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4일 오후 세종에서 열리는 기후정의파업에서 참가자들은 에너지, 교통의 사회공공성 강화를 주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414기후정의파업집행위(이하 집행위)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회의실에서 ‘414기후정의파업 서울설명회’를 열고 이번 기후정의파업의 방향과 핵심 요구안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논의안은 우선 초안으로, 27일 2차 조직위 회의를 거쳐 오는 28일 대정부 요구안의 형태로 발표될 예정이다.
집행위는 우선 공공요금 인상 반대를 넘어 사회공공성 강화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공기업 적자 논리를 앞세운 (에너지·교통) 요금 인상으로 존엄한 삶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기후재난을 막고 존엄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에너지·교통의 공공적·민주적·생태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집행위 기획팀은 정록 활동가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에너지 위기는 기후위기에서 반복되는 ‘피해와 위기의 전가’”라며 “무분별한 에너지 낭비와 교통/토건 사업은 자본과 국가가 결탁해 벌여놓고, 그 결과 드러난 적자와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에너지 위기에서 시민들은 결국 다른 소비를 줄이며 궁핍한 삶을 감내하겠지만, 대기업과 부유층엔 더 큰 이윤과 권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전에 전기를 파는 민자발전사들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2조 원에 이르는 이익을 냈다. 10대 대기업들은 최근 5년간 4조 2천억 원에 이르는 요금 할인 혜택을 받았다. 최근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 상황이 부각되고 있지만, 일률적인 가격 인상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집행위는 이와 관련해 6대 핵심 요구 중 하나로 “가정용 전기·가스요금 인상 철회”를 내세우고 있다. 에너지는 상품이 아니라 기본권이므로, 에너지 공급을 위해 적자가 발생한다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 기업들의 초과 이윤 환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 가스 가격이 상승해 에너지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자 유럽은 이들을 상대로 ‘횡재세’를 걷기 시작한 바 있다.
더불어 집행위는 시장 논리를 앞세운 난개발을 ‘생태학살’로 규정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생태학살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가덕, 제주, 흑산도, 새만금의 신공항을 비롯해 국립공원 산악열차·케이블카 추진은 정부와 자본이 공모해 대놓고 벌이는 생태학살이며, 지역의 모든 생명체를 내모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관하는 정책까지 추진하고 있는데, 개발을 멈추고 숲을 늘려도 모자랄 시점에 더 파헤치고 더 죽이는 규제 완화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기후정의파업은 왜 세종에서 열리나
이날 집행위는 기후정의파업이 왜 세종시에서 열리는 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록 활동가는 “모든 요구와 투쟁이 모이는 용산에 가지 않을 이유는 없다. 다만 정부의 사업들이 기획되고 집행되는 체계가 있는데 세종시가 그런 과정이 집행되는 상징적인 곳이라 생각했다”라며 “기후정의파업을 제안했던 여러 투쟁 단위들도 구체적인 투쟁을 원하고 있고, 관련 사업을 벌이는 해당 부처를 상대로 하는 투쟁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 “주요 투쟁이 서울로 모이는데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전국적 투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이유도 제시됐다.
한편, 집행위는 이번 414 기후정의파업에 3천여 명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일에 일상을 멈추는 일인 만큼 이전의 주말 집회나 시위에 비해 조직이 어려울 수 있다고도 판단하고 있다. 집행위는 파업의 취지를 알리고 파업 참여를 설득하기 위해서 공론의 장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3월 9일 <기후위기 시대, 공공요금 인상 어떻게 볼 것인가>, 3월 16일 <생태학살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수다회>를 비롯해 지역별, 단체별 간담회 등이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