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이슈] 도를 넘은 경비업체의 불법행위

경비업법의 개정이 시급하다

경비업체는 택지개발사업 등 개발사업을 위한 강제철거현장, 쓰레기매립장 등 특수시설 건설현장, 노사분규 현장, 노점상 단속 현장 등에서 시설경비업무를 비롯한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경비업무의 범위 일탈 등 많은 경비업법 위반행위와 더 나아가 폭력, 상해, 협박 등의 형사법 위반행위가 빈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감독과 처벌이 엄격히 행해지지 않아 경비업체의 불법행위는 이미 사회적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지나치고 있다.


경미한 처벌이 경비업체의 불법과 폭력을 조장한다


첫째, 경비업체의 업무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경비원이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경비업법(이하, ‘법’)은 경비업무의 범위를 시설경비업무, 호송경비업무, 신변보호업무, 기계경비업무, 특수경비업무로 분류하고 있고(제2조 제1호), 경비원 등의 의무에 대하여 “경비원은 타인에게 위력을 과시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경비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5조의 2 제1항). 누구든지 경비원으로 하여금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5조의 2 제2항).”고 규정하여 위 경비업무의 범위를 준수할 것과 위 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에 대하여는 “위 제1항 위반한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5항)에, 위 제2항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2항 제6호)에 처한다.”고 규정(제28조)하고 있다.
6월 15일, 단식 4일째이자 파업 148일째를 맞은 부천 세종병원 노조 집회에서 구사대가 몰려들어 농성장을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사진 | 참세상


그러나 철거현장이나 노사분규현장, 노점상단속현장 등에서 경비원들의 물리력 행사는 법에서 열거한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나 가혹한 폭력행위와 나아가 상해에 이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경비원들의 행위는 경비업법 위반뿐만 아니라 형법상의 폭행, 협박, 상해죄에 해당하거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이 되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경비원 등이 상해를 가한 경우를 특정하여 그 형량을 비교해보면, 먼저 경비업법위반으로 보면 행위자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그 교사자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형법상의 상해죄로 보면 행위자와 교사자 모두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만약 경비원들 2인 이상이 공동하여 한 경우라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에 의하여 형법상의 형량에 1/2을 가중하고, 만약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여 위 상해죄를 범한 경우라면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한다. 그리고 폭행 또는 협박의 경우에도 형법상으로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폭행의 경우)이거나,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협박의 경우)이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에 의하면 위 상해의 경우와 동일하다.


결국 경비업체가 경비원을 교사하여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폭행, 협박, 상해를 한 경우 경비업법에 의하면 경비원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을 뿐이고, 단지 경비업체의 대표 등 그 교사자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경비업체의 불법행위로 인한 인권침해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너무나 미온적인 법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경비업법의 벌칙규정은 대폭 강화되어야 하고, 검사는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도 형법이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결격사유 경비원 채용에 처벌이나 제재조항도 없어


둘째, 경비원이 될 수 없는 미성년자나 폭력전과자가 경비원으로 동원되는 문제를 들 수 있다. 법은 “18세 미만인 자,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자,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금고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선고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에 해당하는 자는 일반경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0조 경비원의 결격사유). 그러나 평택 미군기지 시설 설치현장에서 만17세의 미성년자가 동원된 예가 있고, 수사기관의 조직폭력배 수사결과에서 폭력전과가 있는 조직폭력배가 경비원으로 동원된 예가 다수 보고가 되고 있다.


이는 경비업체가 경비원이 될 수 없는 자를 경비원으로 채용한 경우에도 이에 대한 처벌조항이나 제재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법률의 흠결로 시급히 보충되어야 할 사항이다. 더불어 위 법은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자,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등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는 경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들을 굳이 경비원의 결격사유로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의문이다. 또한 법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선고를 받고 그 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에 해당하는 자는 경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나 금고 이상의 모든 범죄를 저지른 자를 경비원의 결격사유로 함은 과도한 규제로서 오히려 전과자에 대한 지나친 차별이 될 수 있어 보인다.


