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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웹은 여성주의에 어떤 미래를 보여주는가
2. 웹 환경 개선 운동: 접속의 조건 만들기
3.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곳, 여성주의 웹진 1/2
4. 웹에서 이루어낸 여성주의 공동체: ‘언니네’를 중심으로
5. 웹에서의 여성주의 담론
6. 웹을 여성에게 향하게 하라, 그리고 여성주의적 소통으로 흐르게 하라
가부장적 사회에서 억압되어 왔던 여성들의 경험을 담론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90년대 이후 많은 여성주의 웹진들이 웹 공간에 등장하였다. 98년 7월 최초의 여성주의 웹진으로 <달나라 딸세포>가 창간되었고, 2000년에는 <언니네>, 2003년 여성주의 저널 <일다>가 여성주의 웹진으로서 출발하였다. 이밖에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여성주의를 고민하는 부산대 여성주의 모임인 <월장>1), 서울대 여성주의 자치언론으로 <쥬이쌍스>2) 등이 활발히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인 ‘끼리끼리’의 웹진인 <또다른 세상>3) 등 성적 소수자들의 웹진도 나타났다.4) 이들은 성폭력, 페미니즘, 성, 실업, 군대문화, 가족, 건강, 성매매, 여성노동, 환경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함께 글을 쓰고, 공유하며 소통함으로써 남성중심의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질서 체제에서 느꼈던 소외감을 벗어나 여성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독립∙대안저널로서 여성주의 웹진은 자원이 집중되는 주류 미디어와는 달리 자본의 제약, 운영 주체의 사정 등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 여성주의 웹진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꾸준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 글에서는 비록 운영을 중단했지만 최초의 여성주의 웹진으로서 의미를 갖고 있는 <달나라 딸세포>, 2003년 출발 이후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일다>의 주요 컨텐츠와 다루어졌던 이슈들을 살펴보고, 그동안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었던 여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여성주의적 웹진의 특성과 활동,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여성주의 웹진 둘러보기: 여성들의 목소리가 모아지는 공간
달나라 딸세포: 최초의 여성주의 웹진
여해그림으로 뭉쳐 “저지르고 보자”에서 탄생한 ‘달나라 딸세포’
90년대 중반 이후 여성주의 문화운동의 방식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활동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활동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혹은 게릴라 방식의 여성주의 활동을 통해 성장하고 자치언론지 등을 통해 글쓰기 역량을 키워온 여성주의자들은 한정된 공간과 자본의 구속을 넘어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자 하였다.5)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서울대 여성자치 동아리와 여성학을 공부하는 학회 등이 모여 있는 ‘관악여성연대모임’에서 뜻이 맞는 이들끼리 모여 만든 ‘여해그림’이 98년 7월 <달나라 딸세포>를 오픈하였다. <달나라 딸세포>는 가부장제 내에서 강제로 부여되는 ‘딸들’이라는 이름과 정체성에 착안하여 이에 새로운 대안적 정체성, 대안적 주체를 능동적으로 구성해 내고자 한다는 ‘딸됨의 정치학’을 모토로 한다.6)
<달나라 딸세포>에서 딸들의 목소리는 달나라 영화관, 달딸미팅, 만화평, 번역글모음, 서평, 정치적으로 올바른 과학, 연재소설, 호호아줌마, 흐흐아가씨, TV부인이라는 다양한 이름을 가진 고정 코너에 편집진이 여성주의적 시각에 기반한 글들을 올리는 형식으로 표현되었다. 고정적인 코너 이외에 <달나라 딸세포>는 0호에서는 제2세대 여성운동, 1호에서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기획 특집을 냈으며, 2호는 군대와 반성폭력 운동, 3호는 여성실업과 여대생 취업, 4호는 여성의 몸을 다루는 등 마지막인 17호까지 청소녀, 어머니,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습, 여성들이 꾸는 꿈, 100인 위원회 등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기획하여 딸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공간으로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소통하며 대화하였다.7) 매 호의 주제로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고민지점의 글들을 실었던 <달나라 딸세포>는 여성주의 이론 및 사이버 페미니즘에 대한 소개 및 일상에서 항상 접하는 TV, 만화, 영화 속에서 비춰진 여성의 모습을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본 글쓰기로 실천하였다. 