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4호] 비정규직악법의 폐기와 사회가 앞장서는 일자리 창출이 청년실업의 해법이다

2008년6월30일, 비정규직악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비정규직악법으로 인해 파견직, 용역직, 시간제 노동자 등이 양산되며, 비정규직화와 고용불안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4월 21일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일자리의 비율이 수자원공사는 89.6%, 주택공사는 86.6% 증가했으며, 도로공사의 비정규직 규모는 전체의 54.9%로 나타났다. 공적 원리에 따라 운영돼야 할 공기업에서조차 비정규직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비정규직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제 막 사회를 나오는 청년, 학생들이다. 대학생 같은 경우는 많은 수가 대학을 다니면서 알바를 하여도 일 년에 천만원을 넘나드는 학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학자금대출이나 사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은 뒤 사회로 나오게 된다. 그런데 2007년11월 교육부발표에 의한 대학생 취업률은 약 76%로, 그중 약 44%의 학생들이 비정규직으로 취직하여 이것저것 떼고나면 100만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대출이자를 내기 위해 다시 빚을 지게 된다. 그리고 취업이 힘들어 이자도 내지 못해 결국은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있다. 7월2일 취업포털사이트 커리어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구직자들의 66.5%가 학자금대출로 인한 부채가 있는 것으로 나왔고,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1.2%가 대출금 상환으로 인해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을 했다. 올해 2월 한국신용평가정보의 발표에 따르면 학자금대출 이자 연체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은 약 1만810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많은 청년, 학생들이 사회에 나서자마자 빚을 지고 생활하고 있다.

한편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07년 5월 기준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27만 6천명, 취업준비생등을 포함하면 약 104만명으로 5명중 1명이 실업자이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를 검색해보면 기업들은 대부분 대졸이상, 경력 2년 이상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뉴스에는 중소기업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잡코리아에 올라오는 중소기업 구인 광고들은 대부분 2년 이상의 경력직에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80%대에 달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학에 가지 않는 20%의 고졸자들은 높은 취업의 문턱에 좌절해야 한다. 실제로 글쓴이의 친구들 중 고졸인 친구들은 취업을 하려고 해도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원서조차 받지 않는 기업이 많다 보니, 취업을 하기보다 다시 대학을 가려하는 경우가 많다.

글쓴이 같은 경우도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되고 나서 취업사이트나 노동부 워크넷을 통해 구직을 해보았지만, 전문대 중퇴인 학력으로는 갈만한 곳이 없고 지원을 한다 해도 서류에서 계속 떨어졌다. 벌써 30여곳에 지원을 해봤지만, 지원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파견직이거나 대출상담원 등 프리랜서 직종이 대부분이었고, 글쓴이가 아는 후배도 40여곳을 지원해서 겨우 작은 학원의 계약직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글쓴이가 전공을 한 IT업계는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을 하는 프리랜서직이 90%에 달하고, 이 경우 월급은 월 100만원은커녕 6개월 계약에 300만원이라는 한달 50만원도 안 되는 돈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이 돈도 2,3차례에 걸쳐 나눠 지급하거나 지급일을 훨씬 넘겨 지급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일부 전문대졸 이하를 뽑는 경우는 계약직이나 시간제 근로자가 태반으로, 학자금대출 이자를 내고나면 생활비로도 빠듯한 월급을 받아야 한다. 취업자가 없다고 한탄하기 전에 구직의 문턱을 낮춰 학력이 아닌 다양한 기준으로 뽑는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청년, 학생들이 가슴을 펴고 살기 어려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도리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비정규직악법의 폐기와 사회가 앞장서서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것, 학력 위주의 취업관행의 철폐 등이 즉시 시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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