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이 찌던 5월 어느 날,
경기지역의 시민단체들은 플랜카드를 들고, 피켓을 들고,
철문이 굳게 닫힌 수원의 어느 장소 앞으로 모였다.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사진가 이시우를 석방하라”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한 초등학생이 물었다.
“여기가 어디에요?”
“아. 여기? 여기… 나쁜 곳”
‘아 이곳은 바로 보안수사대라는 곳이란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말도 안 되는 악법으로 수 십 명의 사람을 잡아가두었고, 지금도 죄 없는 사람을 잡아가는 곳, 바로 그 곳이란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지나가는 초등학생에게,
국가보안법으로 억울하게 감옥에서 지내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이 하나 더 생겼다.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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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이시우씨와 아직도 국가보안법으로 고초를 겪는 분들의 조속한 석방을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