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는 홈리스 상태에서 겪게 되는 일상사나 느낌, 의견들을 보내 온 글입니다.

따뜻한 새봄이 돌아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명 석화, ‘오락가락’이라고 합니다. ‘홈리스행동’이라는 단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하철 회현역에서 노숙할 때입니다. 당시 노실사(노숙인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실천단(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이라 불리는 분들과 만나 여름에는 시원한 냉커피,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를 대접받으며 저에 대한 고민 등을 상담하며 “기초생활보장법”에 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주거지원 및 차상위로 선정되어 자활기관에 참여하게 되면서 노숙으로 인하여 망가졌던 몸과 마음을 조금씩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0여년의 노숙으로 알코올중독자가 된 저에게 알코올은 정말로 견디기 힘든 숙제이기도 하였습니다. 조금 생활이 안정되었다 싶으면 술에 쩔어 망가지기를 여러 번 반복했고, 그때마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다시 새롭게 용기를 가지고 현재까지 노숙생활을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용산구 원효로에 “기존주택전세임대”에 입주하게 되어 편안한 생활을 하며 마음 걱정 덜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고 있습니다.

노숙인 동료 여러분!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에 커피를 가지고 다니며 여러분의 고민 상담을 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청하세요. 여러분의 고민인 의료, 주거문제, 채무상담, 주민등록 말소 등 입으로 하는 상담이 아닌 여러분과 함께 동행하며 직접 발로써 뛰어다니며 수고하시는 분들입니다. 노숙인 동료 여러분, 춥고 지루한 겨울도 지나가고 따뜻한 새봄이 돌아옵니다. 현재는 힘들고 외로우시더라도 저와 같이 경제적으로는 빈곤하지만 마음은 항상 따뜻하고 풍요로운 하루하루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오락가락 / 홈리스야학 학생>

힘들더라도 힘내시고 찾아오세요
저는 IMF가 터지고 노숙생활을 해왔습니다. 노숙을 하다 직장도 다니고 또 일이 없으면 노숙을 밥 먹듯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분이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주데요. 홈리스 단체가 있으니 거길 한 번 가보라 하더군요. 홈리스행동에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니 추운 겨울 지내기 힘들죠. 하면서 위로의 말을 해주는데 눈물이 나데요. 여태껏 노숙생활을 하면서 위로의 말은커녕 헐뜯고 욕하고 싸우는 게 하루 일과였죠.

홈리스행동은 임시주거비지원 사업을 통해 저에게 2개월의 방세를 내주더군요. 너무 고마워 어쩔 줄 몰랐습니다. 또 하나 몸이 아파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는데 홈리스행동 상근자들이 자세히 설명해주고 동행을 하여 수술을 두 번이나 받고 수급자가 되었습니다. 수급을 받다보니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젠 돈 좀 모아 임대주택에 들어가시라고. 전 건성으로 “예”하고 대답만 하다가 진지하게 설명을 다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모은다는 게 정말 힘들어 “싫다”고 저는 말했습니다. 고시원 생활을 4년간 했습니다. 나는 다시 상근자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한 달에 5만원씩 모아보자하고 이를 악물고 5만원씩 모은 다음 다시 상담했습니다. 돈을 조금씩 모아 60만 원가량 모았는데 어떻게 안 되냐고 물으니 서류작성을 하여 주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정말 기뻤습니다.

14년 만에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이란 곳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120만원에 월 23,000원으로 지난 달 22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짐을 했습니다. 여기서 살면서 한 달에 7만원씩 모으기로. 말은 못 해도 정말로 너무 감사했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정말로 감사를 드려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인사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고생하시는 배고파, 달자, 밥쏴 정말 감사드리고 열심히 사는 모습 보이면서 살아가겠습니다.
뉴스를 보시는 동지들도 홈리스행동이란 단체에 찾아오시면 길이 열릴 겁니다. 힘들더라도 힘내시고 찾아오세요. 홈리스행동은 노숙 당사자들이 많습니다. 오셔서 상담도 하고 필요하신 것 있으면 이야기 하세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정도는 도와줄 것입니다. 힘내세요.
<강자 / 홈리스야학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