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부산지부는 지난 12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을 바꾸는 100만 국민서명운동’, '교육희망대행진' 등 지역운동을 통해 새로운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공론화하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희망 대행진으로 지역 여론 모을 것
박덕수 전교조 부산지부장은 “지금 부산은 경쟁과 차별의 교육체제 아래 교육청이 앞장 서서 성적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정규교육과정 외 학생의 학습권 선택 조례(안)'는 부결되는 등 교육주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교육희망대행진을 통해 지역 여론을 모으고 11월 3일 ‘2013 새로운 교육실현을 위한 국민대회(국민대회)’에 부산의 교육주체들과 참여해 새로운 교육에 대한 지역의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3 교육희망대행진의 시작을 선포했다. 안옥수 기자 |
교육희망대행진 부산 출발에 참석한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최장 학습노동, 최고 사교육비, 최저 출산율, 최고 자살율 등 이명박 정권이 망쳐놓은 것들 중 교육이 단연 최고”라면서 “교육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촉구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의 열망을 표출해 100만 서명을 이뤄내는 한편 11월 3일 국민대회를 거쳐 이를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자”고 촉구했다.
"서명, 어려운거 아니잖아요"
“교육을 바꾸자니까, 나쁜 거 아니니 그냥 서명했는데…… 제일 시급한게 뭔지는 내용 좀 볼까요?”
교육희망 대행진 첫날,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 20여 명은 서면 쥬디스 건물 앞에서 ‘교육을 바꾸는 100만 국민서명운동’을 진행했다.
교육 관련 해결되어야 할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 한참 선전지를 들여다보던 이연주씨는 “‘사교육 부담 절감!’ 이거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둘이 운동을 하는데 돈이 장난 아니게 들어요. 사교육비 부담 좀 줄여줬음 좋겠네요.”라고 답했다.
서명에 참여하고 있는 부산 시민들. 안옥수 기자 |
분주한 퇴근시간대였지만 서명운동 참여를 촉구하는 선전지를 받아든 시민들은 잠깐씩 걸음을 멈추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망설이는 친구와 실랑이를 벌이다 가던 길을 돌아온 조정남 씨는 “서명은 어려운 거 아니잖아요. 전 꼭 필요한 무상교육이 됐음 좋겠네요.”라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보충수업 폐지합시다! 반값 등록금 실현합시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을 본 교사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수줍게 서명을 마친 이문환 군에게 ‘보충수업 폐지가 와닿아 서명한거죠?’라고 물었다. 답은 예상과 달리 “아니”었다. 올해 고 3인 그는 내년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반값 등록금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서명지에 이름 석 자를 적는 이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읽히는 순간이었다.
부산지부 조합원이 교육을 바꾸는 100만 국민서명운동을 설명하는 선전지를 나눠주고있다. 안옥수 기자 |
선전지를 나눠주며 시민들과 한참을 이야기하던 김정현 부산 주원초 교사는 “이전의 거리 선전전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며 웃었다. “무슨 내용이냐고 묻는 분들에게 대통령 후보들에게 제안 예정인 교육관련 정책이라고 설명해드리면 두 명 중 한 명 꼴로 서명하러 가더라”며 생생한 반응을 전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박미자 전교조 수석부위원장도 “이같은 분위기가 전국 250여 개 시군구로 이어진다면 우리의 요구가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말로 기대를 나타냈다.
부산에서 출발한 교육희망대행진은 11월 3일 국민대회까지 16개 시도 지역별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