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시간, 해방연대(준)은 저임금노동자들의 일터가 집중해 있는 성수역에서 사회주의 정치 실천으로 최저임금 현실화 및 필수재 무상공급 선전전을 벌였다.
성수역 3번 출구 주변에서 해방연대 회원들 중 일부는 선전물(실천 5호)을 나눠주고, 다른 일부는 현수막(“최저임금 삭감은 살인이다! 최저임금을 현실화하라! 자본이 책임지지 않는다면 국가가 책임져라!)을 들고 있고, 그리고 서로 돌아가면서 마이크를 잡고 구두선동을 했다.
“오늘은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날입니다. 최저임금은 적어도 생존은 보장받기 위한 최소의 기준입니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오히려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살인입니다.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최저임금 현실화, 나아가 생필품 무상공급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권은 100조원에 이르는 돈을 감세해 주었고, 22조원을 4대강 개발에 쏟아 부으려 합니다. 이 돈이면 생필품은 물론 의료, 교육까지 무상공급이 가능합니다.”
자본가들의 최저임금 삭감 시도와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함께 규탄했다. 다양한 사례와 논리가 말해졌다. 해방연대 회원들은 열정적으로 선동을 이어나갔다. 이제는 저마다 어디에서도,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게 사회주의적 요구들을 주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저임금제까지 임금삭감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후안무치한 자본가들
이번 2010년 법정최저임금 결정은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자본가단체들의 끈질긴 삭감 요구로 인해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그런데 최저임금 삭감은 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단 한 차례도 없어왔던 일이다. 이는 최저임금이 경제논리로 재단할 수 없는, 기초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저임금은 공익위원이 제출한 2.75% 인상안(시간당 4,110원)에 대한 표결로 결정됐다. IMF위기 직후인 1998년 2.7% 인상률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며, 애초 노동계 요구였던 2008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에 해당하는 시급 5,150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다.
불평등 축소와 내수부양 등을 위해, 미국은 오랫동안 정체돼있던 최저임금을 2011년까지 45% 대폭 인상키로 했고, 유럽연합회의는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60%로 맞출 것을 권고했는데, 이와 같은 선진국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수치이기도 하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생필품 무상공급과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택
한편 사회주의 정치 실천의 요구로써 주장하고, 최저임금제보다 생존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근원적인 해결책이기도 한 방안이 바로 생필품 무상공급,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택이다.
이는 말 그대로 식료품에서 생활용품, 문구품, 아동·노약자를 위한 물품(분유, 기저귀 등), 전기, 수도, 난방원료, 대중교통 이용권에 이르는 생활필수품과 인간다운 삶에 꼭 필요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갈수록 접근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의료, 교육, 주택을 국가가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소득 보장 같은 간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국가가 무상으로 공급해서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직접 보장하는 방식이다.
누군가는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고 물을 수 있겠다. 그러나 사회보장은 지금도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무료급식단체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쌀을 무상/저가로 공급하고 있고, 대중교통 우대권도 발급한다. 건강보험제도나 의무교육제도, 국민임대주택제도 등도 그 취지가 인간다운 삶을 사회가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보장원리를 극대화/완성하는 것이 무상공급이다. 문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큰 상상력과 우리의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