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달 ‘2009년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통계청, ‘2009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비정규직은 841만 명, 정규직은 767만 명으로 전체 임노동자에서 각각 52.3%, 47.7%를 차지했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것이다. 이와 달리 정부는 비정규직 규모를 537만 명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임시근로자 등을 비정규직으로 보지 않는 잘못된 분류방식 때문이다.
비정규직 증감 추이를 보면, 2007년부터 경기침체에 따른 비정규직 해고와 비정규직법의 효과(무기계약 전환)로 감소했다가, 작년 8월부터 다시 증가했다.
다시 늘어나는 것은 “정부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을 시도하는 등 비정규직 사용을 자유롭게 해도 된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냄과 동시에, 고용대책의 하나로 청년 인턴 등을 강제한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보고서는 해석한다. 이명박 정권이 비정규직화를 부채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별도 확대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월평균임금을 보면 정규직, 비정규직이 각각 253만원, 123만7천원이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이 48.9%에 불과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2008년 3월에는 이 비율이 50.3%였다. 또한 남자 정규직 대비 여자 비정규직 임금은 39.1%로 사상 최대의 격차를 보였다.
한편 2009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는 법정최저임금 미달자가 무려 22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서민 행보 운운하려면 이러한 현실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