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 직접 민주주의
MB와 한나라당이 보여주고 있는 독선과 불통은 민주주의를 다시 고민케 한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는 대표자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순간부터 민의를 거스르기 시작한다는 점이고, 이러한 대표자에게 끝까지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이 절차적 민주주의의 한계이다.
그리고 지금 절차적·간접 민주주의의 한계를 온전히 보여주고 있는 문제적 인물과 여당이 바로 MB와 한나라당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매일, 매주 거리로 나와 요구하는데도 바뀌는 게 하나 없다면 이것은 진정 민주주의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불통이 아니라 통하는 민주주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한다. 진정 대중이 권력을 갖기 위해서, 모든 공직자는 국민이 선출하고 선출자들 다수의 결정에 의해 언제라도 소환돼야 한다(모든 공직에 대한 국민선출제, 대통령까지 포함하는 국민소환제 도입).
그리고 국민 자신이 입법자, 법관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에 의한 직접입법권과 직접 형사소추권을 도입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정치주체가 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토론하고 결정하며 집행에 참여할 수 있는 대중운동조직 결성을 장려해야 한다. 이는 실질적·직접 민주주의의 기초를 이룰 것이다.
쌍용차사태 해결을 위한 국유화와 노동자통제
지난 달 쌍용차사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63.1%는 ‘쌍용차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정리해고 등 인력 감축’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 70%가 ‘쌍용차를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하여 기술을 빼가게 만든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그리고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공기업화하는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반대(42.6%)에 비해 찬성(45.3%) 여론이 높았다.
이처럼 국민 다수가 인식하고 있듯이, 쌍용차사태의 큰 책임은 정부에게 있으며 올바른 해결도 정부에게 달려있다. 쌍용차노조는 모두가 함께 살자고 한다. 그런데 채권단과 법정관리인은 회사가 살기 위해서 너희는 죽으라고 한다. 이는 노동자의 삶을 책임질 수 없다는 그들의 무능력과 비인간성의 발로일 뿐이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노동자와 그 가족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도록 정부가 고용안정기금을 투입해 국유화하는 것이고, 경영은 노동자가 책임지는 것이다. 결국 경제는, 가치는 사람과 노동이 만들어낸다. 구조조정을 통한 단기적인 수익성 회복보다 삶과 노동의 안정을 통한 지속적인 가치 창조(사회적으로 유용한 생산)가 훨씬 많은 사람들을 위하는 길이다.
노동자·서민 중심의 경제위기 극복
쌍용차 해결방안을 예로 든다면, ‘인력감축(구조조정) → 수익성 정상화’는 자본가들의 대안이며, 반대로 ‘국유화와 노동자통제 → 일할 권리와 살 권리 보장’은 노동자들의 대안이다.
그런데 IMF위기 이후 자본가 대안이 관철돼온 결과는 일자리 파괴와 사상 최대의 양극화·빈곤화이다. 그리고 이로 인한 내수 부진은 경제를 발목 잡아왔고, 그나마 수출증가에 의존해왔던 경제성장도 세계경제 위기로 요란하게 멈추었다.
노동자·서민 중심의 진보적 대안만이 경제를 진정 살릴 길이다. 고용안정과 생존권 보장이 내수를 늘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해고를 금지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며, 이를 위한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공적자금 투입을 지렛대로 공공부문을 확대하고, 이윤극대화 일변도의 기업경영을 사회적 목표(고용안정 등)에 종속시켜야 한다. 은행 및 기간산업 국유화는 사적이윤에서 사회정의로의 운영원리 변화를 용이하게 해줄 것이다.
한편 공공부문 확대는 생필품 무상공급·무상의료·무상교육 등의 진보적 재정지출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이 돼 줄 것이다. 우려되는 관료제의 병폐는 경제민주주의(노동자통제 등) 확대로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