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에 철거민 5명을 죽인 경찰이 그날 밤 이에 항의하는 민중 위로 물과 돌을 쏟아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사람을 어처구니없게 죽여 놓고,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와중에도, 그 흉악한 기세를 수그러뜨리지 않는다.
누구는 방패에 찍히고, 한 여성은 머리채를 잡혀 군홧발 아래로 내동댕이쳐졌다. 작년 촛불정국에서의 시시때때 폭력진압으로 이제는 폭행이 몸에 완전히 붙었나보다. 파블로프의 개 마냥 촛불만 들면 반사적으로 방패가 나가고 물대포를 쏘아댄다.
게다가 경찰은 희생자 주검에 대한 유족들의 접근까지 철저히 통제하고, 유족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서는 부검을 실시했다. 희생자들은 죽어서까지 능멸당하고 있다. 경찰은 진정 패륜집단이다.
또 채 이틀도 지나지 않아 경찰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농성 시작 3시간반만에 특공대를 배치했고, 농성 현장에 위험물질이 얼마나 있는지 매우 자세하게 파악하고도 강제진압을 강행했던 것이다. 조금의 도리도 다하지 않고, 경찰은 잘못을 숨기기에 급급해 “예측은 했지만, 양은 파악하지 못했다” 등의 곧 드러날 거짓말만 늘어났다. 구제불능의 집단이다.
구제불능의 패륜집단인 경찰의 적반하장이 어디에까지 이를지 알 수 없다. 좌시해서는 안 된다.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시장이 사람을 잡아먹고 있다!
서울 용산 한강로3가 63번지. 살인진압이 벌어진 4층 건물의 유리창은 모두 깨져 있고 벽면은 검게 그을려 있다. 사람이 참혹하게 죽어나간 이 자리에는 대신 40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모두 50평형부터 95평형에 이르는 아파트들이고, 평당 분양가가 무려 3천500백만 원일 것이라고 한다. 예상되는 재개발이익은 4조 원대이고, 이를 챙길 시공사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잘나가는 건설재벌들이다.
참으로 허망하다. 최소 17억 원은 있어야 살 수 있는 부자 아파트 지으려고, 그곳에서 수년에서 십수년까지 살아오고 장사해온 사람들을 얼마 쥐어주고는 쫓아내고, 떠나지 않겠다는 사람들을 화마에 태워 죽였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다시 철거가 시작되고, 그 자리에는 건설재벌의 배를 채워주고, 부자들의 남다른 욕구들도 채워줄 ‘그들만의’ 성이 세워질 것이다.
철거민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자본이 증식하는 반대편에는 민중의 고통의 골이 더욱 깊어진다는 것을, 그 골의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이윤을 맘껏 취하기 위해, 자본의 필요에 따라 용산 4구역 세입자들은 생활터전을 떠날 것을 명령받았다. 자본과 법, 시장의 법칙은 말한다. “너희들은 어떤 권리도 없다.”
하지만 철거민들은 투쟁을 통해 스스로 생존권을 쟁취하고자 했다. 그러나 경찰과 자본은 이를 단 하루 만에 불살라버렸다. 이렇게 해서 시장의 질서는 다시 지켜졌다. 시장이 사람을 잡아먹고 있다!
결코 반성치 않을 참사의 배후세력들
자기네 잘못은 진정 인정할 줄 모르는 통치세력의 속마음을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시원하게 표현해주었다. -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사족을 달자면, 김은혜는 95억 원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한편 언제나 허튼 소리 하는 조선일보는 22일자에 「용산 참사 배후세력 ‘전철연’에 단호히 대응해야」라는 사설을 써댔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참사의 진정한 배후세력임을 온 국민이 안다. 촛불시위 강경진압과 유모차부대 엄마들을 아동학대사범으로 몰은 공을 인정받아 뻔뻔스럽게 승진할 뻔 했던 김석기가 특공대 투입을 지시했다.
참사를 일으킨 강제진압이 우발적이고 새삼스럽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이명박 정권 출범과 함께 폭력탄압이 그토록 횡행해왔다. 경찰, 국정원 등의 폭력탄압, 공안탄압이 이명박 정권의 사주와 지원 하에서 저질러져왔다.
그리고 탄압은 앞으로도 결코 수그러지지 않을 것을 안다. 이명박 정권 자체가 시대착오적이고, 따라서 오직 폭압을 통해서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권이기 때문이다.
이명박과 거리에서 맞장을 뜨자!
학살과 다름없는 용산참사는 보여준다. 이명박 정권이 민중의 생존권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가를 분명하게 말이다. 신자유주의 통치 십년의 민생파탄 끝에 경제만 살리라고 뽑아났더니, 재벌과 땅부자들 좋은 일만 하고 민중은 안중에도 없다. 민주주의는 도륙당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민중의 제대로 된 삶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촛불시위로 증명되었다.
그러나 대안이 당장 보이지 않는다. 총선은 3년, 대선은 4년이나 남았다. 야권은 10년의 민생파탄 주범이거나 MB정권보다 더한 수구들이다. 진보정당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유권자는 항상 판돈을 잃게 돼있다.
그래서 2008년에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직접 촛불을 밝히지 않았던가? 하지만 촛불시위는 경찰의 물리력을 넘지 못했고, 결국 이명박 정권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번 성공하지 못했다고 선거일만 기다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해야 할 것은 민중의 직접행동을, 거리의 정치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다. 거리에서 직접 요구하고 다수의 하나 된 힘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민중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아니, 스스로가 대안이 돼야 한다.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된다고 정권 자체의 시대착오적 본질로부터 비롯하는 폭압성이 바뀔 리는 없다. 이명박 정권을 상대로 큰 투쟁을 벌려내야 한다. 학살정권, 이명박 정권을 몰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