또한 궁금해도, 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던 여성의 성과 몸에 대해 ‘호호아줌마’, ‘흐흐아가씨’ 코너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등, 여성의 일상과 경험을 자유롭고 편안한 글로 공유하였다. ‘달딸미팅’에서는 인터뷰의 대상이 명망 있는 여성주의 학자 혹은 여성주의적인 삶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여성운동가들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친구로서의 여성을 인터뷰하는 등 소재나 기획에서도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성의 경험과 일상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최초의 여성주의 웹진으로서 다양한 시도와 변화, 그리고 가능성을 담고 출발했던 <달나라 딸세포>는 현재 17호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그러나 <달나라 딸세포>는 여성주의 저널이 ‘여성적 글쓰기’로서 여성의 경험이 녹아든 친숙한 언어로 쓰여야 하며 컨텐츠의 내용과 구성에 있어서도 여성주의적인 시각이 반영된 대안적 웹진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선례로 남았다. 여성주의 웹진이 여성의 일상적인 경험을 사회적 담론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달나라 딸세포>는 여성지로 대변되는 주류웹진과는 차별화되는 파격적인 구성과 내용, 디자인으로 이후 출현한 <언니네>, <일다> 등에서도 그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달나라 딸세포의 목소리는 소위 여성지라고 불리는 잡지들이 내는 목소리와는 다를 것이다. 달나라 딸세포는 그들이 낸 적이 없고 낼 수 없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며 어디선가 달딸의 목소리를 듣고 달딸과 함께 수다를 떨고자 하는 목소리와 대화할 것이다. 여태까지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혹은 시민이라는 이름의 한 가지 목소리 밖에 가질 수 없었던 여성 혹은 남성들이 이제는 여성의 목소리를, 딸이라는 이름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너무도 민주적이고 자유로워 보이는 이 공간이 진정으로 다양한 모습들이 억압되지 않는 공간이 되기를, 달딸은 여성의 목소리로, 딸의 목소리로 주장할 것이다.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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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그 여자들의 물결
여성과 소수자 편에서 여성들의 새로운 역사를 이루는 “일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는 “힘 있고 이름 있는 분들이 말하는 게 여성주의 담론으로 고착돼 있으며, 제도언론이나 기존 여성언론에서 이에 대한 다른 여성들의 비판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생각”9)에 여성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안언론으로의 정체성을 가지고 2003년 5월에 문을 열었다. <일다>는 여성주의 담론뿐만 아니라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다른 맥락의 차별도 볼 줄 안다는 것”10)으로 성적 소수자, 장애인, 외국인 등 소수자의 편에서 인권을 말할 것을 표방하고 있다. <일다>는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여성주의 관점에 동의하고, 여성들의 삶 속에서 잡아낸 경험을 풀어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경력을 불문하고 누구나 ‘일다’의 기자로서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성주의 관점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글을 써서 올릴 수 있고 글을 읽은 다른 여성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올릴 수 있는 <일다>만의 독창적인 시스템은 <일다>의 창간 기조와 일치하는 것으로 다양한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담론 형성을 만들고자 하는 <일다>의 바람이 녹아든 운영방식이라 말할 수 있다. 여성들의 수평적이며, 참여적인 방식을 지향하는 <일다>는 각 컨텐츠 안에서도 여성들의 소통과 참여가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각 기사의 하단에 의견 개진을 쓸 수 있는 댓글 시스템을 두었을 뿐만 아니라 <일다독자모임>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여성 이슈에 대해 소통함으로써 여성주의적 담론의 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일다>의 구성은 크게 ‘일다기획’, ‘매체비평’, ‘인권운동’, ‘성소수자’, ‘문화읽기’, ‘기자의 눈―일다칼럼’, ‘자유게시판’으로 나뉘어져 있다.
