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행동홈리스 뉴스

[홈리스뉴스 11호-특집] 희망온돌은 따뜻했었나?

[특집]

2013년은 27년 만에 불어 닥친 한파로 시작되었다. 특히 올 겨울철 현장활동에서 거리홈리스들의 가장 많은 요구는 주거지원 요청이었다. 계절의 특성상 그 요청의 절박함은 알고 있지만 응답은 선뜻 나오지 못했다. 그 이유는 현재 임시주거비 지원 사업은 2012년 예산 종결로 사실상 중단되어 있다. 서울시 임시주거지원 사업은 수요(서울지역 거리노숙인구(거리+일시보호시설)는 2012. 10월 기준 1,387명)에 비해 공급의 양(2012년 기준 임시주거비 지원은 350명)이 적어 혜택을 보는 사람은 전체 25% 미만에 불과하다. 남은 동절기 기간(1월~2월)은 일시보호시설이나 응급구호방을 이용하라는 말이 되는데 이 또한 이용자의 특성이 각각 다르다 보니 거리 생활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편이다. 이들은 밤거리를 걸어 다니거나 지하철입구나 지하통로, 공공장소에서 추위를 피하며 겨울을 나고 있다. 겨울철 한파를 피할 수 있는 임시주거비 지원 사업이 끝난 이때 이용할 제도는 어떤 것이 있을까? 2011년부터 시행된 희망온돌 프로젝트, 긴급복지지원 등이 동절기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의 후속 대책이라 볼 수 있다. 긴급복지지원제도의 문제점은 본지(8호, 2012. 10월)에서 다룬 적이 있어 임시주거비 지원을 하는 희망온돌 프로젝트와 서울시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을 비교하여 어떤 점이 문제점인지 짚어보도록 하고, 우선 희망온돌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보자.

희망온돌 프로젝트란?
희망온돌 프로젝트(이하 희망온돌)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식업무를 시작하면서 "서울 하늘 아래, 밥 굶는 사람ㆍ냉방에서 자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고 한 공식 발언을 기반으로 2011년 11월 22일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시 사업으로 시작되었다가 2014년까지 연장된 사업이다.(※2013년 희망온돌 사업은 3월 20일부로 종료됩니다.) 희망온돌의 특징은 그동안 공공 주도로 이뤄지던 복지정책을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기획위원회`가 주도하도록 함으로써 숨은 취약계층을 발굴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법적으로는 보호대상이 아닌 대상을 발굴해 그들이 필요한 것을 실질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다. 지원 항목은 주거비, 생계비, 난방비, 의료비, 기타긴급비로 나뉘며 대상에 노숙인도 포함된다. 홈리스행동도 임시주거비 지원이 끝난 올해 1월부터 희망온돌 임시주거비 지원을 통해 용산과 서대문 그리고 영등포 지역의 8명에게 주거비 지원을 연계했다. 그럼 희망온돌 주거비 지원과 임시주거비 지원과의 차이를 비교해보자.

거리 홈리스 대상으로 본 희망온돌과 임시주거비 지원의 차이
■접근성
희망온돌은 단체에서 지원 대상을 발굴하고 거점기관(주로 지자체의 노인, 장애인, 종합복지관)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홈리스행동은 주로 현장활동이나 상담자가 내방하여 주거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당사자의 거점기관으로 직접방문도 가능하지만 거리홈리스는 희망온돌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위기대응콜에서도 안내해주지 않아 대부분의 거리홈리스는 모르는 실정이다.
서울시 임시주거지원 사업은 종합지원센터(구세군 브릿지센터, 다시서기, 옹달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많은 노숙인분들이 종합지원센터를 알고 있어 접근성이 높은 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그 지원대상은 선별적으로 이루어진다.

■지원철차
희망온돌은 거점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발굴 단체에서 의뢰서를 보내고 면담일정을 잡고 동일지원을 받았는지 확인 후 임대인의 통장사본과 임대차계약서를 가지고 가면 그 주에 방세(최고 30만원까지 1~2개월 지원)가 입금이 되는 방식이다. 희망온돌 사업가이드를 보면 기본 2개월이 지원되고 최장 4개월까지 가능하다.
서울시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은 종합지원센터에서 모집 공고를 내고 신청을 받은 후 면담을 거쳐 승인이 떨어진 사람에 한해 들어갈 고시원, 쪽방, 여인숙 등을 골라 임대차계약서와 임대인의 통장사본 및 사업자등록증을 제출 후 일괄적으로 방세(최고 25만원, 3~4개월 지원)가 입금된다.

■그 외 지원
희망온돌은 생필품이나 행정처리비용(주민등록증 등록비 등)은 추가로 지원되지 않는다. 생계비 항목이 있지만 사업가이드에는 한 가구당 1개 분야 지원이 기본이고 긴급상황일 경우 2개 분야 지원이 가능하다고 나와는 있지만 그렇게 진행해준 거점기관은 없다. 주거지원은 받았지만 이후 발생되는 비용은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잠만 잘 수 있다. 그래서 쪽방에 비해 비싸지만 식사제공이 되는 고시원을 주로 얻는다.
서울시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은 생계비가 10만원 지원이 되고 날짜를 정해 물품을 다 같이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별개로 주민등록 등록비가 지원된다.

■사례관리
희망온돌은 거점기관으로 연계해준 단체에서 사례관리를 담당한다. 서울시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은 과거 민간의 사업의 경우, 서울지역은(2011년 기준) 7개관, 각 1인의 전담사례관리인력이 사례관리를 진행해 1인당 49명의 사례관리를 진행했으나 서울시 사업(2012년, 예산기준)의 경우 3개관, 각 1인의 인력이 1인당 100명이 넘는 사례관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에서 짚어볼 점
경험을 통해 두 지원사업을 비교해 보았다. 두 사업은 독립적인 주거공간 지원을 통해 노숙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경로를 마련해 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아직은 접근성과 지원체계 그리고 사례관리의 개선이 필요하다. 노숙인 스스로가 당당한 주체로서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의 이른 종료로 인해 다른 통로인 희망온돌로 근근이 겨울을 지나갔지만 또한 지원치계의 한계를 다시 한 번 보았다. 질문을 던져본다. 희망온돌은 따뜻했나? 아직은 온기가 덜 퍼졌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막 불을 뗀 아궁이 입구 쪽은 따뜻하겠지만 아궁이와 거리가 먼 쪽 바닥은 미지근함 뿐이다. 시설 위주의 노숙인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길 바랄뿐이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홈리스뉴스 편집부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