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조례는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기 이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에서 제정되거나 추진되어 왔다. 장애인, 여성, 노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 운동의 결과이거나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이런 분야별 인권조례 제정 외에도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인권조례도 제정되어왔다. 광주광역시와 경상남도에 이어 전라북도에서 기본인권조례가 제정되었지만 언론의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세간에 관심을 끌기는커녕 어렵게 만들어 놓은 기본인권조례가 지역사회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앙정치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인권의 제도화의 흐름에 비추어 보면 지역 차원의 기본인권조례가 제정되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제 인권이 중앙정치무대에서나 논의되는 시기를 지나고 지역 차원에서 논의되고 제도화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제 지방자치단체가 인권의 의무당사자가 되고, 지역 주민들이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권리의 주체로 서는 계기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크나큰 지각변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왜 기본인권조례는 학생인권조례만큼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왜 풀뿌리운동은 기본인권조례제정운동에 나서지 않는 것일까? 기본인권조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 것일까? 기본인권조례 제정이 정말 인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중요한 것일까? 기본인권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도 왜 곧바로 이를 무시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으며 지역의 단체들이나 풀뿌리 단체들도 이런 현상에 침묵하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이런 물음들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기본인권조례는 왜 필요하며, 어떤 내용을 담고, 어떻게 제정되어야 하며, 이후 실행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론적인 논의인 셈이다. 이는 풀뿌리운동과 인권운동이 만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지역인권조례가 필요한 이유
지금까지 인권 논의는 주로 국제정치 무대와 중앙정치 무대에서 다루어져왔다. 국제인권조약의 의무당사인 국가의 한 구성단위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제외되어 왔었다. 인권의 존중, 보호, 실현이라는 국가의 3대 의무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인권은 추상적이거나 너무 먼 당신과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국제인권조약과 헌법, 그리고 개별 법률들에서 보장하는 인권의 선을 넘어서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권이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피부에 다가오는 가치로 느껴지도록 해야 하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실현되어야 할 가치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면 지방자치 차원에서 인권이 논의되고 구체화될 필요는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지방자치가 여러 가지 제도적인 제약으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이고, 정치가 주로 중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 지방자치 차원에서 인권의 논의와 적용이 미루어지는 조건을 형성했다.
인권의 가치가 국가라는 큰 차원에서만 논의되는 상황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가치가 되도록 할 수 없을까? 대동맥은 국가 차원에서 만든다고 하지만 지방자치 차원까지 연결하여 실핏줄을 타고 흐르게 하는 일은 불가능할까? 아무리 대동맥이 잘 형성되고 피가 돈다고 한들 실핏줄에까지 피가 흘러야 몸이 산다. 그렇지 않을 때는 몸이 썩어나가듯이 인권이라는 피가 제대로 흐르려면 지방차지 차원에까지 인권의 가치가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적용되어야만 한다. 그럴 때 생각할 수 있는 제도는 조례일 수밖에 없다. 인권침해와 차별이 실제로 일어나는 지역 차원에까지 촘촘하게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와 문화가 마련된다면 인권의 지형은 차원이 달라지게 된다.
하지만 지역에서 인권조례를 만든다고 할 때 고민되는 지점들은 여럿 존재한다. 조례는 상위법이 위임하는 범위 안에서만 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같이 매우 제한적인 지방자치 제도가 갖는 약점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상위법이 반인권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때 그 상위법의 범위를 벗어나는 조례를 제정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인권조례는 구체적인 법률보다는 국제인권조약과 헌법의 기본권에서 규정한 가치에 기대야 한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당장 제정된 조례가 헌법재판소에 의해서 무효화될 수도 있다.
둘째, 지역 인권조례에 담을 수 있는 인권의 내용은 무엇일까이다. 지역 주민의 구체적인 삶과 연결되는 인권의 내용을 조례에 담는 것이라면 중앙 정부와 의회가 제정하는 법률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제정된 각 지역의 기본인권조례들은 그 내용이 대동소이한데 그것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인권침해와 차별의 구조를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인권조례 제정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일본의 경우는 부락차별이라는 공통적인 차별의 경험을 갖고 있다. 지역마다 부락차별이라는 차별구조를 혁파하기 위한 고민 속에서 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는 구체적인 동기를 간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지역인권조례가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광주와 전북과 경남이 인권침해와 차별의 구조가 비슷할 수는 있으나 같을 수 없고, 시급하게 요구되는 인권문제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지역의 인권구조를 담으려면 사전 조사가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인권실태 조사, 인권의식 조사 등이 이루어진 뒤 국제인권조약이나 헌법에서 제시하는 인권의 가치를 담기 위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셋째, 지역 인권조례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 물론 지역의 특성상 지방자치단체장이 발의할 수도 있고, 지방의회 의원들이 발의하여 조례 제정을 하는 경우가 지역 주민들의 발의로 조례를 제정하는 일보다는 훨씬 수월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을 조례 제정운동에 참여하게 하는 일을 등한히 할 수 없다. 지역 인권조례 제정운동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주체로 세우는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로 인권조례 제정과정은 곧 지역 차원에서 광범위한 인권교육의 과정이어야 한다. 간담회와 공청회, 설명회 등이 숱하게 조직되고 진행된 결과로 제정되어야 조례 제정 이후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일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지금까지 기본인권조례 제정운동은 이런 과정을 소홀히 해왔기 때문에 인권조례가 제정된 다음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를 무시하는 일이 생겨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심지어 어느 지역의 경우는 관련 인권단체들조차도 인권조례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인권조례 제정과정이라고 볼 수가 없다.
