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할아버지에게 대나무를 들게 했는가? WTO는 농민들의 생존권을 파탄 내고 만다.[사진/copyleft 참세상뉴스]
11월13일 전국 농민대회가 서울 전역에서 열렸다. 오후 2시부터 여의도 공원 집회는 약 1만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 되었고 같은 시각 5000여명의 농민들은 서대문 농협중앙회 항의 시위, 동호대교 도로점거등의 투쟁등을 진행하며 '쌀값 보장, WTO반대' 등을 외쳤다.
여의도 농민대회를 마치고 국회로 이동하는 농민들
"농협 중앙회는 여름에는 놀다 겨울에 죽어뿌는 쉬파리여"
한창 여의도 공원에서 전국농민대회가 진행될 무렵 오후 2시 30분경 서대문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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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은 쉬파리나 다름없어 |
중앙회 앞에는 전라남도지역 농민들이 300여명 정도 모여 있었다. 이들은 '농협중앙회 철폐"라는 구호를 외치며 중앙회 건물 앞에서 전경과 대치를 하고 있었다. 여의도 공원에 들어가지 않은 농민들은 농협중앙회로 모여 집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전라남도 지역 농민들이 가장 먼저 중앙회에 도착하고 다른 지역 농민들은 여의도로 가지 않는 차량을 전경들이 막는 바람에 도로를 점거하고 전경과 대치를 하여야만 했다.
"인자 김대중은 타도의 대상이여"
농협 중앙회 앞에서 영광군 농민회 사무국장은 '~ 김대중 정권 타도하자'라는 구호를 자연 스럽게 외쳤다. 불과 몇 달전만해도 농민들의 구호에서 '김대중 정권 퇴진' 조차 쉽게 찾기 어려웠던 것을 생각한다면, 김대중 정권의 기반이나 다름없었던 전라도 농민들의 입에서 '타도'라는 구호가 나온 것은 그만큼 김대중 정권이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생존권을 외면해 왔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영광군 농민회 사무국장은 "농민들의 민심이반은 특히 전라도 에서 더욱 심각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라도 농민들의 배신감은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라며 "김대중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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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 중앙회 앞에서 전남지역 농민들이 집회를 가졌다. |
이 농업문제만은 잘 풀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잘사는 놈과 재벌, 농협중앙회만 살리려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김대중 정권에 기댈 것이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정서라고 설명해 주었다. 또한 "이제는 김대중 정권 이야말로 타도의 대상이라는 것이 농민들의 가슴속에 남기 시작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계속해서 중앙회 앞으로 농민들이 늘어나자 주변 경계를 서있던 1075, 1025 중대 앞으로 서울시경의 1001~2 중대가 등장 했다. 농민들은 중앙회 건물에 계란을 투척하고 중앙회 앞에서는 별 마찰 없이 여의도 공원으로 향했다. 한편 중앙회 앞에서 처음 농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할 무렵 나주군 봉황면 지회 최영추 씨가 중앙회 셔터를 잡고 있자 갑자기 경찰이 달려들어 밀어 버리는 바람에 쓰러져 의식을 잃고 근처의 적십자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중앙회 앞에 모인 농민들은 "농협 조합원이 농협에 큰집처럼 생각하고 들어간다는데 뭣땜시 막냐?"며 중앙회의 갖은 전횡을 털어 놨다.
경남, 경북 도연맹 동국대 앞에서 도로점거, 대치
2시 30분경 경북, 경남 도연맹 농민들은 20여대의 차량을 통해 서울시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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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경북 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동호대교를 점거하고 행진을 하고 있다. |
들어와 여의도가 아닌 농협 중앙회로 이동 하던중 동호대교 위를 점거하고 옥수 터널을 지나 왔다. 옥수터널을 지나자 마자 동국대 앞 도로에서 전경이 막아서는 바람에 모두 관광버스에서 내려 동국대앞 도로를 점거하며 농협중앙회로 향했다. 농민들이 선도차량을 앞세우며 나가자 전경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선도차량이 완전히 파손되었다. 이들은 전경과 격렬한 몸싸움을 마치고 여의도로 방향을 돌려 여의도로 결집했다. 강원도연맹은 청량리역 부근에서 청량리 경찰서가 막아서는 바람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차량이 파손되었다. 또한 거창지역 농민들은 흥농종묘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5시경 국회앞 - 농민과 경찰 일대 격돌, 1001~3중대 투입
여의도 공원에서 농민대회를 마친 농민들은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으로 진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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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1부대에게 맞아 쓰러진 농민 |
온갖 비리와 당리당략만을 일삼고 있는 국회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기 위한 것 이었다. 그러나 의사당 앞을 많은 수의 전경이 막아서자 농민들은 경찰 저지선 바로 옆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사로 향했다. 하지만 이내 농민들은 전경에 의해 밀려나야 했다. 일반 의경 중대와 서울시경 1001~3중대가 한나라당사에 몰려든 농민들 앞뒤에서 농민들을 협공 하였다. 그 과정에서 농민들의 방송용트럭 앞 유리가 산산조각 나고 한나라당사 앞쪽에 있던 베르나 승용차가 전복되었다. 1001~3중대가 투입 되고 난 후 몇 명의 농민들이 아스팔트위에 쓰러져 있었다. 그 중에는 70가까운 나이의 할아버지도 있었다. 전국연합 노수희 공동의장도 전경에게 떠밀려 엠블란스에 실려 갔다. 쓰러진 농민들을 본 농민들의 분노는 1001~3중대조차 감당 할 수 없었다. 농민들은 대나무등을 들고 1001~3중대와 격렬한 싸움을 시작했고 한나라당사 앞 관목들과 10차선 도로 곳곳에 불을 피웠고 여의도 일대는 삽시간에 연기로 뒤 덮혔다. 그리고 물대포가 등장하였다. 40여명의 농민들이 부상을 입고 여의도 일대의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이날 여의도 국회앞 시위는 저녁 7시경 농민들의 해산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 죽어불믄 말아불지, 얼마나 더살아"
평균 60세가 넘는 농민들이 머리에 붉은 띠를 매고 대나무를 든 채 20-21살의 전경들과 죽음을 무릅쓰고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올해 농사는 최악이었다고 한다. "무, 배추, 쌀 할 것 없이 제값 못 받고 빚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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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1중대에 머리를 다쳤다고 항의하는 농민 |
늘어나고 있는 것이 농촌의 현실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종자회사가 불량씨앗을 팔아 수 십만 평의 배추밭을 갈아엎어야 했어도 정부는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WTO로 쌀 시장이 완전 개방될 경우 이제 농민들은 죽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농민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농협 중앙회는 농민들의 피를 한번더 빨고 있지요. 크게 싸우지 않고서는 농민들은 죽는 길밖에는 없습니다."라며 이날 시위에 참가한 농민의 설명이다. 이런 농민들의 현실이 분노로 터져 나왔던 것이다. 칠순이 다된 노인이 20세의 전경에게 방패와 진압봉으로 맞아 피를 흘리고 쓰러 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생존권의 위협보다 훨씬 나은 선택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농민들의 현실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