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육연대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어린이책시민연대 등 10여개 교육, 시민 연대체가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교과부 후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교과부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즉각 수용해 이행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
진보적인 교육, 시민, 사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가 교과부에 권고한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정책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행복교육연대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어린이책시민연대 등 10여 개 교육, 시민 연대체는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교과부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과부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즉각 수용해 이행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일 “인권친화적 학교문화조성을 위해서는 인권가치 내면화를 위한 인권교육의 제도화, 학생 인권 증진, 교원의 교권 존중, 체벌 없는 인권친화적 학생지도방안 개발, 학교폭력예방대책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 5개 분야, 20개 영역에서 모두 52개 항목에 걸쳐 정부와 교과부 등에 종합정책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가 권고한 종합정책에는 구체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가해자의 조치사항을 기재하는 것에 대해 졸업 전 삭제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되지 않도록 하고 ▲생활지도 도움카드 작성 방식 개선 ▲교권존중을 위해 과밀학급 해소와 집중이수제 재검토 ▲학교에 1인 이상 정규직 전문상담교원 배치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교과부는 8일과 9일 잇따라 보도 자료를 내어 학교폭력 가해상황을 생기부에 기재한 기존의 방침에 이어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교원 징계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실상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들 단체는 “인권친화적 학교문화를 조성하라는 권고를 거부한 교과부가 징계 운운하며 현장 교사들과 교육청을 겁박하는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인권의 문제를 정쟁으로 전락시키고 타협의 대상으로 만든 교과부장관은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교과부를 인권 수레바퀴를 막는 사마귀에 비유했다. 장 위원장은 “당랑거철이라는 성어가 떠오른다. 사마귀가 수레를 막는다는 말인데 제 역량을 생각하지도 않고 역사의 수레바퀴인 인권을 거부하는 교과부가 딱 사마귀 꼴”이라며 “인권감수성이 최소한의 수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배병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처장은 “역사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학생인권을 제대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인권위 권고를 교과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인권친화적 학교만들기 전국운동본부’를 꾸려 인권친환적인 학교문화 조성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학생인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캠페인과 토론회, 인권위 권고 사항에 대한 입법 활동 등을 펼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