‘일다기획’은 ‘이슈’, ‘인터뷰’, ‘사진칼럼’, ‘일다카툰’, ‘공개수배’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에 관한 이슈를 시의성 있게 다루는 ‘이슈’, 주변에 소개하고픈 이가 있다면 누구나 인터뷰를 해서 올릴 수 있는 ‘인터뷰’, 주류에서 다루는 만화비평과는 달리, 여성들의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만화비평 ‘일다카툰’, 일상에서 접하는 차별과 폭력을 고발하는 ‘공개수배’11) 등 ‘일다기획’이라는 섹션 안에서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경험과 묻혔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고 있다. 특히, ‘공개수배’ 코너는 여성들이 경험하는 폭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고발함으로써 다른 여성들과 공유의 과정을 통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매체비평’은 여성을 바라보는 왜곡된 주류매체의 보도방향을 꼬집고 여성의 시선으로 이슈에 접근해 여성주의적 담론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권운동’과 ‘성소수자’에서는 여성운동과 성소수자에 대한 다양한 소식과 이슈를 다룸으로써 여성과 소수자의 시선을 견지하고 이에 대한 담론을 확산해 나가며, 부당한 사회의 차별과 억압에 대항해 나가려는 <일다>의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일다칼럼’에는 여러 직종에서 불공평한 처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여성노동’에 대한 칼럼이 실려 있으며, 여성들이 여러 직종에서 일하면서 겪는 불공평한 노동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는 ‘여성노동’, 가정과 사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 다루는 ‘비非폭력’칼럼, 사회에서 공론화되지 못한 채 그 존엄성과 권리가 무시되는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여성의 몸에 대한 존엄성을 찾아나가는 ‘여성의 몸’ 등, 주류매체의 편향된 보도방식이 아닌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려 공론화시킴으로써 여성과 소수자가 억압되고 편향된 사회의 시선 아래에서 글쓰기라는 실천행위를 통해 주체적인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 코너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일다>의 다양한 코너 중 가장 주요하게 다루어졌던 이슈를 정리한 <주요이슈목록>은 ‘일다기획’, ‘여성운동’, ‘일다칼럼’ 등 전체 코너를 넘나들며 주요하게 나타났던 이슈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일다>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진 이슈 목록은 <황우석 사태와 난자채취>,
여성주의 웹진은 주류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여성으로서 갖고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함께 나누고 소통함으로써 여성주의적 담론을 형성해 나간다. 여성주의 웹진의 정의를 이렇게 내려 보았을 때 <달나라 딸세포>가 여성주의적 관점을 견지한 글을 통해 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여성들을 이야기하려 했다면 <일다>는 <달나라 딸세포>의 여성주의적 관점에 소수자의 시선을 함께 견지해 나간다. 소수자란 여성이며, 성적소수자이며, 장애인, 부당한 처우를 받는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모순된 구조에서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일 수 있다. <일다>는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 여성과 소수자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상에서 여성 혹은 소수자로서 경험했던 이야기들은 공유와 공감을 넘어선 담론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치로서 기능한다. 이러한 장치로 <일다>는 여성과 소수자 모두가 수동적인 독자가 아닌 기사를 쓰는 기자로서 참여 가능한 능동적인 소통체계를 만들었다. <일다>의 활동은 <달나라 딸세포>가 보여주었던 최초의 웹진으로서의 파격성과는 다른 저널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나라 딸세포>가 개인 혹은 페미니즘 이론에 조금 더 치중한 면을 보이고 있다면 <일다>는 ‘자매애’라는 친근성보다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합리한 환경에 변화를 가하기 위한 이슈에 좀 더 치중, 여성주의적 관점의 이슈 안에서도 객관적인 면을 더 유지하려는 모습으로 사회변화를 촉구하는 담론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2) 여성주의 웹진의 특성
여성의 대화, 여성적 글쓰기
웹이라는 공간에서조차 여성은 남성의 권위적이고, 논리적인 글쓰기 체계를 강요받는다. 이는 익명성을 담보로 여성에게 폭력적이며, 억압적 형태로 재현되기도 한다. 사회, 문화, 정치적 이슈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쓴 글에 대한 남성의 반응은 이슈에 대한 논의점을 찾는 것이 아닌 “논리적이지 못하다”, “체계적이지 못하다”로 귀결된다. 하지만 여성주의 웹진에서는 이러한 남성적 글쓰기에 대한 강박증을 지양하며, 여성적 글쓰기를 통한 담론을 추구한다.