따라서 폭력, 상해, 협박 등의 행위 태양을 포함하는 범죄를 범한 자로 그 결격자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경비업법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경비원의 결격사유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경비원의 명부와 배치 및 이에 대한 신고의무가 지켜지지 않고, 관할경찰서장이 신고를 받고 경비원 자격 등을 확인하지 않거나 무자격자의 배치 폐지를 명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문제다. 법은 경비업자는 경비원의 명부를 작성, 비치하도록 하고(제18조 제1항), 경비업자가 경비원을 배치하거나 배치를 폐지한 경우에는 관할 경찰관서장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제2항). 그리고 이에 위반하여 명부를 작성, 비치하지 아니한 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고, 경찰관서장의 배치 폐지 명령을 따르지 아니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경비업자가 경비원의 배치 등에 관하여 신고 자체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고 경찰관서장이 단지 배치 폐지를 명할 수 있을 뿐이다. 법률의 흠결이 있는 부분이다.


최소한의 교육도 없이 불법 장비를 갖고 현장에 투입


넷째, 신임경비원의 경우에는 “예절 및 인권교육”, “분사기 사용법” 등 최소 9개 과목 28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나 이러한 교육 없이 아르바이트 식으로 실업자, 대학생 등을 동원하는 문제와 관할경찰서장이 경비원 신임교육을 이수한 경비원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방치하는 문제 등이 있다. 또한 이는 경비원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경비원을 투입한 행위에 대한 처벌이나 제재조항이 없어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다섯째, 경비업법에서 허용한 장비 이외에 쇠파이프, 소화기 등 불법무기 내지 장비를 사용하는 문제다. 법에는 이러한 불법 장비를 사용한 경우에 대하여 처벌조항이 없어 법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쇠파이프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여섯째, 경비원이 현장에 배치될 때에는 복장을 통일하고 경비원임을 식별할 수 있는 복장을 착용해야 하나 이러한 복장을 갖추지 않고 신분증명서 등을 부착하지 않고 현장에 배치되는 문제다. 법은 신분증명서의 발급에 관한 규정은 있으나 신분증명서를 현장에 배치할 때 착용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규정이 없어 이에 관한 조항이 새로이 신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부분도 역시 제재 내지 처벌조항이 없어 이에 대한 법개정도 필요하다.


일곱째, 경비업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노사분규 현장에서는 아예 경비업체 직원을 임시 관리직으로 채용하여 사용자의 관리직원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이러한 경우에도 경비업법이 적용되어 경비원의 자격, 경비원 교육, 경비원 장비. 복장, 경찰서장의 감독 등이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여덟째, 경비업법 제29조는 특수경비원이 무기를 휴대하고 폭행, 상해, 과실치상, 체포, 감금, 협박, 강요, 공갈, 재물손괴 등의 죄를 범할 때에는 형의 1/2을 가중하는 내용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데, 일반경비업체의 경비업무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폭행,협박,과실치상,체포,감금,재물손괴 등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현실을 반영하여 일반경비업체의 이러한 범죄에 대하여도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아홉째, 법 제5조의 임원결격사유와 법 제10조의 경비원의 결격사유는 있으나 법 제6조의 경비업체의 허가갱신 때의 허가 불허가사유는 규정되어 있지 않아 결격사유가 있는 임원만 교체하면 다시 허가갱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경비업체 또는 그 임원이 일정한 경비업법 위반의 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갱신 불허가사유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경비업법 위반시에 제재나 처벌조항이 없어 법률내용이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제재, 처벌조항을 신설하여 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내용의 개정이 필요하고, 더불어 경비업법에 의한 감독의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할행정관청(경찰서장)이 그 감독을 해태하거나 유기하는 것에 대한 국정조사와 비판과 감시 등의 활동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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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 변호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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