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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30호] 왜 홈리스는 요양병원을 선택했을까?

홈리스 유인 요양병원 문제를 중심으로 본 홈리스 복지개선 방안 토론회

[기고Ⅱ]


지난 호에서는 노숙인 복지지원체계 및 서비스와 의료지원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봤다면 이번 호에서는 요양병원 입원 경험을 가진 당사자의 심층면접인터뷰를 통해 병원의 경험과 복지욕구에 대해 듣고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심층면접인터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요양병원 입원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일대일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총 15개의 사례를 수집했습니다. 인터뷰 응답자의 연령분포는 30대가 2명, 40대가 4명, 50대가 7명, 60대가 2명이고 모두 남성이었습니다. 인터뷰의 주요 질문 내용은 ‘왜 입원하게 되었는지, 거리생활 당시 복지서비스를 이용해 봤는지, 병원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받았는지, 퇴원 이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사례들로 요양병원의 문제와 홈리스 복지권의 문제점을 일반화 할 순 없지만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경험에 주목했으면 좋겠습니다.

홈리스 복지서비스
“한 가지는 좋은 점은 그 숙식제공은 편하게 있었는데... 음, 그리고 또 그것도 뭐 시간...일시잠자리가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지겨워갖고 내가 다시 병원 생각이 조금 나더라구요. 거기는 여섯명 네명 다섯명 자거든. 한 방에.” [58세, 남성A]

요양병원은 왜,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
응답자의 다수는 여러 사람이 큰방에서 자는 것보다 내 침상이 있는 데가 좋고, 무료급식소에서 줄을 서서 먹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식사가 좋아서 병원을 선택했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그, 뭐, 그... 어떻게 내한테 뭘 해 줄 것인가 이러 이러한 일이 있으니까 어떻게 뭐 지원해 준다는 이런 말도 들어본 적도 없고 뭐 그냥 건성으로 그냥 안녕하세요 하고 예, 안녕하세요 하고 그냥 넘기고 그랬어요.” [61세, 남성]

거리에서 있을 때 상담이나 시설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받았는지?
다수의 응답자가 심층적 상담이나 탈노숙에 대한 상담은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알코올 의존이나 정신질환이 있거나 거리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심층상담을 진행하긴 어렵습니다. 추측해보면 전문 상담원이나 거리 상담원의 수가 적고, 심층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은 주로 거리생활자라 적절한 상담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거라 짐작됩니다. 한편 노숙인생활시설을 이용했던 경험을 가진 홈리스들은 종교행사 강요, 학습수준에 맞지 않는 교육프로그램, 관리인의 횡포가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탈노숙에 효과적이라고 평가받았던 임시주거비지원은 섬세한 사례관리가 필요한 만성적 홈리스에게는 수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공급량은 늘어날 기미초차 보이지 않습니다.

“요양병원 난 이제 가기고 싫고 요양병원은 인자 자유가 없어, 일반병원보다는 좀 안 좋더라고...” [39세, 남성]

요양병원에 다시 가고 싶은지?
응답자 10명 중에 1명 정도만 “난 쉬러 가야겠어.”라고 대답했지 대부분은 가고 싶지 않다고 응답 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그 곳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자발적으로 즐겁게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인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퇴원 직후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 봤더니 요양병원을 선택한 이유와 동일했습니다. 안정적인 잠자리와 그리고 건강을 위한 먹거리를 이야기했습니다.


▲ 노숙인시설, 요양병원, 거리시설의 비교. 출처: 이정규(2014), 강화000요양병원 입원환자 면접조사 결과보고서

홈리스 의료서비스
“그러니까 여름에 이야기 하다 보니까 그쪽에 뭐 요양병원이라고 있다고 그러고 그 병원이 요양병원인데도 그, 당뇨를 잘 본대요, 응? 그래 그러면 내가 병원에서 약 타 먹어도 마찬가지고 한 번 가보자. 그래갖고 거기를 간 거였어요.(중략)” [64세, 남성]

제대로 된 진료는 받았는지?
우리는 보통 의료적 욕구가 있으면 병원을 이용하지만 요양병원을 선택한 당사자들에겐 의료적 욕구 또한 제한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 된 부분은 본인의 만성질환에 대한 병식을 알고 있는데 노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당뇨, 고혈압, 관절염 등 일반 노숙을 하지 않는 주거취약계층이 아니라면 외래를 통해서라도 해결할 수 있지만 홈리스 같은 경우는 오히려 요양병원 유인 동기로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 뭐 가니까 전부 다 알코올로만 취급을 하지 그래서 뭐 첫번째는 모르고 그 뭐 노란약을 먹었는데 두번째 인자 올라와서는 응? 왜 멀쩡한 사람을 왜 이런 약을 먹이느냐 난 안 먹었으면 싶으다, 어디 아픈데도 없고 정신과 약을 내가 왜 향정신성의약품인데 내가 왜 그걸 먹어야 되는데 왜 강제적으로 왜 잠을 재울라 하느냐. 그래서 그 의사선생님이 뭐라 하냐면 전혀 안 줄 수는 없고 최고로 약한 거로 주겠다 이거야.(중략)” [58세 남성B]

홈리스 유인 요양병원의 대부분은 정신병원이다 보니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나 알코올의존으로 허위 진단을 내린 후 입원을 시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치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적절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비타민 약이라고 몇 알을 주는데 안 먹겠다고 싸우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폐쇄병동이나 결박 같은 징벌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분들이 실제로 질병이 있었다 할지라도 이렇게 진료를 했으면 윤리적으로 봤을 때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인권적인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거리에서 병원으로 그리고 다시 거리로
인터뷰 당시 응답자들은 요양병원에 들어가기 전의 상황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홈리스 불법 유인 요양병원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홈리스 복지지원체계는 조악하고 열악하기만 합니다. 이 문제 해결의 핵심은 당사자들의 단결된 행동과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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