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8호]중간착취 근절을 위한 간접고용 철폐투쟁을 함께 만들어가자!

비정규직 투쟁에서 ‘간접고용’이 다시금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외주, 용역, 도급, 파견, 아웃소싱 등 다양한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간접고용은, 사용자가 노동자를 고용하면서도 이에 수반하는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중간업자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비정규직 고용형태이다.

간접고용은 근본적으로 중간착취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인 이중삼중의 착취이자, 노동자 분할통치의 핵심도구이기도 하다. 애초 비정규직 투쟁이 시작되면서부터 제기되었던 ‘간접고용’의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최근 비정규직과 관련한 주객관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투쟁의 주요한 요구는 정규직화, 직접고용, 원청 사용자성 인정 등 요구 수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결국은 하청이 아닌 원청을 상대로 한 투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요구를 내걸고 벌어진 05년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은 전사회적 투쟁전선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으나, 이후 후퇴기를 거쳐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간접고용 철폐의 요구들은 어느 순간부터는 당장 쟁취해야 할 목표가 아닌 구호로 머무는 경향이 많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자본의 비정규직 양산/노조 탄압이 심화되면서, 비정규직 투쟁주체들 역시 다시금 원청을 상대로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전 산업분야에서 간접고용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으며, 이를 노조활동 탄압의 도구로까지 적극적으로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사례처럼 그나마 직접고용 되어있던 공공, 서비스 등 사회 전 분야의 비정규직들은 급속도로 파견, 용역, 도급이라는 다양한 이름의 간접고용 형태로 내몰리고 있다.

GM대우, 동희오토, 현대-기아차 등의 사내하청을 중심으로는 원청자본이 ‘시설관리권’을 주장하며 하청노동자들의 조합활동 자체를 불법으로 만들어버리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기륭전자, KTX, 코스콤 등의 비정규직 투쟁주체들이 원청을 상대로 한 끈질긴 투쟁을 벌이면서 비정규직 문제를 다시금 사회적 쟁점으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코스콤, 현대차, 현대미포조선 등의 노동자들이 간접고용이 불법이었음을 인정받는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들이 비정규직 투쟁의 근본적인 과제였던 ‘간접고용’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민주노총은 ‘간접고용 실태와 법제도 개선 과제’라는 이름의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올해 초부터 간접고용 연구팀을 구성하여 야심차게 진행한 정책프로젝트의 결과에 대해 정작 비정규직 투쟁주체들은 문제제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법제도 개선방향으로 제시된 것이 간접고용의 주근거인 파견법의 철폐가 아니라 보완, 개정을 방향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조직적 입장이 아니라며 열어놓고 논의하자며 에둘러 넘어는 갔다.

그러나 별다른 실천계획과 투쟁역량배치 없이 구호로만 존재하는 민주노총의 ‘파견법 철폐’, ‘비정규직 철폐’를, 비정규직 주체조차 구호로만 유지시키려한다면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다. 간접고용의 확산과 병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현시기, 비정규직 투쟁주체들부터 간접고용 철폐를 위한 실질적인 투쟁계획을 논의하고 직접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지난 달 사내하청 단위가 중심이 된 금속노조 비정규대표자회의에는 불법파견 투쟁을 전면적으로 펼쳐나가자는 안건이 상정되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주요 논의내용은 원청 사용자성 인정, 간접고용 철폐를 위한 투쟁계획과 이를 위한 불법파견 투쟁 당사자들의 공동투쟁체 결성에 관한 것이다.

금속 비정규대표자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금속노조, 민주노총 단위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을 결정한 상태이다. 이러한 시도는 간접고용과 불법파견에 대한 투쟁전선을 재구축하기 위해 투쟁주체들이 다시 결의를 모으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논의가 상급단체들이 기존에 보여준 관성적인 사업으로 머물지 않고, 다시 한번 전사회적인 투쟁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투쟁 당사자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비정규직 투쟁주체들부터 중간착취를 근절하고 간접고용을 철폐하는 것을 스스로의 과제로 받아안고 공동투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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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간접고용 , 이중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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