지 않았다. 장기투쟁사업장, 해고자 등 정도가 당에 대해 아주 작은 청구서를 내밀었을 뿐이었다. 대중들은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진출했지만 세상이 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대중의 요구도 폭발하지 않았다. 이것이 당내주류를 이루고 있는 속류 아류들이나 얼치기 호사가들에게는 행운이었다. 당사로 청구서가 밀려들지 않자 이들은 이제까지 하던 대로 대충 가면 된다는 믿음을 가졌다. 그러나 세상은 민주노동당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감추었던 청구서를 내 놓기 시작했다. 빈부격차, 양극화가 몰려들었고, 절대빈곤층이 급증했고, 비정규직의 증가로 대중의 박탈감이 높아지자 보수언론들은 정규직 노동조합을 귀족으로 둔갑시켰다. 수출은 늘고, 외환보유고는 늘어났으며, 주식은 상한가를 치는데, 신규취업자들중 비정규직비율은 해마다 늘어났고, 취직이 곧 빈곤의 출발이 되었다. 자본주의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의 체제임이 점점 증명되었다. 그동안 노동자 정당인 민주노동당은 밀려드는 청구서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열린우리당과 정책연대에 열심인 의원들 대다수는 무능했고, 개중 영리한 축들은 민중의 대표자가 아니라 부르주아 의회의 좌파가 되어 여론의 관심을 끄는데 만 열심이었다. 그러기에 노동자정당으로서 세상에 대한 정직한 응전, 사회주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청구서가 마침내 당사에 도착하자 그 청구서는 수취인 불명이 되어 버렸다.

사회위기로 정치적 파산에 이른 민주노동당은 청산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대중의 삶이 자본주의에 의해 파괴되는 시점에 당에 몰려드는 청구서를 마주하고 민주노동당에서 과반수를 점한다고 믿어지는 자민통 그룹은 내놓을 것이 애초에 없었다. 운동권내의 반지성의 상징으로 유명했던 그들의 두뇌를 아무리 뒤져도 자주, 통일 이외에 없었다. 고작 대선시기 내놓은 것이 코리아 연방이다. 시대의 청구에 지불하려고 지갑을 열었더니 현금은 없고 전화카드 한 장이다.
민주노동당은 대선시기를 맞이하여 파산했다. 상근자 월급을 못주어 재정적 파산에 이르렀지만 이제 정세와 시대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함으로서 정치적 부도 상태에 빠졌다. 계속 정치적 부도상태를 방치한다면 이번 대선을 분기점으로 더 이상 민주노동당은 청구서를 받을 일이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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