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마음가짐으로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이주노동자 지원을 위한 벼룩시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물건을 판다. 요즘엔 물건이 넘쳐나는 시절이기 때문에 누구나 별로 쓸모없는 물건들이 있는 법이다.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겐 무척 요긴한 생활용품이 된다는 점에서 벼룩시장은 아름답다. 게다가 여기서는 투쟁자금과 후원금을 모을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는 매주 십만 원 이상씩 모아나가고 있다. 2월말까지 백만 원 이상을 모을 계획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전단지도 만들어서 이주노동정책과 출입국관리법의 문제점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내가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면 지나가던 사람들도 흥미가 생기는지 발걸음을 멈춘다.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같이 보기도 했다.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하찮게 들릴 테지만 정치와 경제와 문화를 하나로 버무린 대안활동인 셈이다. 벼락처럼 닥쳐온 강제추방 앞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어디서건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우리가 가진 조그만 힘을 모아보자. 그 혜택은 한국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테니까 말이다.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