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은 ‘사회주의 노동운동 강화’를 핵심 실천방향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으며, 사회주의 노동운동 강화의 계기로서 ‘공장위원회 건설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노동운동 현실에서 ‘공장위원회’는 아직 생소하기만 하다. 이에 해방연대는 공장위원회 개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5문5답을 작성했다. 보충하여 「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의 한 부분(‘공장위원회운동과 산별노조운동과의 대비’)도 함께 싣는다.
첫째, 산별운동은 교섭의 수준을 높여내는 운동이라면, 공장위원회 운동은 요구의 수준, 투쟁의 수준을 높여내기 위한 운동이다.
둘째, 산별교섭의 힘은 숫자, 즉 조직력에서 나온다. 그러나 공장위원회 운동은 현장민주주의의 확대에서 나온다. 공장위원회는 참여의 폭을 비정규직, 그리고 외부하청 노동자까지 확대해 나가고 필요하면 노동자가족까지 확대해 나가면서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셋째, 산별노조운동의 성과는 노동자의 투쟁도 투쟁이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계속해서 번영해야 기대할 수 있다. 안정적인 임금인상에는 안정적인 성장이 보장되어야 한다. 반면 공장위원회 운동은 사멸해가는 자본주의로부터 노동자를 수호하고, 자본의 생산방식을 노동자 통제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면에서 결정적 차이를 갖는다.
공장위원회 건설은 노동자들의 혁명적 진출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장위원회의 구성에서 보여주는 프랑스 노동자들의 경험에서 확인될 수 있다.
프랑스는 최근 투쟁에서 공장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공장위원들을 10명당 1명씩 선출했다. 이들은 선봉대이자 투쟁에 책임을 지는 지도부의 역할을 했다. 마치 조선시대에 대밭에 농민들이 들어가면 죽창을 만들러 가는 줄 눈치 채고 줄행랑을 놓던 양반, 지주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 노동자들이 공장위원을 선출하는 순간 해당지역의 정치적 긴장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시끌벅적할 수밖에 없고 노동자들의 상호간의 유대와 소통이 최고조에 이르는 공장위원들의 선출은 대중의 혁명적 진출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공장위원회는 사실상 고립되고 있고 계급적 대표성을 잃어가고 있는 대기업 단위에서 노동자 대중운동으로 노동운동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며 동시에 하청계열화된 노동자들과 함께 진행할 수도 있는 유연한 조직형태로 주목받아야 한다.
공황 시기 모순이 더욱 가중될 중소, 영세사업장에서는 도산, 휴폐업에 몰린 사업장 통제의 수단으로서 강조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장위원회는 생산직 대공장뿐만 아니라 투쟁의 요구에서 현 노동조합운동 수준을 넘어서려는 노동자들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공장위원회 건설투쟁은 물론 당장 시도할 수 있는 조건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먼 훗날의 문제라고 말할 수도 없다. 조만간 모순의 심화와 대중투쟁력이 높아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선진대중, 그 중에서도 사회주의 분파는 이를 준비해야 한다. 준비된 자들에게만 기회는 말 그대로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장위원회의 정신, 즉 현장민주주의, 반자본주의,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와의 총단결의 정신을 끊임없이 현장대중에게 유포하고, 환기시켜야 한다. 그리고 공장위원회의 주역이 될 선진노동자를 육성, 발굴하는데 노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