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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23호-어깨걸기] 지금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는 700명의 노숙인 동지가 있습니다.

[어깨걸기]는 홈리스행동 연대활동과 여대 단위의 소식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삼성
한국에 살다보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전자제품이 ‘삼성’제품입니다. 서울역이나 여러 역에 걸려 있는 텔레비전도 대부분 삼성제품이고, 일반 가정집에 가보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삼성제품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을 수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서비스 기술자들이지요. 많은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 이 사람들이 삼성직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다 삼성 고위 임원처럼 때돈을 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삼성직원으로 편하게 살 거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사실 그 사람들은 삼성 직원이 아닌 하청업체 직원이었다네요. 이 사람들을 고용한 사장은 바지사장이었고,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고 월급은 평균 140여 만원에 그쳤다고 합니다. 모든 결정은
삼성이 하고, 삼성이 모든 일을 시켰는데도, 월급을 올리고, 노동시간을 줄여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삼성은 뒤로 숨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노동자들이 너무 힘들고, 배고파서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노동하는 모든 사람은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노동조합을 허용하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자신들이 일을 시키는 노동자를 하청업체를 이용해서 편법적으로 고용해서, 위장도급이라는 의혹까지 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고, 노동조합을 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실정입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서비스센터 사장들에게 심한 욕설과 모욕을 들어야 했고, 일을 주지 않아 한 달 100만원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살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삼성의 탄압이 심해져 결국 2013년 최종범 열사가, 2014년 염호석 열사가 돌아가시는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습니다. 삼성에서 일하다 삼성이 노동조합한다는 이유로 괴롭힌 것이 두 분이 돌아가신 이유 중 하나입니다. 관리자들이 센터 사장들이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로 갖은 욕설과 모욕을 주고, 일감을 주지 않아 생계를 곤란하게 해서 빚이 쌓이게 했습니다. 이렇게 각 센터 사장들이 노동조합을 탄압한 이유는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삼성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요구조건을 들어주기 위한 대화도 하지 않습니다.

[출처: 삼성노동인권지킴이]
힘없는 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노숙할 수밖에 없는 처지
그래서 지금 800여명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서초동 강남역에 있는 삼성본사 앞에서 30일 넘게 노숙 농성중입니다. 이런 걸 보면, 홈리스 분들만 거리에서 노숙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힘없는 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노숙할 수밖에 없는 처지일지도 모릅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동료들의 억울한 죽음에 삼성이 사과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길은 너무 힘들고 험난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는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천막하나 비닐하나 없이, 완전 날바닥 노숙이지요.

인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싸움
삼성은 누구나 다 아는 한국 최고의 기업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에서 제일 돈이 많다는 부자 중 하나입니다. 그런 삼성에서, 그런 이건희 회장이 노동자를 이렇게 대하는 이유는 노동조합은 안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바꾸지 않아서입니다. 삼성은 노동조합을 혐오하면서, 무조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에서는 노동조합이 없었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에서 80여명이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백혈병 등 회귀질환에 걸려 죽어도,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죽기 전에 잘못된 것을 바꿀 수도 없었고, 사람이 죽고 나서도,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도록 잘못된 점을 바꿀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은 당연한 인간의 권리를 막고 있는 것이고,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은 인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삼성본관 앞에서 삼성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연대하고 있습니다. 밥을 해오고, 떡을 만들어 오고, 과일을 싸오고, 씻을 수 있는 물이 없는 노동자를 위해 물수건을 준비해다 줍니다. 그리고 양말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손길 손길이 모여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이 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손길이 계속되는 것은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이 외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당연하게 지켜져야 할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상식이 무너진 사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상식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고, 상식을 지키는 사람과 연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곳곳에 있습니다.
지금 이글을 읽는 분들도 삼성본관 앞에 들러 주십시오. 그 곳에서 거대한 권력,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고 힘이 세다는 삼성에 맞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을 응원해 주십시오. 그곳에는 인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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