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
2010년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감 중인 박명기 교수(54, 서울교대)가 곽노현 교육감으로부터 2011년 초에 받은 ‘2억 원의 성격’에 대해 “선의로 준 돈을 선의로 받은 것”이라고 20일 직접 밝혔다.
사후 매수혐의 부인, “경제 어려움 도와준 것”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교수는 이날 오전 기자와 만나 “선거가 끝난 뒤인 2010년 11월에 내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다고 말한 것에 대해 (곽 교육감 주변 인사들이) 도와주겠다고 해서 단일화 대가에 대한 생각 없이 순수하게 (돈을) 받았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검찰이 제기해온 ‘후보 단일화 대가에 따른 사후 매수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박 교수와 곽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7월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밤색 수감 옷을 입은 박 교수는 이날 밝은 표정으로 대법원 재판을 앞둔 심경에 대해 털어놨다.
현재 서울교대 교수에서 직위해제 중인 박 교수는 “당시 (강○○ 교수가) 건넨 돈을 (동생을 통해) 받기 전 만남에서 (곽 교육감 주변 인사들이) 대승적인 견지에서 민주진보교육을 위해 나를 돕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랬기 때문에 곽 교육감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 곽 교육감에게는 고맙다는 말도 안했고 강○○ 교수에게만 고맙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전 ‘후보 단일화 대가’ 약속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실무진 사이에) 약속은 분명히 있었는데, 곽 교육감은 그 약속에 대해 몰랐을 수 있겠다고 봤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해 9월 30일에도 수감 중인 상태에서 기자와 만나 ‘2010년 말 강○○ 교수를 만나 자살 얘기를 했느냐’는 물음에 “빚에 시달리다 자살한 한 자영업자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바로 요즘 내 심경이라는 취지의 말은 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교수가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곽 교수 쪽에 호소한 사실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심경에 대해 박 교수는 “서울교육과 선후배동료들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편파적이었던 1심과는 달리 항소심에서는 곽 교육감과 기계적 형평성을 맞추다보니 나를 내보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곽 교육감에게 실형으로 올리려고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진영이 나를 협박범으로 만들어”
1심 재판에서 3년 형을 선고받은 박 교수는 항소심에서 1년 6개월 형으로 감형됐다. 반면 1심에서 3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곽 교육감은 항소심에서 1년 실형을 받았다.
이날 박 교수는 진보진영 일각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해 검찰 조사 전후로 진보진영이 허위 기자회견 등을 열어 나를 돈도 없이 출마해 곽 교육감을 협박한 협박범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1, 2심에서 자신을 변호한 친정권 법무법인 지적을 받은 ‘바른’ 출신 김 아무개 변호사 선임 논란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중고교 선배인데다 대학 다닐 때 친하게 지낸 선배여서 우리 가족이 변호사로 부탁했던 것”이라면서 “이를 두고 몇몇 진보언론과 인사들이 내가 정부와 유착해있는 듯 말하기도 했지만 나는 ‘바른’이 뭐하는 데인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나로선 억울한 점이 많다”면서 “책을 쓰기 위해 준비해왔고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자신의 근황을 소개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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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