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스탄 지도 |
공습은 오후 3시경에 일어났으며 약 7개에 달하는 미사일과 폭탄이 와나 중심부의 바로 남쪽에 있는 건물을 완전히 쓸어버렸다. 지역 주민 아지즈 울라 와자르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폭발음을 들었을 때 나는 그 곳으로 뛰어갔다. 여기 저기에 찢겨진 시체들이 보였다.” 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들은 그 건물이 탈리반의 조직원인 누룰라 와지르의 소유였으며 “아립인”-탈리반과 알카에다를 지지하는 외국인들을 부르는 말-들이 자주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사일랍 마수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들이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한 것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매우 빈약하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주민들은 B-52기가 공습을 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언론들은 미군의 프리데이터 무인 비행기-이전에 파키스탄 내 공습에서 사용되었던 무인정찰기-의 소리를 들었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파키스탄 군은 그 지역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였지만 군대가 작전을 벌이지는 않았다고 말하며 공격의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공격을 가볍게 다루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지지하는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분노에 불을 붙이게 될 것이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미국의 거짓덩어리인 “대 테러전쟁”에 동참하는 것과 파키스탄 내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작전을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은 그의 정권에 대한 반감을 가져온 주요 요인이다.
이 문제는 지난 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파키스탄 인민당(PPP)과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_나와즈(PML-N)가 정부 구성을 위한 준비를 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그러나 선거 기간 동안 그들이 내세웠던 미국의 군사주의에 대한 다소 제한적이었던 비판과는 상관 없이 두 정당은 오랫동안 미군과 협력하고 미국 정부와 동맹을 유지해왔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두 정당 모두 이번 미사일 공격에 비난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정부가 무샤라프와 마찬가지로 파슈툰 거주 지역에 대한 미군의 공격을 묵인할 것임을 시사한다.
올해 초부터 부시 정부가 파키스탄 내에서 벌여온 비밀 작전을 확장할 것이라는 징후들이 많이 보였다. 1월 초에 뉴욕 타임즈는 부통령 딕 체니와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고문 스테판 헤들러와 그 외 인사들이 참여한 백악관 고위급 회의에서 파키스탄 국경 지역 내 군사 작전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은 논의를 했다고 보도하였다.
기사에 따르면, “비밀 작전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에는 파키스탄 내 선택된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CIA의 활동에 대한 제약을 낮추는 것이 포함되고, 어떤 경우에는 파키스탄 측에서 제공한 정보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 인사가 말했다. 파키스탄 내 대 테러 작전의 대부분은 CIA 수행해 왔다……만약 CIA 에 더 많은 권한이 있었다면 군대의 지원을 요청하거나 특수작전사령부의 병력이 기관의 지휘 하에 작전을 대행하였을 것이다.”
뉴욕 타임즈가 1월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은 없었다고 보도한 반면, 지난 달에 다른 언론에서는 CIA가 파키스탄에 기지를 설치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타임즈는 “새로운 제도에 따라 순찰 영역과 인원이 증가하고 무장한 무인 정찰기가 파키스탄의 비밀 기지에서 출발하여 공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보다 알카에다와 탈리반을 공격하기 위한 전략이 더욱 강력해졌다.”고 보도했다.
타임즈는 일요일의 공습을 다룬 기사에서 미 국가정보국장 마이크 맥코넬과 CIA 국장인 마이클 헤이든이 1월에 파키스탄의 새로운 군 수장인 아쉬파크 파르베즈 카야니 장군의 동의를 얻어 파키스탄 군대의 별다른 허가 없이도 파키스탄 국경 지역을 공격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또한 미국이 “부족민들에게 많은 양의 현금”을 제공하여 “더 정확한 지상의 정보원”을 얻게 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올해 들어서 미군 고위급 인사들이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미합참본부의 장성 마이크 물렌은 두 번이나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그는 3월 4일에 파키스탄을 방문하여 국경수비부대를 국경 지역의 부족 출신 중에서 모집하여 8만 5천명으로 늘리는 데에 미국이 지원하는 것을 논의하였다. 국방부는 이미 2천 5백만 달러와 함께 군용차량과 라디오, 감시 장비 등을 국경수비대에 지원하였고, 내년에는 7천 5백만 달러를 더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서 미국은 파키스탄에 최소 두 번의 공격을 저질렀다. 1월 29일 북 와지리스탄의 쿠샬리 토리켈 마을의 건물이 미사일 공격으로 부셔져 13명이 사망하였다.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는 알카에다의 고위급 조직원인 아부 아리스 알 리비가 사망자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발표하였다. 2월 28일에는 남 와지리스탄의 카루샤 마을에 있는 탈리반의 아지트에 미사일 공격을 하여 10명이 사망하였다. 지역 부족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사망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고 최고 6명이 부상당했다고 말했다.
▲ 미국의 공습에 항의하는 파키스탄 국경 지역 주민들 |
이러한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웃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은 늘 미국의 군사 작전 중에 사망한 이들에게 "탈리반"이나 "알 카에다"라고 이름을 붙이고, 이와 반대로 민간인의 사망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이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는 경우까지도 부정한다. 돈을 받은 정보제공자들이 제시하는 현장의 정보들은 종종 신뢰할 수 없으며 지역의 경쟁관계나 원한에 의해 더럽혀진 정보들이다. 파키스탄 내에서 미국이 벌인 공격의 결과에 대한 주장은 아주 불명확하다.
파키스탄 내 목표물에 대한 다른 공격들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기지에서 일어난다. 지난 수요일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포탄이 날아와 와지리스탄 북쪽의 가옥을 파괴하고 여성 2명과 어린이 2명이 사망하였지만, 파키스탄 관리들은 사건에 대한 정식 고발을 은폐했다. 파키스탄에서 발행하는 언론 ‘뉴스’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에는 파키스탄 국경 바로 안에 있는 보트라키 마을에 4개의 미사일이 떨어졌다.
미국 정부가 파키스탄 내에서 벌이는 비밀 전쟁의 정도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작전들은 파키스탄 민중들 사이에 널리 퍼진 분노에 불을 붙이고 파키스탄 보안 군과 다른 목표물들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 등 여러 무장공격의 증가를 자극시킨다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이스라마바드의 한 식당에서 폭탄이 터져 터키 여성 1명이 사망하고 최소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에는 5명의 미국인 공무원과 일본 언론인 2명, 그리고 영국 경찰이 포함되어 있다. 5명의 미국인 중 4명은 파키스탄에서 업무를 수행 중이던 FBI 직원이었다.
파키스탄 내 미국의 군사 작전이 증가하는 것은 파키스탄 국경 지역뿐만 아니라 이미 깊은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 전역에 심한 불안정과 악영향만을 가져올 것이다. 파키스탄 인민당과 파키스탄 무슬림연맹-나와즈가 지난 달 선거에서 부분적으로는 미국과 협력하는 무샤라프를 비판한 덕분에 압승을 거뒀지만, 이 분위기는 파키스탄 영토에서 미국의 공격이 계속되는 사이에 새로운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쏟으면서 곧 변하게 될 것이다.
글 : 피터 시몬스
날짜 : 2008년 3월 19일
출처 : World Socialist Website www.wsws.org
번역 : 경계를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