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몰아친 자본주의 위기에 모든 피해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노동자 민중들의 삶은 끝이 없을 정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 또한 목숨을 담보로 할 정도로 격렬해지고 있다. 그 투쟁의 한가운데에 쌍용차 노동자들의 77일간의 옥쇄파업이 있었고, 용산투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사회주의 정치조직들도 이를 사회주의당 건설의 호기로 판단하고, 당 건설투쟁을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해방연대는 사회주의당 건설을 위해서 용산투쟁, 쌍용차 투쟁에 결합하면서, 한편으로 독자적인 ‘사회주의 정치실천의 날’을 통해 용산투쟁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토지국유화 등을 제시하면서 선전선동을 진행했다.
또한 쌍차투쟁에서는 공적자금 투입, 국유화, 대정부투쟁을 주요내용으로 설정해 쌍차 현장 선전전, 산업은행 앞 집회 등을 진행했다. 그리고 『사회주의 강령을 토론하자』(이하 『강령토론』) 발행을 통해 강령토론을 활성화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반면 ‘사회주의 정치실천단’ 활동을 통해 변혁적 활동가들을 사회주의 활동에 참여시킨다는 계획은 힘 있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강령토론』 발행을 통해서 강령토론을 활성화 시키고자 했던 것 역시 힘 있게 진행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해방연대는 ‘사회주의 정치실천단’, 『강령토론』 편집위원회의 문호를 개방하고 변혁적 활동가,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의 참여를 끊임없이 조직하고 있다. 우리의 활동이 사회주의당 건설에 있어서 최고의 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활동을 굽힘없이 추진하는 것은 현 시기, 현 정세 속에서 이러한 실천활동들이 당건설의 토대를 그 어떤 활동보다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노련의 종파주의, 기회주의
한편,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하 사노련)과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준비모임(이하 사노준)은 당 건설투쟁의 중요한 고리로 당 건설을 전면화 하자라고 하면서 강령, 전략과 전술, 정세 등의 주제로 지역을 순회하면서 공동토론회를 수차례 진행하였다. 그리고 토론회를 통해 중도주의, 조합주의, 개량주의활동에 대한 상호검증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더불어 전국의 선진노동자들에게도 토론회 조직위원회 참여를 제안했다.
그러나 토론회를 통해 당건설의 주체를 발굴하고 당건설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실패했다. 최근에 제출된 사노련의 제안이(「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 노동자 공동정치투쟁단 결성으로 함께 나아가자!」)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제 사노련과 사노준은 토론회를 통해서 양 조직이 얼마나 서로를 검증했고 검증한 내용이 무엇이고 그것을 토대로 당건설의 공동주체가 될 수가 있는지에 대한 서로의 판단 등을 구체적이고 대중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두 조직은(특히 사노련은) 토론회를 위해 조직의 많은 역량을 집중했고, 그렇다면 그렇게 중요하게 토론회를 당건설의 중요한 사업으로 판단해서 진행한 것에 대한, 응당 거기에 맞는 평가를 하고 그에 근거해서 새로운 사회주의정당 건설계획을 제안해야 한다.
또한 사노련은 2008년에 해방연대가 제안했던 사회주의 정치실천단, 공동이론지 등 사회주의당 건설을 위한 공동활동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 당시의 정세와 현정세의 차이는 무엇이고, 해방연대의 제안이 당 건설투쟁에 있어 어떤 문제가 있고 부족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공동활동의 기본은 상호 신뢰이다. 아직도 해방연대는 사노련이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 그 이유를 명확히 모르고 있다. 타 정치조직이 공동활동을 제안하면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고 제안을 받을 건지, 덧붙여 추가제안을 할 건지, 거부를 하면 정확히 왜 거부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제안한 조직도 분명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있는 사노련의 자기중심적·편의적 행태는 종파주의와 기회주의의 전형적인 활동인 것이다(사노련의 기회주의에 대해서는 『해방』 42,43,44,45호 참조. 사노련은 해방연대의 비판에 줄곧 침묵하고 있다). 태도의 명확함. 이것이야 말로 사회주의조직의 덕목이 아닌가?
사노련이 종파주의, 주관주의, 기회주의를 반성하고 평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 노동자 공동정치투쟁단’의 내용과 형식도 대중적으로 신뢰를 받지 못 할뿐만 아니라 진정성도 의심을 받을 것이다.
더불어 사노련은 사노준(구 ‘노동자의힘’의 관료주의적 변질)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토론회를 통해서 사노준이 중도주의, 관료주의와 단절하지 못하는 것 등이 얼마나 극복되었는지, 당건설의 주체가 될 수가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
우리가 보기에 사노준에 대한 사노련의 태도는 토론회를 공동으로 시작할 때와 지금이나 여전히 애매모호하다. 이러한 태도로 인해 반관료주의 투쟁을 전개해야 할 조직을 공동활동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사회주의당 건설투쟁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아래는 해방연대 당건설 추진단원에 대한 사노련 집행위원장, 편집위원장의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 노동자 공동정치투쟁단’ 제안 설명회 때 이뤄졌던 질의응답 중의 일부이다. 사노련의 사노준에 대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준다.
“사회자가 보충질의: (사노련) 총회 문건에는 중도주의세력과는 실천단을 함께 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4개월이 지나 작성된 공동정치투쟁단 제안서에는 이것이 없어졌다.
답변: 중도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은 변함없다. 하지만 사노준도 일부 변화가 있다. 검증해야 한다.
추가보충질의: 정치조직은 타세력에 대해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 사노준을 여전히 중도주의로 보는 것이냐, 아니냐?
답변: 사노준이 중도주의인지 모르겠다. 사노준도 최근 강령을 발표하고 민투위를 회원으로 받지 않는 등 변하는 것이 있다. 검증이 필요하다. 사노련도 잘못한 것이 있다면 비판받겠다.”
조합주의활동을 극복해야 한다
상반기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의 당 건설투쟁은 정세에 조응하여 투쟁의 내용을 사회주의적 요구로 올려내면서, 또한 거기에 걸맞은 독자적인 정치투쟁전선을 만들어내면서 대중투쟁을 엄호하고 전선을 확대했어야 했다. 이를 통해 현장의 선진노동자들을 전선으로 나오게 하고 이들을 당건설의 주체로 세워내려고 하는 실천을 조직했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투쟁의 현장에서는 조합주의활동으로 일관했고 사회주의 정치조직의 정체성을 상실하면서 노동조합투쟁 지원단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은 사회주의 정치조직답게 독자적인 사회주의 정치전선을 만들어내면서 현장노동자들에게 신뢰받고 실력있는 정치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냐, 아니면 노동자들의 투쟁이나 쫓아다니는 고만고만한 조직으로 인식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하반기 활동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