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당했던 교사가 또 학교로 돌아갔다. 법원의 해임 취소 판결로 교육청이 복직 발령을 낸 데 따른 것이다.
3일 강원도교육청과 전교조 강원지부에 따르면 문태호 강원지부 전 지부장은 강원교육청의 지난 달 27일 복직 발령으로 이날 춘천 중앙초로 첫 출근을 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당한 지 1000여 일만이다.
춘천지방법원 제1행정부가 지난 7월 문태호 전 강원지부장이 강원교육청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데 대한 후속조치다.
당시 재판부는 “시국선언 주도와 참여 등의 사유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 처분을 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시했다. 시국선언이 유죄(대법원 판결)이지만 학교에서 쫓겨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교과부가 시국선언 당시 지침으로 내린 해임 처분이 위법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교사를 징계하는 것은 곧 교육당국 스스로가 공권력을 앞세워 민주주의를 거부하고 있음을 드러낼 뿐”이라며 “이 사회가 정상이라면 정부가 이들 해직 교사들에게 석고대죄하고 하루 속히 원직 복직과 함께 그동안의 고통에 대해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문 전 강원지부장의 복직으로 전남과 인천, 전북, 서울에 이어 시국선언으로 해임된 16명 가운데 학교로 돌아간 교사는 5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앞서 지난 달 창원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시국선언으로 해임됐던 진선식 전교조 경남지부 전 지부장에 대해 해임 처분 무효 판결을 내렸다. 판결 내용은 춘천지법과 같았다. 이에 따라 진선식 전교조 전 경남지부장의 복직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