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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 비정규직 보호 1년? 그 참혹한 실패!

비정규직악법 시행 1년여. 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처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노동자 수는 지난해 3월 577만3000명에서 올해 3월 563만8000명으로 13만5000명(2.3%) 줄었다(통계청이 정규직으로 분류하는 ‘장기 임시근로’에 자영영자 취급하는 특수고용직까지 더하면 실제 비정규직 규모는 천만여명이다). 그런데 이는 정부가 선전했던 것처럼 자본들이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서가 아니다(실제 노동계 추산 비정규직 수는 더 늘어났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은 더욱 심해졌다.

통계에 따르면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기간제노동자는 지난해 3월보다 32만1000명 줄어들었고, 대신 통계청이 ‘비전형근로자’로 분류하는 용역, 파견, 일일노동자 등은 8만6천명 늘어났으며, 1주일 36시간 미만 노동하는 시간제노동자는 6만9000명 늘었다. 법 적용을 받는 기간제는 줄이고, 고용안정성이 가장 취약한 간접고용, 시간제를 늘린 것이다. 이는 이랜드사태로 폭로됐듯이, 자본들이 비정규직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외주용역화, 파트타임제 도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탓이다. 그리고 자본들은 계약기간도 줄여나가고 있다. 계약기간 1년 이상 비정규직은 20만9000명 줄어든 데 반해 1년 미만 노동자는 16만7000명 늘어난 것이다.

한편 비정규직노동자의 처우도 더 악화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지난해 3월 127만3000원에서 올해 3월 127만2000원으로 1000원 줄었다.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도 더 벌어졌는데, 같은 기간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64.1%에서 60.5%로 줄어든 것이다.

상여금과 시간외 수당 등 근로복지 수혜에서도 비정규직의 상황은 열악해졌다. 상여금을 받는 비정규직 비중은 31.4%에서 27.5%로 줄었고, 시간외 수당을 받는 비정규직도 24.3%에서 20.0%로 떨어졌다. 유급휴가가 있는 비정규직 비중 역시 27.3%에서 25.8%로 하락했고, 비정규직의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가입률도 줄었다.

이처럼 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 노동조건은 무엇 하나 개선되지 않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후세력’ 중 하나가 비정규직악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보수언론인 동아일보, 문화일보조차 “보호법 시행 후 처우 되레 악화”와 “비정규직법의 개폐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7월부터 100인 이상 299인 이하 사업장에도 법이 적용되는데, 이는 더 많은 노동자의 삶을 파탄 낼 것이다. 정부는 법 시행 1년 만에 그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비정규직악법을 폐기하라. 노동유연화와 인간다운 삶은 양립할 수 없다. 비정규직 철폐만이 노동자의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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