현실에서 여성 간 대화는 딱딱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려는 남성의 대화방식과는 다르다. 여성의 대화는 육하원칙 아래 정형화된 틀로 이루어진 남성들의 대화방식과는 달리 상대방을 배려한 친밀성을 바탕으로 한다. 여성적 글쓰기는 대화에서처럼 구어체적이며, 수사법을 무시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이를 통한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어렵다”고 표현될 수도 있는 남성적 글쓰기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난 여성적 글쓰기는 여성들에게 좀 더 많은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체계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여성적 글쓰기 방식은 사적이라 치부되는 여성의 경험을 좀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여성적 글쓰기는 남성중심적 체제에서는 불가능한 표현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여성적 글쓰기는 웹진을 만드는 제작주체와 이를 수용하는 독자의 글쓰기 및 웹진 자체의 컨텐츠 구성과 내용, 제목에서 실천된다. 가령 <달나라 딸세포> 8호는 특집으로 “어머니”를 주제로 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머니”
▶Editorial―엄마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나의 아기 할머니 ▶나와 엄마와 엄마의 엄마 ▶내가 엄마를 사랑하게 되는 건 ▶난 어머니가 되고 싶지 않지만 또한 되려고 한다. ▶어머니를 좋아하세요? ▶분홍색 헬멧 ― 헤마 ▶「인터뷰」 다린이 엄마가 된 혜란이 언니 ▶「인터뷰」 우리의 어머니 신지 어머니 ▶주제게시판 ― 어머니 ―<달나라 딸세포> 8호 목차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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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엄마는 나같이 이상한 딸을 만나지 않았다면 훨씬 더 좋은 엄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엄마와 잘 맞는 딸. 그녀의 소녀 같은 허영과 세속적인 명예의식과 현실감각에 동의하는 누군가가,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누군가가 정말로 그녀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중략)
―<달나라 딸세포> 8호 특집 중 “나와 엄마와 엄마의 엄마”, 헤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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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은
각 고정 코너 제목 또한 <호호아줌마>, <흐흐아가씨>,
“사춘기”
▶여는 글(3) ▶나는 아닌 척 했어(18) ▶나는 공부를 잘해(14) ▶난 세상이 싫었어(4) ▶과거가 있는 여자(22) ▶영원히 내 친구가 되어주겠니?(14) 2006-08-12, <언니네> ― 채널넷 〔75호〕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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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집 제목에는 거개 ‘나는’이라는 표현이 들어간다. 사춘기만큼 내가 중요하고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앓이하는 시기가 있을까. 자의식이 키 자라듯 한 뼘씩 높아지던 시기, 우리에게 나는 얼마나 어렵고도 복잡 미묘한 존재들이었던가 말이다.”
―<언니네―채널넷> 75호 ‘여는 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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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채널넷> 75호의 주제는 ‘사춘기’이다. ‘여는 글’을 보면 ‘나는’이라는 표현을 썼던 이유를 짐작할 수가 있다. ‘나는’ 여성으로서의 ‘나’이며 질풍노도와도 같은 사춘기를 겪었던 여성인 ‘나’의 경험이다. 각 글의 제목은 이런 여성으로서의 ‘나’의 경험을 대화를 거는 방식으로 드러낸다.
