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청년실업률은 12.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임의적 해고와 성과차등 임금제,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파견업무 확대 등의 노동개악은 끊임없는 한국의 비정규직 시대를 알리고 있다. 같은 옷을 입고 동일한 일을 하지만 계약서 종이 한 장으로 처지가 나뉘며, 그 처지는 때때로 스스로를 존립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더욱이 주거의 불안정과 질병, 빈곤 의 문제를 겪고 있는 홈리스에게 한국사회는 노동을 통한 자립·자활을 언급하면서도 그에 따른 적절한 제도와 환경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홈리스 노동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었지만 변화는 없었다.
2016년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종합대책
지난 3월 3일, 서울시는 ‘2016년 노숙인 일자리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시는 올해 총 8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2,226명의 노숙인에게 민간・공공일자리를 연계할 예정이다. 종합대책의 주된 골자는, 첫째, 노숙인특별자활근로 및 노숙인일자리갖기사업 등 기존 공공일자리 위주의 정책에서 민간연계일자리로 전환, 둘째, 호텔・건설사 등 민간기업 300여 개(1,150명)로 지속가능한 일자리 확대, 셋째, 고령・장애 노숙인의 근로능력에 맞는 공공일자리 890명 지원 및 민간취업 적극 연계, 넷째, 공동작업장 12개→14개, 자활작업장 4개→6개 확대를 통한 자활・자립 지원 등이다.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서울시는 기존 공공일자리 위주의 지원을 민간과 연계한 일자리 위주로 전환하여 실질적인 자립을 돕는 동시에 33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공공일자리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주요 노숙인 일자리 지원체계였던 ‘노숙인특별자활근로’와 ‘노숙인일자리갖기사업’을 통해 제공된 일자리 수는 지난 거의 3년간 변함이 없었는데, 이는 거리노숙인, 시설 이용・입소자 및 쪽방주민 외에 비숙박용 다중이용업소, 여관 및 여인숙, 비닐하우스촌 등지에서 거주하는 서울 전체 주거취약계층 118,108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게다가 2015년 기준 특별자활근로의 급여는 월 15일 근무를 기준으로 48만 원 선에 불과하며, 노숙인일자리사업(특별자활근로・일자리갖기사업)의 근무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서울시] |
2015 홈리스추모제에서 30여명의 홈리스분들은 박스에 저마다의 노동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내려 갔다.
“서울시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허울만 좋은 그들의 말에 분노합니다.”
“살맛나게 일(제대로 된) 좀 하자!.”
“누구나 주 40시간만 일해도 먹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20년 후를 계획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올바른 보상을 하십시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 생계유지가 가능한 급여. 이미 문제는 드러났고, 해결방법 또한 그 문제 속에 있다. 2016년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종합대책. 이제는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그것을 실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