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 지난 3월20일, GM대우자동차 지부(금속노조)는 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열어 감산 및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규직 여유인력의 전환배치를 GM대우 사측과 합의하였다.
정규직 여유인력의 전환배치는 비정규직의 대량해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규직이 살기 위해 비정규직을 희생시키는 반노동자적 결정이었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논의 없이 진행된 일방적인 결정이었다.
사례 2 - 지난 3월31일, 민주노총 소속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현장투쟁위원회 김석진 의장에 유기정권 5년, 나머지 활동가에 대해서도 정권 1년 등의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를 받은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로서 용인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원직복직 대법원판결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사측에 촉구하는 홍보물 배포와 투쟁을 전개해왔던 동지들이었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이들에게 포상을 하지 못할망정, 사측 노무와 함께 유인물 배포를 폭력적으로 막고, 결국에는 도저히 이해되지도 않는 이유를 들어 이들을 징계하는 쌩어용 짓거리를 자행했다.
이런 일들이 있고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문제해결은 되지 않고 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GM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서만 9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것도 5월부터는 무급휴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대미포조선 김석진 동지도 마찬가지다. 회사로부터도 정직 2개월을 받고 현장출입도 안 될 뿐만 아니라, 회사 외부 홍보활동까지 노무관리자들과 어용세력에 의해 탄압을 당하고 있다.
우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단하다. 현재 현대미포조선 노조집행부에 대해서는 민주노총에서 제명조치를 취해야 한다. 민주노총 위기, 혁신. 너무 오랫동안 지겹도록 이야기만 되어 왔다. 정말 혁신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부터 단호하게 실천해야 한다. 조합원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대처해야 한다.
GM대우자동차지부에 대해서도 금속노조 차원에서 징계해야 한다. 총고용보장 원칙을 어긴 점도 있지만, 노동자는 하나라는 노동자계급정신을 상징적으로 무너뜨린 점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있다. 민주노조도 마찬가지다. 자본의 노동자 분할에 맞서 정규직, 비정규직이 하나라는 정신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금 자본은 경제가 어렵다는 단순한 논리로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자본이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민주노조의 정신을 지켜온 노조는 이러한 상황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노조는 점점 더 자본에 포섭될 것이다.
GM대우만 보더라도 벌써 자본이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현금유동성 타령, 경제위기 타령으로 연말상여금 유보, 복지혜택 축소, 10%임금삭감, 전환배치와 비정규직 무급휴직 등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진행해 왔는데, 파생금융상품 투자로 인해 2조원 가량을 날려버렸다. 그것도 파산위기에 처한 모기업 GM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이정도 상황이면 구조조정 무효화가 당연한 주장이 아니겠는가!
반노동자 행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엇보다 정규직 활동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변이 다 상황이 어렵다고, 정규직 노동자의 정서가 바뀌지 않는다고, 슬며시 노동운동의 원칙까지 뒷전으로 놓아서는 안 된다.
GM대우 정규직 활동가 동지들은 늦었더라도 하루빨리 배치전환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정규직-비정규직 연대투쟁을 만들어가야 한다. 노동운동이 계급적이고 변혁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자본투쟁 못지않게, 내부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