넷째,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철저하게 반영되고, 지역 주민들의 언어로 조례가 제정되어야 맞다. 지역인권조례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향상하기 위한 것일진대 지역 주민들이 그 내용을 알 수 없다면 공허한 또 하나의 법과 다를 바 없다. 보통 수준의 학력과 지식 정도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구체적인 주민들의 표현으로 제정되는 인권조례여야 할 것이다.
이런 원칙하에 제정되는 인권조례라면 중앙 정치무대에서 만들어지는 법률로 보장하려는 인권의 향상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삶의 현장과 연결된 인권의 가치가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권조례에 지역 차원의 인권센터가 만들어지고 인권옹호위원회가 설립되므로 지금까지 국가인권위원회 지방사무소를 제외하고 지역 차원의 인권문제를 다루는 기관이 없던 것이 생겨나게 되므로 지역 주민들에게는 인권피해 상담에서부터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의 구제를 더 쉽게, 더 가깝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런 센터와 위원회가 활동하기에 따라서는 중앙정부, 국회, 사법부가 하지 못하는 다양한 인권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외면당하는 기본인권조례
우리 사회에서 인권조례 제정운동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의식적인 운동이란 차원에서 진정한 인권조례제정운동은 경상남도 진주시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부락차별에 반대하는 반차별운동단체들과 교류를 해왔던 진주시 시민단체들은 일본의 각급 단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하고 있는 인권조례에 주목해왔고, 이를 토대로 2008년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인권조례 제정운동을 본격화하였다. 하지만 2009년 6월 진주시 의회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마련한 조례안의 내용을 상당히 후퇴시키고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고, 결국 지방의회가 임기를 만료하여 이 조례안은 자동 폐기되었다. 엉뚱하게도 인권조례는 전혀 다른 곳에서 만들어졌다.
광주광역시는 기존의 조례를 전면 개정하여 2009년 11월 ‘광주광역시 인권 증진 및 민주·인권·평화도시 육성조례’를 제정하였고, 경상남도는 2010년 3월 ‘경상남도 인권 증진 조례’를 제정했다.
6.2 지방선거 직후인 2010년 7월, 전라북도는 ‘전라북도 인권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 공포하였다. 그런 과정에서도 분야별 인권조례들은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에서 다양하게 제정되었다.
이들 인권조례 중에 기본인권조례 중 가장 선진적이라는 전라북도 인권조례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전북 인권조례는 조례의 목적을 “이 조례는 전라북도 도민의 인권보호와 이를 위한 정책을 수립·집행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도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공동체의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하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기본원칙으로 “1.인권 최대한 보장의 원칙 2.인권 보편성 유지의 원칙 3.인권 친화적 정책의 원칙 4.도민 참여형 인권실현의 원칙 5.인권 비용 공적 부담의 원칙”을 제시했다. 도지사는 인권옹호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며, 인권조례를 실현하기 위한 기구로 ‘전라북도인권옹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인권센터를 설치하게 되어 있다. 인권옹호위원회가 다른 광역시·도처럼 공무원이 위원이나 위원장을 맡는 게 아니라 추천을 받아 임명하게 되어 그만큼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했다. 전라북도 인권조례 제19조는 인권센터의 업무로 “1.인권침해 사례의 접수 및 상담 활동 2.인권관련 교육 및 홍보 3.인권보호 관련 자료의 개발과 정보의 제공 4.기타 위원회에서 요청한 인권보호와 증진에 관한 사항”을 하도록 해서 도 차원에서 상시적으로 인권과 관련한 업무를 진행하도록 했다.
