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휴업사태, 명퇴바람, 감원, 정리해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GM대우가 12월부터 휴업에 들어가며, 사실상 대규모 정리해고로 나가고 있다.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잘 나간다던 조선사업에서는 중소 조선소에서 도산이 속출하면서 길거리에 나앉는 노동자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불황이 정도껏 진행되어야 해당되는 이야기고, 장기불황이 지속되거나 공황 상황에서는 노동조합이 버팀목이 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노동조합을 통해 고용을 보장받는 것은 회사가 폐업을 하면 방법이 없어진다. 더구나 노동조합도 없는 비정규직에겐 말을 해 무엇할 것인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대공황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자신의 고용, 고용이 안되면 생활비 확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그래도 국가가 노동자를 먹여살려 줄 수 있다
하나는 휴업시에 6개월 동안 130만원 한도에서 받을 수 있는 휴업수당이다. 그리고 고용보험에 들었을 경우, 해고수당을 몇 개월 받을 수 있다. 전직수당도 있을 수 있고, 고용보험으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1년을 버텨서 새로운 일자리가 나온다면 참으로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가락 빨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나랏돈으로, 혹은 내가 냈던 고용보험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사회가 만들어 놓은 안전망이 불황이나 공황때 노동자가 연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데 이 나라처럼 그것이 불안정한 나라에서는 노동자가 연명할 기간이 1년도 채 안 된다. 사실 휴업수당이라는 것도 회사가 버텨주어야 그나마 받을 수 있는 것이기에 회사 자체가 폐업이 된다면 이마저도 받을 수가 없으니, 노동자의 연명기간은 6개월 정도로 축소된다.
휴업수당 받는 기간을 연장시키는 투쟁도 가능하고, 실업수당의 지급기간을 늘려야 되는 투쟁도 가능하지만, 결국 남는 문제는 기업이 유지되지 않으면 그것마저 해결방법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이 생산활동을 지속해야 하는데, 현재의 사기업은 기업주가 하기 싫거나, 할 수가 없으면 그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다시 말해 폐업위기에 몰린 거대 기간산업과 그에 딸린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 하나 기간산업을 국유화 혹은 몰수해서 사회가 운영하고, 노동자가 고용을 보장받는 것이 남은 방법이다.
노동자가 스스로를 지키는 수단으로 공장/직장위원회를 건설하자
노동자가 기간산업을 생존시켜 고용을 보장받는 것은 공적자금을 투자해 기업을 살려 엉뚱한 놈에게 횡재를 시키는 것보다, 사회정의에 맞고 조세정의에 맞는 일이다. 기아자동차가 도산했을 때 국가는 10조가 넘는 돈을 퍼부어 기아를 살려 단 1조 남짓한 돈을 받고 현대에 넘겼다.
쌍용자동차는 도산 이후에 연간 4,000억 원이 넘는 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노동자들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회생을 시켰지만, 단돈 6,000억 원에 중국회사로 넘어갔다. 이것이 은행과 정부가 해온 짓들이다.
노동자의 고용이 유지되는 방법은 휴업이건 전직이건 노동자를 해당 업체에서 유지해서, 축적된 기술과 숙련도를 확보해 사회 전체의 생산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노동자의 생존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공장/직장위원회는 바로 공장의 사회화(공장의 소유를 사회로 넘기는)의 주체이자, 고용과 생산력을 유지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해고에 몰린 노동자의 희망은 공장/직장위원회 건설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