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6일 최옥란 열사 정신계승 3.26 빈민결의대회가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렸다 |
4월에 눈이 내렸다. 봄에, 자연도 이상해지나. 요즘 대한민국의 상황과 날씨는 어쩜 그리도 비슷하던지. 북한의 막무가내식 땡깡이나. 거기에 대응하는 남한과 미국의 대응 또한, 국민들의 안전이나 생명에는 관심 없이 서로 누가 더 센지 자랑에만 열중하는 듯하다. 그러다 전쟁나면 어쩌려고. 하기야, 전쟁나면 못사는 사람들만 죽어나겠지. 얼마 전 같이 살자고 외치던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농성장이 철거당했다. 이유는 도시미관을 해치기 때문이란다(과연?).
그녀 절박함에 투쟁을 선택하다
2001년 12월 3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열사는 노숙농성을 시작한다. 한 겨울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기초법을 현실화하라고. 더 이상 기초법 때문에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외롭게 투쟁을 시작하였다. 그녀는 기초법 수급권자가 되면서, 삶을 갈망하였으나, 기초법은 그녀에게 기본적인 인간의 삶을 빼앗아 갔다. 월 26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가기엔 너무 어려웠고, 노점상도 다시 하지 못했고, 아들의 양육권 재판 때문에 지인에게 빌린 돈을 통장에 넣어둔 것이 빌미가 되어 수급자에서 탈락할 처지에 놓이게 되기도 하였다. 수급권을 포기하기엔 감당하기 어려운 병원비와 영구임대아파트에서 나와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어려웠다. 그녀는 투쟁을 선택한다.
2013년 대한민국 못사는 사람들의 삶은
2013년 3월 26일 최옥란열사가 돌아가신지 11주년 되는 날 여전히 바람 불고 추운 날씨에 광화문에 장애인들과 도시빈민들, 노숙인들이 모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최옥란열사 정신계승 3,26 빈민결의대회”. 발전과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철거민들은 집에서 쫓겨나고, 노점상들은 단속에 쫓기고, 노숙인도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신세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살자고 외치던 쌍용자동차, 재능교육 농성장은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철거를 당했다. 활동보조시간이 부족한 장애인들은 갖가지 사고로 죽어가고 있다. 못산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철저히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못사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거나 국가의 적인가?
▲ 홈리스행동도 서울역 강제퇴거 철회와 경범죄 처벌법 폐기를 외치며 빈민결의대회에 참여하였다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에 나오는 말이란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잘살건 못살건. 그런데 국가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다. 가난하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당해야만 하는가? 그럴 순 없다.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우리의 권리를 인정받아야 하고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얼마 전 부산의 배 만드는 회사가 적자를 이유로 대량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해서 몇몇 노동자들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했었다. 전국적으로 희망버스를 조직하여 함께 연대하여 결국은 정리해고 철회를 얻어냈다. 또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빈곤사회연대는 몇 해째 부양의무자기준철폐를 위해 함께 투쟁하고 있다. 얼마 전 홈리스행동에서는 최옥란 열사 11주기를 앞두고 최옥란 열사의 삶과 투쟁에 대하여 강의를 요청해주었고, 묘소참배에도 함께 해주었다. 또한 광화문에서 부양의무자 폐지, 장애인등급제 폐지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농성장에 철거민, 활동가 및 당사자들이 와서 자신들의 이야기와 함께 연대의 의미를 알려주는 시간을 함께 만들었다. 그렇다. 우리 개개인의 힘은 미미하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여 싸운다면 우리는 결코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의 권리를 되찾아 줄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