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서부출구 쪽부터 코레일 서울본부까지 쳐진 출입금지 테이프<2015.10.16> |
처음 이 안내판을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황당하다는 거였다. 첫 번째 이유는 지금까지 봐왔던 출입금지 안내판과는 느낌이 ‘사뭇’ 달라서였다. 우리가 보던 출입금지의 예를 들면 ‘관계자 외’, ‘애완동물’, ‘미성년자’ 등의 출입금지 안내판이다. 그런 안내판은 보여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간다. 이해가 가니까 그냥 지나가는 거다. 그 장소가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못 들어오게 해도 이해하는 거다. 하지만 이 ‘노숙인 출입금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간다. 달랑 안전테이프 두 줄 쳐놓고 그 안쪽엔 뭐 아무것도 없다. 그냥 빈 공간에 노숙인만 들어오지 말라는 거다. 왜 여기서 잠자고, 밥 먹고, 술 마시는 꼴 보시 싫어서겠지. 두 번째는 이유는 이제 대놓고 노숙인을 쫓아내는 것이다. 예전엔 그래도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어서 쉬쉬하면서 했는데 다 보라는 식으로 내쫓는다. 이런 문구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무섭기까지 하다. 차별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홈리스에 대한 인권의식 수준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