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학교폭력 학생부 기록 반대 경기 흥덕고 3일간의 기록

꽃같은 아이들에게 낙인을 찍을 순 없습니다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관련 감사가 경기 흥덕고 교장, 교감은 물론 해당교사 전체로 확대되자 감사장인 경기도교육청에서 이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버려야 할 짐이 아니라 평생 함께 가야하는 희망입니다. 학교폭력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입학식 때마다 장미꽃을 주며 '잘해보자'고 한 학생들,'흥덕고에 오면 좋은 일이 생길거야!'라고 보듬은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학교 모든 선생님들의 입장이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며 흥덕공동체 모두가 합의하고 약속해온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학교폭력내용 학생부 기재라는 교과부 방침에 반대하는 행동으로 이어졌고 우리는 더 큰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지난 9월 3일 교과부의 감사가 시작됐다. 중심을 잡아주시는 교장선생님, 속앓이를 하면서도 애써 의연하신 교감 선생님, 의도하지 않았던 단 한차례의 주먹다짐으로 자칫 패배자로 사회 나가야 할지도 모를 00이를 안타깝게 지켜봐야 하는 담임선생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여서 이야기 했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렇게 우리는 교과부 감사나리들을 만났다. 그런데 학교현장을 몰랐다. 몰라도 너~무 몰랐다. 교과부의 방침이 교육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 나리들이 와서 항상 열려있던 교장실의 모든 문은 닫혔다. 나리들에게는 교육은 없고 단지 자기들의 업무만 있었다.
 
학부모들도 하루 종일 감사장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셨고 자체 회의를 통해 감사의 부당성에 동의했다.
 
교사들은 감사가 이루어지는 교장실 앞에서 항의 피켓팅을 이어갔다. 아이들은 학생자치위원회를 열어 토론을 하는 등 자신이 할 일을 찾기 시작했다.
 
감사를 나온 교과부 관계자들은 교사들에게 교육감의 지시가 부당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지금이라도 학생부기록을 한다면 당장 짐을 싸들고 가겠다고도 했다.
 
다음날에는 경기도교육청에 설치된 감사장으로 교장·교감 선생님을 재차 불렀다. 급기야 감사 마지막 날엔 직접 관련된 선생님 다섯 분에게 출석을 통보 했다.
 
선생님들이 감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 10여명의 선생님들이 동행했다. 감사를 받는 동안 약 40명의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이 함께 하셨다. 학생자치회아이들은 '우리가 뭘 하면 되냐?'고 물어 왔다. 우리는 아이들도 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황을 이야기해주었다. 학생회에서는 이 문제로 토론을 하는 등 한 뼘 더 성장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장 복도에서도 우리는 항의 피켓을 들고 감사장 내 선생님들을 응원했다. 감사를 받고 나오는 선생님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며, '정말 많은 힘을 주는 선생님들이 고맙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강한 동료애를 만들어 갔다.
 
감사를 받는 동안 일제고사반대로 인해 해직을 당한 강원도 교사의 예를 들며 '이 일로 해직을 당할 수 있다'며 걱정(?)해주는 말에 겁도 났지만 선생님들은 모두 쫄지 않고 당당하게 감사를 받았다.
 
우리는 혁신학교 3년차에 접어들면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우리에게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준 교과부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도교육청을 나왔다.
 
아듀, 이주호 교과부 장관님! 우리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님의 악에 바친 몽니에 우리의 아이들을 내어 줄 수 없습니다.
 
아직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패배자로 낙인찍어 아이들을 내보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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