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에서 미국이나 유럽이 은행을 국유화하는 조처들을 서슴없이 취하고 있습니다. 금융을 규제하지 않고는 시장의 불안을 씻을 길이 없다는 진단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신자유주의 금융 시스템을 도입하지 못해 안달입니다. 심지어는 한미FTA협상안을 빨리 비준하자고도 하니 이 사람들이 무식해서 용감한 것일까요?
참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이 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차원의 불황은 세계적인 차원의 공황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점점 현실화이 되는지도 모릅니다. 경제위기가 오면 정부는 늘 국민의 단합을 강조합니다. 자신들의 잘못은 눈곱만치도 인정하지 않은 채, 그리고 자신들의 부와 기득권은 절대 양보하지 않으면서 없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한대의 희생을 강요합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 곳곳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농민들, 철거민을 비롯한 빈민들의 분노와 절망이 있습니다. 어디에고 투쟁이 있고, 그 투쟁을 폭력으로 짓밟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20일 전후해서 기륭전자 앞에서 있었던 폭력은 한편으로는 회사에서 고용한 용역깡패와 구사대의 짓이었지만, 경찰이 적극적으로 자본의 경찰로 노동자들과 시민들을 짓밟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경찰은 시민들을 잡아서 용역깡패들에게 넘겨서 폭행당하게 했습니다.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폭력 앞에 두려워 떨면 공포는 더욱 커집니다. 폭력은 연대의 힘으로 이겨내는 길밖에 없음을 투쟁의 현장에서 새삼 생각합니다.
이번 호 횡단대화는 경제위기를 소재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각기 다른 관점과 분석, 해법을 접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전남 영광군을 찾아 타들어가는 농민들의 심경을 르포에 담아보려 했습니다. 세계인권선언과 국가보안법은 1948년 함께 태어난 동갑나기입니다. 이번 호 기획에서 각각의 의미와 더불어 교차하는 의미도 짚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환갑을 맞는 현실도 기막히고 아직도 세계인권선언이 무시되는 현실도 참 답답합니다. 60년 그 세월 동안 우리가 밀고 온 민주주의와 인권이 심각하게 도전받는 때에 그 의미들에 대해서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차가운 바람이 몸과 마음을 움츠려들게 합니다. 경제위기와 폭력의 한파를 연대의 체온으로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 수원에서 편집인 박래군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