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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16호-지금, 아랫마을은] 주거의 날과 빈곤철폐의 날

[지금, 아랫마을은] 여섯 개의 반빈곤 단체가 모여 있는 ‘아랫마을’의 활동을 알리는 꼭지입니다.


주거의 날, 머무를 권리를 선언하다
UN은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올해는 10월 7일)을 “세계 주거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 하루를 기념하는 동안 매일, 매시간 빈곤한 사람들은 다양한 이름과 방식으로 삶과 생존의 공간에서 쫓겨나고 있거나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2013년 한국은 여전히 심각한 거주의 불안정과 주거 불평등, 강제퇴거의 위험으로 삶의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쫓겨나고 있습니다
쫓겨나는 삶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강제퇴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최근 전/월세 폭등은 이미 우리의 삶 자체를 불안으로 몰아넣으며, 삶의 공간에서 사람들을 쫓아내고 있습니다.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조치로 인해 홈리스들은 공공역사에서조차 쫓겨나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쪽방, 비닐하우스촌 등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도 128만 가구에 이르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대책은 사람을 쫓아내고 공간을 개발하는 것에만 맞춰져 있습니다. 보호하지 못하는 주택/상가 임대차보호법은 주거권과 생존권까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강정, 밀양 등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수십 년 삶을 영유하던 마을과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청년, 비혈연가구 등에 대한 차별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머물던 집과 가게, 마을, 공동체에서 쫓겨나고 있습니다.

2013년 주거의 날을 맞이하여 세입자 권리보장, 강제퇴거 금지, 주거취약계층 보호와 주거에 대한 차별 금지 등을 요구하며 삶과 생존의 공간에서 “머무를 권리”를 선언하고자 합니다. ‘주거의 날’에는 권리선언 선전마당, 주거권 행진, 문화제 등과 함께 토론회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리의 삶과 생존의 공간을 지켜내고 안정적인 거주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외치고자 합니다.


빈곤철폐의 날, 반빈곤연대로 세상을 바꾸자!
10월 17일은 UN이 정한 세계빈곤퇴치의 날입니다. 1017 빈곤철폐의 날에 즈음하여 2005년부터 시작된 우리 사회 빈곤층의 목소리와 요구들을 모아내기 위한 활동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빈곤은 심각한 삶의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빈곤과의 전쟁’은 지속적인 빈곤의 책임을 개인의 실패 탓으로 돌리는 ‘빈곤층과의 전쟁’으로 변했습니다. 가난하다는 것이 범죄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 복지공약들이 무색하게도 박근혜 정부는 ‘맞춤형 복지’,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를 말하며 가난한 이들의 권리축소와 복지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식의 파괴를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서울역 강제퇴거조치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거리 홈리스들은 오늘도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습니다.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바로 세우자고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오히려 기초법 개악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물러날 곳 없는 삶들이 또 한 번, 철거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법이 아니다! 빈민이 아니라 빈곤을 철거하라!
1017 빈곤철폐의 날을 맞이하여 빈곤층에 대한 낙인과 배제를 강화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며 목숨을 빼앗긴 분들을 기억하며, 빈곤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연대를 촉구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입니다. 빈곤은 국제기구의 한시적인 구호와 원조가 아니라 빈곤에 처한 당사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선언하고 연대하는 과정을 통해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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