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빈소. |
경기도의 한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교사가 10개월 사이 4명이 연이어 사망했다. 이 지역 교사들은 “고3 학생 버금가는 고3 담임교사 스트레스도 주요 사망 원인”이라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유가족과 동료 교사 “고3 지도에 무척 힘들어 했다”
경기 B고교 고 이○○ 교사(43, 남)는 14일 오전 11시쯤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대입 수시모집 시작 3일을 앞둔 13일, 개학한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등진 것이다. 사인은 부검 결과 ‘미상’으로 나왔지만 평소 “고3 지도에 무척 힘들어 했다”는 게 부인과 동료 교사들의 증언이다. 사망 전날 휴가를 떠나 집을 비웠던 4살 된 딸 이 아무개 양과 부인은 17일 장례를 치른다.
앞서 이 고교로부터 3Km 떨어진 A고교 3학년 담임교사 3명은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세상을 잇달아 떠났다. 1명은 지병, 2명은 자살이었다.
고인의 부인은 “딸을 안아주면서 ‘아빠도 이제 힘이 빠졌다’는 말을 할 정도로 올해 들어 많이 피곤해 했다”면서 “밤 11시쯤에 집에 오면 새벽 2∼3시까지 다음 날 수업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B고교 교사들도 “상상할 수 없는 고3 압박에 세상을 떠났다”고 입을 모았다.
이 학교 원 아무개 부장교사는 “평소 대단히 명랑한 분이셨는데 피곤하다는 말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다”면서 “고3 담임이야말로 기피 업무”라고 설명했다. 이전 고교에서 고인과 함께 지냈던 배아무개 교사는 “죽음의 대학입시교육이 고3 교사들까지 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의 퇴근 시간은 밤 10시 10분쯤이었다고 한다. 출근 시간은 오전 7시 50분쯤이다. 3주간 지속된 여름방학 동안 고인은 8월 3일까지 2주간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보충수업을 했다.
교과부, 교사 사망 원인 조사 자료도 없어
이렇듯 교사들의 사망 소식이 줄을 잇고 있는데도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에는 교사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 자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과위 한 야당 의원이 교과부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교과부는 해당 자료가 없다’고 했다고 이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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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