다른 지역의 기본인권조례도 이와 비슷한 내용들이지만, 전라북도의 기본인권조례는 다른 지역의 것보다 한 걸음 나아갔다. 만약 이 조례대로 하면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인권활동이 다양하게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원칙 부분이다. 다른 지역의 기본인권조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일보한 내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런 원칙은 국제인권기준이나 인권조례를 제정하는 목적에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독립성이 보장된 인권옹호위원회와 이를 뒷받침하는 인권센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활동에 들어가면 지역 차원의 인권은 상당히 실현될 전망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진보적인 내용의 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고 해도 실제 전라북도 차원에서 위원회의 구성이나 인권센터의 설치, 인권옹호를 위한 예산편성 등을 전혀 하지 않고 있어서 이것이 또 문제로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경상남도도 조례만 제정해놓고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즉 인권조례는 만들었지만 사문화되는 조례로서 지역 주민들의 인권증진을 위한 역할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도 인권문제를 전담하는 담당관을 두었다고 하고,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고, 위원회 구성을 하였다고 하지만 아직은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오히려 지난해 연말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인권도시를 추진하는 광주시장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광주라는 도시 차원에서 인권침해와 차별을 낳는 제도와 구조, 문화를 시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광주시장의 업적으로 인권도시를 추진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어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인권조례의 내용과 제정과정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제정된 인권조례들은 구체적인 지역의 인권실태를 조사한 위에서 나온 조례가 아니며, 지역적 차원에서 인권의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고민과 구상이 없는 채 추상적인 차원에서 만들어져 왔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인권조례는 천편일률적이고 선언적이고 추상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다. 각 지역마다 환경과 역사, 제도와 문화가 다 다르며, 인구구성과 권력관계들이 다를 텐데도 인권조례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이 누락되어 있다.
또 대부분의 경우 의회에서 의원들의 발의와 결의로 제정되다보니 지역사회에서 인권조례의 의미와 존재조차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권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인권실태도 조사하고, 인권의식도 조사하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인권교육을 병행하고, 실제 조례안을 만들 때에도 지역 주민들의 알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쓰기까지 한 노력을 들였던 일본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과정을 밟았기 때문이다. 비밀리에 몇몇 지방의원들과 일부 전문가들이 만드는 인권조례는 그 내용 이전에 인권조례가 지향과 모순된다. 인권조례는 지역 주민을 지역정치의 주체로 새우는 과정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권조례제정운동의 과제
지금까지 기본인권조례 제정 현황과 과정, 문제점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런 간략한 논의를 통해서 지역에서 기본인권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노력해온 활동가와 인권전문가들의 고뇌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도 대구시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기본인권조례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런 노력은 다른 지역들에서도 경주될 것이므로 지금 시점에서 기본인권조례 제정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나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먼저, 기본인권조례가 제정된 지역에서는 지역의 인권단체, 시민사회단체, 국가인권위 지방사무소 등 인권관련 단체들이 나서서 조례의 내용을 분석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를 실행에 옮기도록 압박해야 한다. 그것은 의회를 통해서든 지역 주민들이 조직적인 압력을 행사해서든 조례가 사문화되는 일을 막는 일부터 진행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그렇다. 그리고 조례를 개정하기 위한 연구와 활동, 조례를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알리기 위한 활동, 조례에 규정된 위원회와 센터의 설치 등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조례에서 규정하는 내용과 개정된 내용으로 조례가 시행될 수 있도록 말이다. 법과 제도를 만들었으면 활용하고 적용해야 한다.
둘째, 기본인권조례 제정운동에 나서는 지역에서는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하나의 조례를 만들기까지 몇 년이 걸려도 좋다. 지역 인권실태조사와 인권의식 조사, 지역 주민들에 대한 광범위한 인권교육과 간담회, 공청회, 집회 등 할 일은 너무도 많다. 지역 기본인권조례가 지역민들의 인권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그들을 주체로 세우려는 노력에서부터 인권조례 제정운동을 출발해야 한다.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을 벌이는 주체들이 주민발의를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1%의 유권자의 서명을 받는 것이라서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지역 주민들을 조직할 수 있고, 그렇게 만나게 된 지역민들은 인권조례의 지지자가 될 것이므로 인권운동의 대중적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지역에서 대중적인 토대 없이 만들어지는 인권조례가 허울 좋은 제도로 그치는 사례를 더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기본인권조례의 제정과 실행은 그 자체로 인권 지형의 큰 지각변동을 가져오는 긍정적인 신호다. 국가의 중앙 차원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의 삶에까지 인권의 가치가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자유와 평등, 연대라는 가치가 실현되는 인권공동체가 출현한다면 우리 사회의 인권문제는 상당수 해결될 수 있으며, 그런 지역 인권공동체의 힘으로 중앙의 잘못된 반인권구조도 바꾸어낼 수 있다. 그러기에 기본인권조례 제정운동이 이 시점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지한 모색이 이루어져야 한다.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