‘나는’이라는 표현은 여성으로서 겪었던 사춘기라는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여성으로 살았던 경험을 ‘나’가 다른 여성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아닌 척 했어’는 월경과 생리, 그리고 외모에 대한 기억을, “나는 공부를 잘해”에서는 학창시절 남녀공학에서 일어났던 남성과 여성에 대한 학교와 선생님들의 시선과 공부에 대한 경험, 그밖에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와 힘들었던 사춘기에 대한 경험들이 다루어졌다. 각 목차의 내용들은 여성인 ‘나’의 경험들을 솔직하게, 그리고 남성들의 글에서 보이는 경직된 느낌의 글이 아닌 여성 고유의 섬세하며 풍부한 어휘의 사용으로 ‘나’가 다른 여성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적 글쓰기는 여성의 실천적 행위가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여성이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에 대해 부담감 혹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면 여성적 글쓰기는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여성간 대화와 마찬가지로 친밀감 혹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전제하여 쓰여진다. 이러한 전제가 바탕이 되어 여성은 일상에 관한 개인적 이야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게 되고, 웹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공유와 소통을 함으로써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닌 여성들 모두가 경험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인식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여성들은 사회 속에서 부정된 ‘여성’이라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노이 | 2006-08-18 오후 8:04:04
“넌 사랑받아도 될 만한 사람이라고 말해줄 누군가를. 단 한명이라도 말이다. 어린 나이에 술, 담배를 하는 자유가 아닌, 사랑에서 오는 무한한 자유를 느낄 때 그들의 인생은 분명 더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좋아요. *_* 내가 나에 대해서 확신이 없어 흔들릴 때, 누군가를 향해 벽을 쌓으면서 나를 지키려고 할 게 아니라,, 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해주는, 누군가의 사랑이 필요했던 거였어요. 정말. ―<언니네―채널넷> 75호 <과거가 있는 여자>의 꼬리말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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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적 글쓰기는 남성중심의 배타적 시야로 바라본 사회, 문화, 정치적 이슈들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도록 하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성의 시각에서 이슈들을 재조명하여 담론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여성들의 관점을 알리고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적 글쓰기는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금기시되어왔던 여성에 대한 소재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하며, 남성들이 요구하는 정확한 수사법, 그리고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과 문형에 얽매이지 않음으로써 여성 자신의 주체적인 글쓰기를 가능하게 한다.
<각주>
1) http://home.pusan.ac.kr/~wallzang/
4) 장민혜(2006)
5) 장민혜(2006), p. 84
6) http://dalara.jinbo.net/home/we.html: 여해그림 소개 중
7) <달나라 딸세포>는 총 17호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뒤에 다룰 웹진들과는 달리 만들어졌던 호 수가 많지 않았기에 발행된 목차의 정리가 가능했다. [달딸 0호] 제 2세대 여성운동, [달딸 1호] 나는 페미니스트가 두렵다, [달딸 2호] 군대 갔다 와서 좋은 점/반성폭력 운동, [달딸 3호] 여성실업과 여대생 취업, [달딸 4호] 몸, [달딸 5호] Alice in CyberSpace, [달딸 6호] 나의 무기, [달딸 7호] 청소녀, [달딸 8호] 어머니, [달딸 9호] 수, [달딸 11호] 여성인 당신은 어떻게 사회에서 매장당하게 되는가, [달딸 12호] 달나라 탐사, [달딸 13호] 이런 꿈을 꾸었다, [달딸 14호] 코리안 패키지, 어떻게 살아가려 하는가?, [달딸 15호] 100인 위원회, [달딸 16호] 살림, [달딸 17호] 달딸 일기
8) 달딸 편집실(1998), <누더기 같은 조각이불을 위하여>, 달나라 딸세포 0호
10) http://women21.or.kr, 이지은(2003), “여성주의 안, 작은 목소리 볼륨을 높여라”, 인터넷한겨레, 4월 27일자
출처: 웹진ActOn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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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희 : 전 <미디액트>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