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민주노동당 시의원 후보 (방어·대송·화정) 김 석 진


울산지역에 투쟁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함께 하고 있는 사람.
우리에게 5년 동안의 해고 생활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포조선 해고자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김석진 울산해고자협의회 사무국장이 이번 지자체 선거에 동구 제1선거구(방어·대송·화정동) 광역시의원 후보로 나섰다.
현대미포조선 현장조직 민노회의 강력한 요구가 그 출발이었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를 만났다.

□ 고법에서 부당해고 승소판결을 받고 대법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자체 선거에 시의원 후보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이번 지자체 선거의 장을 복직투쟁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노동자 투쟁의 확대된 공간이구요.
보통 지자체 선거라고 하면 마치 우리 노동자들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장이고 투쟁의 장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선거에 들어가면 노동자들과는 멀어지고 맙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저는 당선만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의회에 노동자 출신 의원들 들여보내고 단체장 당선시키는 것 자체가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아닙니다. 제도정치권 진출만을 목적으로 하면 실제로 당선되고 난 후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기보다 개인의 활동으로 끝나버리거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오히려 저버리는 경우마저 생기는 것이죠.
노동자 정치세력화란 이 사회의 다수이고 실질적 주인인 노동자가 오히려 억압받고 소외되고 있는 부당한 현실을 인식하고 정치권력의 주인으로 깨어 일어나는 것입니다.
열려진 공간에서 저는 노동자와 그 가족인 지역주민들에게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참모습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저의 복직투쟁의 연장선에서 보다 확대된 노동자 투쟁이 될 것입니다.

□ 지자체 후보로 나서기보다 지금까지처럼 현장조직력 강화에 집중하길 바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것 같은데...

현재 미포조선은 회사 측의 오랜 탄압과 억압으로 현장조직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여러 동지들께서 미포조선의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그와 같은 우려를 하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 김석진이 이번에 시의원 후보로 출마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미포조선 현장을 들끓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현장조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인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현재 부당해고로 고법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회사측은 복직시킬 생각이 추호도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이러한 사실을 저 김석진이 회사 앞에 가서 조합원들에게 알리지도 못하게 이미 오래전부터 집회 및 시위 금지 가처분이 내려져 있어요. 지금도 거의 매일같이 조합원들을 만나러 아침에 출근투쟁을 나가지만, 육성으로 떠드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동조합에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조합원들과 만남 자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런 제한적인 상황을 뚫고 이제 전면적으로 조합원들과 만날 것입니다. 저는 그저 시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이번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닙니다. 낙선을 해도 좋습니다. 미포조선을 비롯한 울산의 노동현실을 폭로하고 노동자들의 조직적 힘을 강화시키는 데 주력함으로써 여러 동지들의 우려를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지난 5년간 복직투쟁을 하며 가장 가슴에 남는 기억이 있다면...

바로 2000년 목숨을 건 단식농성입니다.
부당해고에 맞서 복직을 요구하며 노숙 투쟁으로 시작하여 43일에 걸친 단식투쟁까지 동지 여러분이 보내주신 연대는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단식 중일 때 천막이 쓰러질 정도로 태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자 곳곳에서 달려오신 동지들! 명절인 추석에 가족들이 밥을 굶지는 않을까 땀을 뻘뻘 흘리며 저희 집에 쌀가마니를 메다 주셨던 동지들! 그 마음을 제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아무리 힘든 일을 겪는다 해도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2000년 단식투쟁 기간 동지들과 맺은 인연, 함께 손을 맞잡았던 그 순간을 생각하며 이겨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어려움과 고난 속에 빠져 있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이제는 저 김석진이 손을 내밀어 함께 하고 힘을 주는 동지가 될 것입니다.

□ 해고노동자로서 누구보다 노동자들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을 텐데, 노동자 후보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계획인가?

지난해 화섬사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으로 지금 울산에는 150명이 넘는 해고자들이 있습니다. 대량 정리해고와 부당해고도 모자라 노조마저도 불법적으로 말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효성과 태광 정문 앞에서는 연일 회사측에 의해 해고자들이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구요.
IMF 이후 노동자들의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황폐해졌습니다. 공장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넘쳐 납니다. 미포조선만 해도 이미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비정규직은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비참한 상황입니다. 정규직은 언제 말도 안되는 정리해고로 길거리에 내쫓길지 모릅니다.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 등 현장은 극심한 노동탄압과 노동강도 강화로 신음하고 있어요. 과로사로 산업 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어갑니다.
알짜 기업으로 소문난 태광산업이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노동자들을 쫓아내는 걸 보세요. SK에서 유해물질을 다루던 30대 조합원이 직업성 암으로 사망해도 산재로 인정하기는커녕 은폐하기 바쁜 현실입니다. 국가기간산업인 발전소 매각에 반대하며 38일간 파업을 벌이다 복귀한 영남화력·울산화력 조합원들에 대한 현장탄압이 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알려내고 노동자의 삶을 파탄 내는 정리해고제 폐지, 비정규직 철폐,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 의료·교육의 공공성 강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반대 등 전체 노동자들의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쟁점화시키며, 지역 현안 투쟁들에 적극적으로 결합할 것입니다.
이번 선거투쟁에는 미포조선 현장조직 민노회가 일차적인 주체가 되겠지만, 뜻을 함께 하는 여러 동지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갈 것입니다.

□ 이번 선거에서 중점적으로 내세우려는 것은?

앞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전체 노동자들의 요구를 쟁점화하면서 무엇보다 비정규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제도정치권에 진출한 활동가들과 현장의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들이 함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틀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가칭)‘비정규직 노동자 기본권 쟁취를 위한 실천연대’ 같은 것을 구성해서 현장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돌파할 실천방안과 법·제도·행정적 부분에서의 지원 방안을 찾아 적극 결합시킨다면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도정치권의 잇점을 활용해서 부당노동행위 및 강제퇴직 사업주를 응징하고 미조직 노동자의 노조 건설을 지원하는 투쟁에 앞장서는 것도 당연히 할 일이겠죠.
덧붙여 외국 진보정당 운동의 경험을 살려 참여예산제의 정신을 우리 실정에 맞게 제기할 생각입니다. 울산광역시 예산은 당연히 노동자와 서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일차적인 우선권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노동자·여성·장애인·영세상인 등이 대규모로 참여하여 시 예산을 심의할 수 있게 하고 시 의회는 그 결과를 받아 안도록 시 예산의 편성 과정을 대대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칭)‘참여예산 평의회’를 만들어 내는 데서부터 그 출발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복직 전망은 어떤가?

대법 승소 가능성도 높지만, 설사 승소하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투쟁으로 복직을 쟁취해 낼 것입니다. 반드시 복직해서 미포조선 현장으로 돌아가 실질적인 힘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번 선거투쟁에서 당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선된다 해도 현장조직력을 일으켜 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우선하여 실천하면서 투쟁하는 노동자 시의원의 상을 만들겠습니다.

□ 평소처럼 투쟁조끼를 입고 선거투쟁을 할 것인가?

주변에서는 더러 선거기간에는 투쟁조끼를 벗고 양복을 입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미포조선 해고노동자로서 투쟁조끼를 입고 머리띠를 묶은 이 모습이 바로 김석진 그대로입니다. 선거라 해서 머리띠를 벗고 투쟁조끼를 벗는다면 그거야말로 위선적인 것 아닐까요.
노동자 후보로서 이 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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