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진보교육감, 교과부와 법정 대결 또 ‘승리’

법원 “김승환 교육감 죄가 없다” 판결

시국선언 관련 교사 징계를 미뤘다는 이유로 고발한 교과부와의 법정 대결에서 이긴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사진 가운데)이 재판 바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제공

진보교육감이 교과부와 법정 대결에서 또 한 번 승리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시국선언과 관련한 교사들의 징계를 미뤘다는 이유로 자신을 고발한 교과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전주지방법원 제3형사부는 17일 이 사안과 관련한 첫 선고에서 “교육감이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것이 신속하게 징계 집행을 하는 것보다 신중하게 집행 시기를 결정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징계 집행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한 것이 아니라 형사판결 확정시까지 일시 유보한 것에 불과한 점 ▲당시 시국선언 위법 논란이 상당한 점 ▲시국선언 참여교사들 탓에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이 근거가 부족한 점 등을 판결 근거로 삼았다.

김 전북교육감은 판결 바로 뒤 자신의 페이스북(www.facebook.com/JBedudream)
에 직접 글을 올려 “무죄판결을 원했고 나올 것이라 믿었다. 기분이 홀가분하다”면서 “앞으로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전북교육을 잘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을 통해 “어느 경우라도 우리 아이들의 삶과 인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교육감직을 걸고 반드시 목소리를 내고 투쟁하겠다”고 김 교육감은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현재도 교과부의 교원평가와는 다른 서술식 교원평가를 시행하고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를 강행하고 특별감사를 벌인 이주호 교과부 장관 탄핵에 나서는 등 교과부의 교육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주민 직선으로 취임한 김 교육감은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교사 3명에 대한 징계를 미뤄왔다. 그러자 교과부가 이를 두고 “직무유기”라며 지난 해 7월 고발해 재판이 시작됐다.

그러나 교육계와 법조계는 교과부의 고발 때부터 ‘무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았다. 같은 이유로 고발당했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010년 7월 1심과 지난 해 1월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부 역시 “사법부의 최종 판단 시까지 시국선언 교사들의 징계의결 요구를 유보한 것은 교육공무원징계령에서 규정한 유보의 ‘상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김 교육감의 승소로 진보교육감과 교과부가 현재까지 벌인 5번의 선고 재판에서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이날 논평을 내어 “교과부의 정치적 목적을 가진 고발에 정치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해 맞장구를 쳐준 기소일 뿐, 시국선언의 정당성을 훼손하거나 이의 불법성을 따질 수 있는 기소가 아니다”고 분명히 하며 “지난 교원평가 자율시행 무혐의에 이어 시국선언 징계 유보까지 각종 고소 고발을 자행해 지방교육 흔들기를 하는 이주호 장관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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