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언론에서 노숙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 언론에서 노숙인을 어떻게 다루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언론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생각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예뉴스, 드라마 등에서 노숙인이 등장하는 사례를 찾아 분석해 보았다.
[출처: 박규리 트위터] |
‘공항노숙’ 사진을 공개하는 아이돌의 모습에서 엿보이기도 한다. <카라(KARA) 박규리, 노숙자포스물씬나는사진공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아이돌은 자신의 SNS 트위터에 “이제는 올릴 수 있는 사진들… ㅎㅎ 이과수를 보려고 공항에서 잠깐 눈 붙이기 전에 … 아까 방송에서 찍은 그 기념사진. 새벽 일찍 일어나서 의자는 원래대로 돌려 놓았습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아이돌이 노숙을 하게 된 경위는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 브라질로 여행을 갔는데, 버스가 아닌 비행기를 타고 오느라 숙소비가 모자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공항 노숙을 해야 했다고 한다. 즉 노숙인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경우인데도 노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노숙을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노숙인에 대한 시각의 한 단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돈만 주면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하는 존재
다른 경우로는 노숙인을 돈만 주면 무엇이든 하는 존재로 보는 것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12회에서는 최다니엘이 강지환(지혁)에게 현성유통 법정 대리인 자리를 빼앗긴 후 자리를 되찾기 위해 계략을 짠다. 그는 인맥을 이용해 대기업 제품들을 현성마트에 납품 정지시키고, 중소기업에도 외압을 넣어 현성유통과 계약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에 지혁이 문제를 해결하자 이번에는 노숙자를 활용한 계획을 짠다. 그 계획이란 노숙자에게 상한 우유를 먹게 한 후 현성마트에 들어가 다시 우유를 사도록 시키는 것이었다. 노숙자는 마트에서 우유를 마시고 식중독으로 쓰러졌고, 결국 현성마트 제품의 신뢰도는 곤두박질치고 만다.
이야기의 결말은 지혁이 그 노숙인을 만나 “그놈들이 썩은 우유 미리 먹게 한 거죠? 그 놈들은 사람 취급을 안 한 겁니다. 돈이면 모든 다 된다고 생각하는 놈들이에요. 전 당신께 돈보다 정말 필요한 걸 드리겠습니다”라며 이력서를 주고, 감동한 노숙인이 계획에 이용된 것이었음을 폭로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노숙인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호도할 가능성
지금까지 언론, 방송 등에 나타난 노숙인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방송과 언론이 보이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노숙을 무조건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이 없기 때문에 자존심도 없고 돈만 주면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하는 존재라고 보는 것이다. 이런 시각의 문제는 우선 노숙인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노숙인을 하나의 독립된 ‘인간’이 아닌 돈을 주고, 이력서를 주는 것에 따라 행동이 결정되는 존재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언론은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사고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언론은 스스로의 권력을 자각하고 노숙인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